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연재

성수 수제맥주 문화의 새 바람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성수동에 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과거 공업지대로, 카센터 밀집 지역으로 알려졌던 성수는 현재 예술인이 모여드는 신흥 문화거리가 되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셉트의 카페, 스튜디오, 작업실, 콘셉트숍 등이 들어서고 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의 스타일이 달라졌습니다.


신도리코 근속 20년을 맞이하는 직원이 성수동에 첫 출근했을 때 제일 먼저 본 것은 넓게 펼쳐진 밀밭과 곳곳에 위치한 공장들이었다고 합니다. 아직은 이들이 기억하는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지만 성수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수의 변화를 함께한 신도리코는 2017년 성수동을 대표하는 공간을 탐방하는 연간 기획 시리즈, ‘성수동 로드투어’를 통해 성수의 매력을 알리고 있습니다.


시리즈 콘텐츠 제 6회의 주인공으로 소개할 장소는 바로 수제맥주 브루어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입니다. 와인을 만드는 곳을 ‘와이너리’라고 부르는 것처럼 맥주를 만드는 곳을 ‘브루어리’라고 하는데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맥주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고 유통하는 곳입니다.


맥주에 일가견이 있는 두 대표의 노력과 차별화되는 맛과 분위기 덕분에 2016년에 문을 열자마자 맥주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쏟아졌습니다. 단순히 맥주를 판매하는 곳을 넘어 국내 수제맥주의 새로운 문화를 꿈꾸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식회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차건희입니다.


2.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공동 창업자인 김태경 대표와 박상재 대표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준비하면서, “300ℓ 발효조가 20개면 어메이징하지?” “탭이 59개면 어메이징하지 않냐?” 같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메이징’을 회사의 이름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당시에는 맥주 종류를 50여개 넘게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았거든요. 더불어 저희 가게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메이징’한 경험을 하기 바라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3.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이 바로 성수동입니다. 왜 성수동에 자리를 잡았나요? 

우리나라 브루어리는 대부분 서울과는 멀리 떨어진 경기도나 충청도에 있습니다. 브루어리를 서울에 갖춘 펍은 거의 없죠. ‘왜 서울 한복판에 브루어리가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해 ‘바로 만든 맥주를 신선하게 제공하자’라는 모토로 양조 시설을 갖춘 펍을 서울에 열게 되었습니다. 


수제맥주를 만들 양조 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천장이 높은 곳이 필요한데요. 성수동은 공장이나 카센터가 많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높은 건물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성수동의 이름을 한자로 보면 ‘성스러운 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더라고요. 브루잉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물이거든요. 두 대표님은 ‘이것도 인연인가?’ 싶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여러 가지 조건을 보았을 때 성수동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첫 출발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2016년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4. 원래 이 건물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이었나요? 

현재 성수동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본관과 별관을 합친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문을 연 본관은 1959년 지어진 목공소 건물이었습니다. 나무로 된 천장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최대한 본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보강 공사를 한 뒤 맥주 설비를 넣었습니다.


별관은 1963년에 지어진 연막 공장입니다. 가게가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공간 확장이 필요해질 즘 본관 바로 옆에 있던 연막 공장의 주인께서 좋은 자리를 내어주셔서 운 좋게 매장을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건물이지만 문을 내어 드나들 수 있게 연결했습니다. 


본관 건물이 59년에 탄생했다는 의미를 반영해 처음 매장을 열 때 맥주 탭을 59개 준비했는데요. 현재는 약 50여개 정도의 맥주 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종 정도는 저희가 만든 맥주를, 약 30종은 게스트 탭으로 채우고 있죠.



