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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은밀하게, 똑똑하게! 또 하나의 사물인터넷 ‘비콘’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면 집안의 전등이 켜지고, 때맞춰 커피포트에 물이 끓고, 문을 잠그고 나서면 모든 전기가 꺼지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가속도를 높여줄 디바이스 ‘비콘’을 소개합니다.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비콘' 


매장에 들어선 신대리의 스마트폰에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 도착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답은 ‘비콘’입니다. 비콘(Beacon)은 반경 50~70m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전송하는 스마트폰 근거리통신 기술입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얍 ‘시럽월렛’, 구글 ‘크롬캐스트’가 그 쓰임을 말해줍니다.





비콘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에서 외면 받던 블루투스 기능이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는 LTE 등과는 다른 고정 위치 기반 근거리 통신 기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블루투스가 하는 것이죠. 즉, 비콘 자체는 위치를 알려주는 기준점이고 실제 정보 전달은 블루투스, 적외선 등의 근거리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전송하는 신호의 종류에 따라 저주파 비콘, LED 비콘, 와이파이 비콘, 블루투스 비콘 등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는 이중, 블루투스 저에너지(BLE: Bluetooth Low Energy)를 일반적 비콘이라 칭합니다. 이 기술은 블루투스4.0 기반의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에 해당하죠. 고주파, 초음파, 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비콘은 NFC(20cm 이내만 가능) 보다 가용거리가 길고, GPS기술로 불가능했던 실내 위치 정보 제공이 가능합니다. 또 두 기기를 연결시키는 페어링(pairing)이 불필요하고 저전력으로 통신하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위치를 인식합니다.





실화인가, 생활 속 비콘 


비콘은 줄을 서지 않고도 주문하고, 쇼핑하고, 또 결제하는 등 생활밀착형으로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가까이에 안착해 가고 있죠. 외식산업, 공연예술, 쇼핑, 일상생활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 중인 생활 속 비콘을 만나보겠습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이용방법 (이미지 출처: 스타벅스 홈페이지)



음료가 척!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시원한 아아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마시고 싶은 신대리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스타벅스 앱을 켜고 가까운 매장을 선택해 원하는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합니다. 주문한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은 커피를 만들고 신대리에게 건넵니다. 이 서비스의 이름은 사전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Siren Order)’입니다. 2014년 5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서비스는, 대대적 인기를 끌며 2,000만 건이 넘는 주문을 기록하고 미국 스타벅스 내 도입까지 성공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사이렌 오더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스타벅스 매장에는 비콘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 기기에서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고주파를 내보내는데, 매장에 들어선 신대리의 스마트폰 마이크가 이 주파를 인식합니다. 그렇게 선 주문한 신대리의 주문서가 비콘을 통해 인식돼 음료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것이 사이렌 오더의 비밀입니다. 주문할 필요 없이, 기다릴 필요 없이, 음료가 척하고 나오는 이런 서비스야 말로 혁신이죠. 후발주자로는 SK플래닛의 ‘시럽오더’, SPC사의 ‘해피오더’ 등이 있습니다.



▒ 시럽오더 

- 시럽오더 앱 & 시럽월렛 앱 모두 동일한 서비스 이용 가능

- 가까운 거리 순서로 각종 제휴처 검색 및 할인율 표시

- OK캐쉬백 할인 및 적립 혜택, 간편결제서비스 시럽페이와 휴대전화, 신용카드로 결제

- 도미노피자, 할리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드롭커피, 공차, 롯데리아 등


▒ 해피오더 

- 해피포인트 앱을 통해 이용

- 배달 서비스 제공(당일주문, 예약주문, 픽업시간 등 설정 가능)

-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금액 지불


      


이미지 출처: 시럽 홈페이지



혜택이 딱! '얍 시럽월렛' 


‘시럽월렛(Syrup Wallet)’도 비콘과 함께합니다. 시럽월렛은 카드, 멤버십, 쿠폰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지갑 앱입니다. 전국 400여개 브랜드의 멤버십 제휴를 통해 6만여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쇼핑, 레저, 음식, 항공, 뷰티, 공연 등의 알짜 쇼핑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서비스가 비콘을 만나며 어떨까요? 시럽월렛 앱 사용자가 비콘이 설치된 매장에 들어서면 각종 할인 혜택과 쿠폰, 관련 정보가 실시간을 쏟아집니다. 그럼 소비자는, 이를 활용해 쉽고 빠르게 할인 받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얍(YAP)은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비콘 기술을 기반으로 계속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종결자’ 앱을 통해 현재 위치한 지하철 역 인근 주변 맛집 정보와 매장, 할인 혜택 등도 수월하게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시내버스 이용 시에도 승·하차 지점 근처의 맛집, 할인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영상이 샥! '구글 크롬캐스트' 


구글의 크롬캐스트도 비콘과 만나면 특별해집니다. 와이파이(Wi-Fi)를 사용해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만약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곳이라면 초음파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크롬캐스트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TV 스피커로 내보내고 스마트폰 마이크에서 이를 인식해 TV 크롬캐스트와 스마트폰 간의 페어링을 할 수 있게 합니다.





비콘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실생활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비콘 활용의 좋은 예를 만나보겠습니다.



▒ 숙명여대 출석체크 

- 숙명여대는 2017년 1학기부터 비콘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출결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대학 내 강의실 300여 개에 비콘 단말기를 설치하고 출결을 위해 개발한 앱을 활용해 교수가 실시간 출석 체크를 합니다. 출석부 호명으로 인한 수업 지연, 대리출석 등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 만보기 앱 '워크온' 

- 포항시 남·북구보건소는 ‘걷는 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해 비콘이 설치된 지점에서 모바일 만보기 앱 ‘워크온’을 이용하면 명소, 주변 행사 안내, 건강생활정보, 걷기 좋은 길 공유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 부산시 핑크라이트 

- 부산시에서 실시하는 공익캠페인 ‘핑크라이트’도 비콘과 함께합니다. 작은 열쇠고리로 된 비콘을 소지한 임산부가 전철에 탑승하면 2미터 이내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가 불을 밝히며 양보를 유도합니다. 비콘과 공공 서비스가 올바르게 결합된 예로 손꼽힙니다.


▒ 미아방지 '리니어블' 

- 리니어블 밴드는 스마트폰 앱 ‘리니어블’과 연동된 밴드로 이것을 착용한 아이가 보호자로부터 20~30m 정도 벗어나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려 미아 발생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 이마트 '지오펜스' 

- 고객에게 인근 점포의 할인 행사, 할인 쿠폰 등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 ‘푸시(알림)’ 형태로 제공합니다. 매장 안 고객의 위치에 따라 해당 상품의 할인 정보나 쿠폰을 제공하고 쇼핑 팁도 알려주죠. 계산은 모바일 포인트카드가 자동으로 작동돼 결제됩니다.


▒ KT '안부확인 서비스' 

- KT는 취약계층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소외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에 비콘을 설치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주민에게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사회복사에게 자동으로 알리는 시스템입니다.


▒ 엔엑스트렌드 '아이콘' 

- 비콘 근처에 다가온 인물을 식별해 가정침입 범죄를 예방하는 서비스입니다.


       

           



일부에서는 비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괄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스팸성 메시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죠. 그러나 비콘은 성장 중입니다. 근거리 내에 무작위로 정보를 발송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매장 방문 고객에게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보 전달 방식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2018년 전세계 비콘 시장의 규모가 4,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미국 경제 전문 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발표가 현실이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죠. 꼭 필요한 정보만을, 소비자 모두에게, 가까이에서, 얼마나 더 스마트하게 제공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비콘의 성장을 함께 응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