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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아름답고 좋은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 많습니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알면 알아갈수록 참 예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부모들 사이에서는 순우리말로 된 아기 이름이 큰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신도리코 블로그에서는 다가오는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우리 생활 속 곳곳에서 고귀함을 뽐내고 있는 순 우리말을 재조명 해보겠습니다.    





한국어의 고유어 '순 우리말' 


학문적으로 ‘고유어’를 정의하기란 어렵습니다. 예로, 중국과 같이 이민족의 흡수를 통해 영토를 확장한 나라는 타국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흡수돼 그 경계가 모호하고, 우리나라(대한민국)와 같이 언어의 계통과 성립과정을 기록한 문헌자료가 부족해 고유어에 대한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이유죠. 이에 대한민국은 중국에서 들어왔음이 확실한 한자어와 외국에서 유래한 외래어를 뺀 나머지를, 모두 대한민국의 고유어 ‘순우리말’로 정의합니다.





사실, 순우리말도 한자어 ‘순(純)’이 보태진 말로 고유어는 아닙니다. 이에 ‘토(土)박이말’, ‘민우리말’, ‘맨우리말’ 등으로 바꿔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시 한자어이거나 본디 뜻과는 달리 해석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완전한 고유어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한국어에 고유어가 적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우리말을 학문적 대상으로 본 선조들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한국어에 적합한 문자(한글) 창제가 늦어진 점도, 과거의 많은 고유어가 한자어로 대체된 이유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만 해도 고유어라고 부를 수 있는 게르만족 계통의 단어는 30%도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단어의 유입과 기존 단어가 새 단어로 대체되는 일은 지극히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고유어의 있고 없고를 논하기 보다는 존재하는 단어를 잘 사용하는 것이 순우리말의 진정한 꽃 길을 향한 걸음이 아닐까요.





순우리말로 대화하기 


순우리말의 정의를 익혔다면 대화 속에 녹여볼 차례입니다.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잘못 사용하거나 모른 채 뒷전이 되는 고유어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해 볼까요? 순우리말인 척 쓰이고 있는 ‘가짜 순우리말’과 국어의 특징이 잘 담겨있는 순우리말의 상징어(의성어·의태어)를 알아보겠습니다.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올바르게 활용해 보세요. (신도리코 블로그 10월 이벤트 힌트가 숨어있습니다. 눈 크게 뜨고 한 번 볼까요?)



▒ 순우리말이라 생각하기 쉬운 한자어·외래어 

- 가방: 일본어鞄 (かばん, 카방)에서 유래

- 개(個, 箇):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 내일(來日): <계림유사>를 통해 순우리말 표현이 따로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발음은 할재, 하재, 후재 등으로 추정

- 냄비: 일본어 鍋(なべ, 나베)에서 유래

- 빵: 포르투갈어 Pão에서 유래.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단어

- 점심(點心): 낮에 끼니로 먹는 음식. 불교용어서 유래

- 은은하다: 그윽하고 아득한 걸 말하는 隱隱-와 우렁찬 것을 말하는 殷殷- 둘 다 어간이 한자


▒ 고유어로 가득 찬 의성어·의태어(부사) 

- 안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 온새미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 퍼르퍼르: 가벼운 물체가 가볍게 떨리거나 바람에 날리는 모양

- 허우룩: 마음이 매우 서운하고 허전한 모양

- 아그데아그데: 열매 같은 것이 잇달아 매달린 모양

- 달보드레: ‘달보드레하다(약간 달큼하다)’의 어근

- 생글생글: 눈과 입을 살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정답게 자꾸 웃는 모양

- 알록달록: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지 아니하게 무늬를 이룬 모양


     




고유어 활용 모음집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신조어, 줄임말, 은어의 남발이 ‘한글파괴’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 학회 및 정부는 올바른 한글사용과 고유어 교육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순우리말 활용에 힘쓰고 있는데요,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 개인의 일상에까지 안착한 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도시 전체의 한글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계승한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세종시(세종특별자치시)’입니다. 이곳은 마을부터 도로, 학교, 공원 등 1000여 개가 넘는 지명과 시설의 명칭에 순우리말을 활용해 한국인의 전통과 자부심을 더한 도시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선보인 ‘국민선호도 조사 및 공모’는 해당 명칭을 직접 사용하는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이곳만의 특별 정책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큰 나무’를 뜻하는 한솔동, 한국어 동사 ‘새로움’의 새롬동, ‘강’의 순우리말을 사용한 가람동, 도담동, 어진동, 아름동, 보람동, 소담동 등과 같은 동네 명칭이 만들어졌고, 공원은 ‘뜰’로 특화해 가락뜰, 고운뜰 등을 탄생시켰으며, 도로명은 ㄱ~ㅎ 등 14개 초성자음 순으로 순우리말을 부여해 특별자치시를 완성했습니다.


물론 한 켠에서는 민원이 빛발치기도 합니다. 해당 지역의 특성과 연관성이 적어 불편하다, 어감이 좋지 않다, 도로명과 동(洞)명이 다르다 등 무조건적인 순우리말 활용이 그리 달갑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세종시는, 다정로에서 다정서(西)로로 방위를 넣어 변경하는 등 고유어는 유지하고 불편은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편을 모색 중입니다.





세종시와 같이 도시, 지역, 마을 등에 고유어가 숨은 사례는 많습니다. 가까이 대한민국 ‘서울’만 봐도 본래 수도(首都)라는 뜻을 가진 말이었지만 현재는 우리나라의 수도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순우리말)로 쓰이고 있죠. 우리가 친숙하게 말하고 듣는 전국 곳곳의 지명에 활용된 고유어를 알아보겠습니다.