  

   

(위) 목공소 건물이 있을 당시 모습

(아래) 목공소를 리모델링하여 탄생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본관 외부 & 내부



5. 수제맥주 가게를 넘어 수제맥주 기업으로 성장 목표를 세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경영 모토가 궁금합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맥주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4단계 성장 목표를 세웠는데요. 1단계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것입니다. 현재 문을 연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맥주 마니아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꽤 입 소문 난 가게가 되었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브랜드 확장입니다. 이번 여름 잠실점, 송도점이 차례로 오픈하는데요. 여기도 성수동과 같은 ‘브루펍’으로 성수동에서 맥주를 만들어 잠실과 송도로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잠실과 송도에서 각각 특징 있는 맥주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입니다. 브랜드 확장에 따라 맥주 생산량도 늘어나며 손님들께서 조금 더 쉽게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맥주를 드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단계는 유통입니다. 병맥주와 캔맥주를 출시해 대형 마트에 유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는 전국 150여 곳에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맥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형 유통망 입점 규제가 완화된다면 마트나 편의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양조장 규모를 늘리고 신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한국 수제맥주의 수출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맥주가 주류 문화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동양인의 입맛에 맞는 수제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국내를 대표하고 해외에서도 찾는 그런 맥주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6. 지역사회와 함께 만든 맥주를 판매하고 홈브루잉 대회를 주최하는 등 수제 맥주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자랑하는 활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맥주는 와인만큼이나 만드는 방법과 종류가 다양합니다. 알고 마시면 더욱 재미있는 술이죠. 수제맥주 붐이 불면서 맥주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국내 수제맥주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맥주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부 직원뿐 아니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맥주 교육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맥주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자 전 세계 맥주 리뷰어 No.1인 김만제 이사를 영입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세계 맥주를 가장 많이 마셔본 사람으로 불리는 전문가이죠. 김만제 이사를 중심으로 어메이징브루잉만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맥주 교육은 사내 직원뿐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맥주 시음 교육부터 홈브루잉 교육, 국가별 맥주 시음, 맥주와 음식의 좋은 궁합을 끌어내는 푸드 페어링 교육 등을 하고 있습니다.


맥주는 어떤 보리를 쓰고 어떤 홉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수제맥주의 매력이기도 한데요. 다양한 종류만큼 맛도 다양한 수제 맥주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마시는 문화를 저희가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7. 우리 가게가 '이것만큼은 성수에서 최고다' 하는 것이 있다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는 성수동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를 드실 수 있습니다. 모든 맥주를 맥주만을 위해 디자인된 테쿠 3.0 글래스(TEKU 3.0 Glass)에 제공하고 있으며, 한 달에 30여 종의 다양한 맥주를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맥주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뉴욕 유명 요리학교 출신 셰프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들을 페어링하고 있어 맥주와 음식의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목공소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는 본관과 약간 더 캐주얼 한 느낌의 별관을 비교하시는 것 또한 재미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대표 맥주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는 50여종의 맥주 리스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메뉴가 너무 많아 어떤 것을 마셔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직원에게 조언을 구해보세요. 여러 맥주를 접하고 싶다면 8가지 맥주를 한 번에 제공하는 샘플러도 좋은 선택입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마케팅 담당자가 추천하는 8가지 맥주를 소개합니다.



왼쪽 뒤 상단부터 1번, 시계방향으로

[예거브라운], [쇼킹스타우트], [뿅], [햇빛], [서울포터], [판타스틱페일에일], [연무장], [밀밭] 

샘플러 주문 시 1번부터 5번은 고정 제공되며 나머지 3가지는 선택 가능합니다



1. 예거브라운

적당히 잘 볶은 갈색 보리를 넣어 만든 브라운 에일 맥주로 은은하게 단 맛이 나면서 고소하기도 하고 탄산이 있는 편이라 깔끔하게 드시기 좋습니다. 입안에 텁텁함이 느껴지지 않고, 끝 맛이 가볍습니다. 처음에 은은하게 맛을 느껴지고 뒤에 깔끔하게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2. 쇼킹 스타우트

대한민국의 대표 흑맥주 전문가인 Steven Park 이 직접 양조한 쇼킹 스타우트는 강한 커피향과 초콜렛 향을 동반한 스타우트입니다. 묵직하며 고소한 맛으로 높은 알코올 도수가 주는 거부감을 줄였으며, 카카오와 부드러운 바닐라의 향이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맥주입니다. 주류대상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제품으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안에서도 완성도 높은 맥주로 손꼽힙니다.


3. 뿅

흑설탕 넣어서 만드는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로 건포도, 블랙베리와 같은 진한 느낌이 나는, 감초 같은 달큰한 맛이 특징입니다.


