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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살고 싶은 집] 물 흐르는 협곡 풍경을 건축적으로 구축한 집


안녕하세요. 살고 싶은 집, 짓고 싶은 집에 대한 디자인 영감과 감성 자극을 위해 세계의 디자인 주택들을 소개하는 네이버 파워 블로그 ‘아름다운 주택 이야기’ 운영자 ‘즐건마암’입니다.


오늘 소개할 집은 집 안에 자연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집입니다. 시드니 롱그빌(Longueville)에 지어진 이 집은 시드니의 기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어 한 5인 가족의 보금자리로서 역사적 맥락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설계한 것이 특징입니다. 2018 세계 건축 축제 겸 주택 시상식 최종 후보에 올라 있기도 한 독특한 구조의 현대식 주택을 소개합니다. 


▲ 블루마운틴의 일출 (출처: 위키미디어)


풍경이 아름다운 나라, 시드니 


온화한 기후로 유명한 시드니의 연간 평균기온은 21.9℃입니다. 가장 더운 달이 26.5℃, 가장 추운 달이 17.4℃ 일정도로 연교차가 적습니다. 연평균강수량은 101mm 정도로 1년 내내 강수량이 고르게 분포하여 누구나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힙니다.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이 국립공원은 1,100m까지 융기된 고원지대로 훌륭한 협곡 경관을 자랑합니다. 특히 세 자매봉이라 불리는 카툼바(Katoomba) 지역의 특이한 바위산을 비롯해 고원의 정상부에서 수직으로 깎아진 곡벽(골짜기 양쪽에 늘어선 벼랑)의 웅대한 경관까지 탁 트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협곡 풍경을 연출한 주택 디자인 


Iron Maiden House는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협곡 경관을 그대로 집에 옮겨오고자, 책을 펼쳐서 엎어 높은 모양의 박공 주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습니다. 박공 주택이란 지붕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으로 경사지게 설계된 집을 말합니다. 


먼저 단순한 박공 모양의 채(집을 세는 단위)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축 방향으로 가운데 부분을 좁고 길게 절개하여 박공 채를 둘로 나누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의 박공 실루엣 안에 간격 두고, 바깥쪽으로 경사진 지붕을 가진 키 큰 채와 비대칭 박공 채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중앙 축을 따라 바닥을 얕게 파서 수반(계곡물)을 설치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흐르는 물에 의한 하각작용(강물이 하천 바닥을 깊게 깎는 작용)으로 깊고 급한 곡벽을 갖게 된듯한 형태의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치 깊은 협곡에 물이 흐르고 있는 풍경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채의 길이나 위치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는데, 이렇게 독특한 구조와 방향으로 설계한 것은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의 지리적 특성과 그에 따른 일조 환경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그 결과 볕이 잘 들만한 곳에 철망을 설치하고 꽃 피는 덩굴 식물을 가꾸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물 두 채를 연결하기 위한 복도는 연못과 평행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중앙 통로 주변에 좁고 긴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구분과 단절이 조화를 이루는 집 


실내 공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층에는 가운데 기다랗게 이어져 있는 수반(연못)을 따라 양 옆으로 공용 공간이 널찍널찍하게 배치되었고, 2층에는 라운지와 안방, 그리고 자녀 방 세 개가 외부 복도를 따라 일렬로 배치되었습니다. 



자녀들의 공간이 독립성을 확보하면서도 정원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고려하여 설계했습니다. 



설계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도 독특한 방법으로 마감했습니다. 호주 특유의 재질로 생산한 골 강판을 세 가지 크기로 절단한 다음, 콜라주 기법으로 남측 파사드를 피복했습니다. 



Iron Maiden House 곳곳에는 삶의 질을 한 차원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설계한 흔적들도 보입니다. 2층 라운지에 앉아서는 선형 계단 옆에 설치된 큰 창을 통해 바깥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외부에서도 공간 사이로 집의 다른 부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동선은 단절시키지 않기 위해 같은 층에서도 바닥 높이를 조금씩 다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Iron Maiden House는 자연 속에 살고 싶은 건축주의 소망을 건축적으로 실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산수화나 풍경 사진처럼 산이나 물이 있는 풍경을 화폭에 담아두고 바라보며 자연의 풍요로움을 간접적으로라도 향유하고자 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집 안에 연못이나 정원을 조성하여 가꾸면서 살기도 합니다. 연못이나 정원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고, 그렇지만 깊은 계곡에 들어가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 시드니에 위치한 Iron Maiden House처럼 집 안에 계곡을 통째로 옮겨다 놓고 그 속에 몸 담고 사는 수밖에 없겠죠. 


지금까지 자연을 옮겨 놓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의 하나로, 아름답고 내밀한 협곡에 물이 흐르는 풍경을 건축적으로 구축한 Iron Maiden House이었습니다.



Iron Maiden House 설계 도면  





Architects: CplusC Architectural Workshop

Location: Longueville, New South Wales, Australia

Area: 287.0 m2

Project Year: 2018

Manufacturers: Abey, Apaiser, Gaggenau, Zip, Häfele, Qasair, Escea, La Marzocco, Caroma, TBC

Photographs: Murray Fredericks, Michael Lassman


Iron Maiden House by CplusC Architectural Wor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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