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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성수동 로드투어] 서핑 마니아들의 성지 ‘프라이데이 무브먼트’



2018년 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뭐니뭐니해도 ‘양양’입니다. 몇 해 전부터 마니아를 넘어 일반 대중들도 수상 레포츠 ‘서핑’의 재미에 푹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에서 서핑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으로 알려진 ‘양양’의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서핑 좀 한다’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성수동에도 있습니다. 고된 일상을 마무리한 금요일 저녁, 짐 가방과 장비를 챙겨 서핑을 떠날 준비가 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요. ‘프라이데이 무브먼트’, 이름부터 금요일 저녁을 기다리며 지어진 듯 한 이 곳에 서핑 마니아들이 하나 둘 집결합니다.   


서울 성수동 토박이 기업 신도리코는 성수동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공간들을 찾아 그 공간만이 들려줄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7월 성수동 로드투어 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꼭 한 번 가 볼 만한 ‘프라이데이 무브먼트’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프라이데이 무브먼트는 다양한 서핑용품과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복합공간입니다. 천장에는 서핑보드가 매달려 있어 ‘역시 서핑용품 매장답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얽힌 밧줄과 함께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전구들이 숲 속 캠핑장에 온 듯한 느낌도 줍니다. 옆을 보면 한 켠에 마련된 정통 프랑스식 베이커리가 유럽 소도시에 온 것 같은 기분도 선사하는데요.  





서핑, 캠핑, 베이커리 그리고 편안한 복장의 손님들은 ‘프라이데이 무브먼트’라는 공간에서 한 데 어우러져, 이질적인 듯 그렇지 않은 듯 독특한 ‘케미’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본래 서교동 일대에서 아웃도어 캠핑용품샵을 운영했던 강수훈 매니징 디렉터와 유현주 파티시에 부부는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여파로 매장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2016년 10월 성수동으로 매장을 이전했습니다.  


부부는 이웃 매장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성수동의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아웃도어 캠핑용품샵의 개념을 확장하여, 고된 일상을 마무리하는 금요일 저녁 어딘가로 떠날 계획이 있는 사람 누구든 찾아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주로 서핑용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하자’는 주의의 강수훈 디렉터가 관심사를 변경한다면 프라이데이 무브먼트가 소개할 제품 역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흥미롭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면, 이 곳의 컨셉은 지금보다 훨씬 통일성 있고 세련되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강수훈 디렉터는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으로 이 공간을 가득 채운 다음, 본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 8월 말부터 선보일 프랑스 직수입 서핑보드 핀 (세 번째 행)



프라이데이 무브먼트는 그런 운영철학을 바탕으로 꾸며졌습니다. 매장에는 디렉터가 애정을 갖고 직접 공수해 온 서핑보드, 핀, 수영복, 짚업 등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 서핑용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요즘이 한창 서핑 제철이라 일부 상품은 소진되었지만, 다가오는 8월 말부터는 디렉터가 야심차게 입수한 프랑스 산 ‘수입 핀’ 라인업이 첫 선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미국, 호주에서 생산하는 스타일보다 한층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하니 기대해볼 만 합니다. 





매장을 좀 더 구석구석 살펴볼까요? 이 곳은 원래 오래된 아크릴 공장이었습니다. 디렉터는 오래된 건물의 느낌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 공간을 처음 보자마자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이에 공간을 크게 바꾸지 않기로 결정, 아크릴 공장 시절 화재로 그을린 지붕의 흔적마저 그대로 보존하는 인테리어를 설계했습니다. 




 발리, 하와이와 같은 휴양지를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



트렌디 하지 않고, 오래 보아도 지겹지 않은 인테리어 방향성을 고민한 끝에 디렉터가 결정한 소재는 ‘고재’ 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목의 질감을 살려 투박하게 가공된 목재가 오래된 아크릴 공장의 느낌을 그대로 계승하는 동시에, 판자를 엮어 바닷가에 간이 건물을 세운 휴양지 느낌까지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프라이데이 무브먼트를 이야기할 때 베이커리를 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곳의 베이커리는 서핑용품 편집샵의 보조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 제품입니다. 


프라이데이 무브먼트의 베이커리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의 유현주 파티시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금요일 저녁, 서핑을 떠나기 전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이 이동 중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 둘 사 가기 시작했지만, 맛 좋은 빵에 대한 소문은 금세 퍼져 이제는 근처 직장인들이 짬을 내어 일부러 찾아올 만큼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까눌레와 같은 인기 품목은 이른 오전이면 이미 동이 날 정도입니다. 



 베이커리와 잘 어울리는 (좌) 패션후르츠에이드, (우) 스파클링 클럽마테





강수훈 디렉터와 유현주 파티시에는 “여기 성수동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라고 말 할 정도로 지금 이 공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본인이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 하는 것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에 만족해 했습니다.  


성수동에는 이처럼 트렌디를 좇기보다 각자의 분야와 정체성이 뚜렷한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프라이데이 무브먼트 역시 주변의 이웃 상점 구자미 플라워, 메쉬커피, 팩피 등과 협업하며 함께 성수동 일대를 지켜 나가고 있었습니다. 





“자기 분야를 잘 알고 잘 하는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강수훈 디렉터는 포틀랜드와 같은 외국 도시에서 상인들이 협업하고 상생하는 모습처럼 성수동의 모습 역시 변치 않고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면서 “서핑을 잘 모르지만 이제 막 시작해 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저희 매장에 편하게 놀러오세요. 언제든지 상담해드릴 수 있습니다.” 라며, 사실 저희 매장의 가장 큰 매력은 서핑용품보다도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서 저나 유현주 파티시에, 혹은 그 누구와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같은 관심사에 대해 친구처럼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거죠.” 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쟁과 견제가 치열한 요즘, 다른 곳과 달리 성수동의 시계는 조금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화려하고 멋진 곳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 여름 휴가에는 행복한 기운이 넘치는 ‘성수동’에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성수동 <프라이데이 무브먼트> 한 줄 평

진정 즐길 줄 아는 챔피언들의 성지



대표메뉴


까눌레 2,500


크로와상 샌드위치 6,800


초코 호두 스콘 3,200


(좌) 패션후르츠에이드 7,000 (우) 스파클링 클럽마테 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