4. 햇빛

미국 동부 스타일 맥주로 귀리(오트밀)를 써서 보리를 썼을 때보다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주스처럼 마시기 편한 질감이며 미국에서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5. 서울포터

진하게 달라붙지는 않으나 볶은 느낌이 많이 나는 맥주로 예거브라운과 쇼킹 스타우트의 중간 색을 띠고 있습니다.


6. 판타스틱 에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첫 오픈할 때 대표 메뉴로 포함된 맥주로 쓴 맛을 줄이고 향은 살려 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햇빛’ 맥주와 비슷한 스타일로 미국 서부 휴양지가 생각나는 맛입니다.


7. 연무장

라거 스타일 맥주로 예거브라운보다는 빛깔이 밝고 보리 맛이 약간 나는 맥주입니다. 색이 밝으며 빵 맛, 오렌지 과일 향이 특징입니다. 홉의 느낌을 약간만 살려 깔끔하게 마시기 좋은 맥주입니다.


8. 밀밭

미국식 밀 맥주로 홉을 많이 넣어 홉 과일 향이 많이 느껴지는 맥주입니다. 밀의 부드러운 질감 정도만 가져가는 정도로 향과 맛을 냈습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 스낵

(좌) 헤이즐럿 커스티니(Crostini), (우) 블랙올리브 커스티니(Crostini)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 그것이 알고 싶다 


맥주에도 맥주 특성에 따라 잘 어울리는 음식이 따로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맥주와 음식의 특징을 매칭하는 것을 ‘페어링’이라 부릅니다. 제조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 수제맥주를 먹을 때 어떤 음식을 골라야 좋은 페어링을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쉽게 페어링을 하는 방법은 서로의 맛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은 카카오 특유의 향과 강한 맛이 특징입니다. 초콜릿처럼 맛이 강한 음식은 맛이 약한 맥주와 결합하면 맥주의 맛이 상쇄됩니다. 이럴 땐 흑맥주 중에서도 도수가 높은 맥주와 결합하면 맛이 상승되는데요. 반면 은은한 맛을 지닌 독일식 밀맥주는 빵과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맛이 더욱 좋아진답니다!





맥주만을 위해 디자인된 글라스 '테쿠'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맥주를 시키면 모든 맥주가 와인잔 같은 잔에 담겨 나옵니다. 이 잔은 맥주만을 위해 디자인된 맥주 전용 잔, ‘테쿠’입니다. 맥주의 맛과 향을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8.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찾은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누구였나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음식 메뉴를 담당하는 셰프가 매장에 있을 때 마침 페어링에 대해 질문하신 고객님이 있었어요. 음식에 조예가 깊고 맥주에 대해 호기심도 많으신 분이어서 셰프님과 30분이 넘게 메뉴와 페어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셨는데요. 사실 그날 셰프님은 휴무일에 잠시 가게에 들른 것인데 개인 일정까지 미루면서 그 손님 분께 답변을 드렸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그 분이 지인이나 개인 블로그에 그날 에피소드를 올리는 등 저희보다 더 적극적으로 매장을 홍보해주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여기서 일하는 것이 정말 보람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노력한 만큼 저희의 맥주와 음식의 맛을 알아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 드립니다.


9. 앞으로 성수동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요? 

평소 저는 맥주에 관심이 많아 일하기 전부터 손님으로 자주 방문했습니다. 서울에 양조장을 갖춘 브루잉펍이 거의 없는데 다른 곳이 아닌 성수동에 자리잡은 이유가 처음에는 궁금했어요. 하지만 성수동에 도착했을 때 역사 있는 장인들의 거리 사이에 자리잡은 브루잉펍이 이색적이더라고요. 기존의 목공소 건물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만의 느낌을 더한 것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성수동이 다른 곳에 없는 고유의 매력을 지켜나가는 관광 명소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성수동 문화를 대표하는 가게나 건물이 그러하듯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역시 ‘여기에 이렇게 세련된 공간이 있을까?’ 싶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수동을 찾는 사람들은 보물찾기하는 기분을 자주 느낀다고 하는데요. 맥주 한 잔이 저절로 생각나는 여름 밤, 성수동에서 멋진 브루잉펍,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