▒ 서울 순우리말 지하철역 

- 뚝섬: 서울역을 제외하고 순우리말로 적은 최초 역명

- 학여울: 백로가 날아든 여울(물살이 센 곳을 이르는 순우리말)의 풍경을 뜻함

- 애오개:’ 서북쪽에 위치한 고개는 아이처럼 작다는 의미’에서 ‘아이고개’, ‘애고개’로 불림

- 새절: 신사(新寺)의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꾼 것

- 돌곶이: 석관(石串)동을 순우리말로 풀이

- 먹골: 중랑구 묵동(墨洞)을 순우리말로 풀이

- 서울역, 매봉역, 당고개역, 버티고개역, 연신내역, 독바위역, 마들역, 장승배기역, 까치울역, 샛강역, 노들역, 서울숲역, 한티역, 가재울역, 범골역, 새말역 등


▒ 동·리(마을) 단위, 순우리말 명 

- 경기도: 비리고개, 여덜미, 가리대, 갈미, 까치울, 널다리 등

- 충청남도: 소나뭇골, 구드래, 가마골, 가리울, 나분들고개, 샵티고개, 울내, 한다리 등


▒ 거리·길 단위 순우리말 명 

- 서울: 한가람로(송파구), 바우뫼로(서초구), 벚꽃로(구로구)

- 경기: 아라로(인천), 새마을로(성남 분당), 푸른들판로(화성), 하늘누리로/쪽빛하늘로(인천 중구), 솔뫼로(안성), 까치로(부천)

- 부산: 까치고개로, 꽃마을로, 가람로

- 강원: 나비허리길(원주)

- 대전: 아리랑로

- 세종: 누리로

- 전주: 콩쥐팥쥐로

- 광주: 우리로


     




대세는 순우리말 이름 


순우리말의 진짜 활약상은 ‘이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초에서 1990년대 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순우리말 이름짓기’가 대 유행이었습니다. 이는 독재정권, 반미주의 등에 주의를 기울였던 대학생들의 자주적 위치 찾기의 일환으로, 우리말을 중시하게 된 사회현상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80학번 세대 부모의 자녀에게서는 한별, 슬기, 아름 등의 순우리말 이름을 대거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은 ‘알찬 열매’를 줄인 고유어 ‘찬열’, 애틋한 사랑을 뜻하는 옛말 ‘다솜’, 바람의 한 종류를 일컫는 순우리말 ‘하늬’ 등 유명 연예인들의 한글화 이름이 이슈화 되면서 또 한번의 붐을 예고합니다. 태명으로도 사용하는 순우리말 이름을 소개합니다.



▒ 순우리말 이름 추천 

** ㄱ~ㄷ

- 가람: ‘강’을 의미하는 옛말. 영원히 흘러가는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길 기원하는 뜻

- 결: ‘마음의 바탕’을 뜻하는 순우리말

- 고은: 단어가 아닌 그냥 순우리말 이름

- 나래: ‘날개’의 또 다른 말

- 나르샤: ‘날아 오르다’라는 뜻

- 난새: ‘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

- 누리: ‘온 세상’의 옛말

- 다솔: 고유어로 쓰인다면 ‘어린 소나무’라는 뜻

- 다솜: ‘사랑’의 옛말

- 다은: ‘다사롭고 은은하다’의 줄임말


** ㄹ~ㅂ

- 로운: 엄연히 따지자면 한자 관형어지만 ‘~로운’ 자체는 순우리말

- 라움: ‘아름다운’이란 뜻의 순 한글말

- 마루: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 파도가 일 때 치솟은 물결의 꼭대기를 의미

- 미르: ‘용(龍)’의 옛말

- 바우: ‘바위’의 옛말

- 보람: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 만족감, 자랑스러움, 자부심을 갖게 하는 가치


** ㅅ~ㅈ

- 산다라: ‘굳세고 꿋꿋하다’는 의미

- 새론·새롬: ‘새로운·새로움’을 줄인 형태

- 소담: ‘소담하다(생김새가 탐스럽다)’의 어근

- 솔: 순우리말로 사용할 경우 ‘소나무’를 한 글자로 줄인 말

- 슬기: ‘슬기롭다’ 등으로 쓰는 순우리말 단어

- 슬아: ‘슬기롭고 아름답다’는 뜻

- 슬찬: ‘슬기롭고 찬란하게 빛나라’는 의미

- 우람: ‘우람하다(기골이 장대하다)’의 어근

- 조은: 한글로 ‘좋은’의 뜻

- 제나: ‘제 자신’을 의미


** ㅊ~ㅎ

- 초롱: 별빛이나 불빛 따위가 밝고 또렷함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 하나: ‘첫째’라는 뜻

- 하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뜻일 경우 ‘은’은 한자어이지만 일종의 순우리말

- 한결: 형용사 ‘한결같다’의 어간으로써 ‘변하지 말고 한결같아라’는 의미

- 한울: ‘하늘’의 옛말이자 ‘우주, 큰 울타리’라는 뜻

- 혜윰: ‘생각’이라는 고유어 중 몇 되지 않는 고유어


- 참고로 보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때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와 연결된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 또는 토박이말 사전 등에 표제어를 꼭 한번 검색해 보세요.


      




순우리말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앞서 설명한 정의와 같이, 한국어의 고유어는 한자어와 외래어를 제외한 모든 한글을 뜻하며, 우리는 이 사실만 기억해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조합 속 순우리말을 찾기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많이 그리고 자주 사용해 보세요. 순우리말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하도록!



  1. 이유선 2017.10.11 0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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