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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호주 브리즈번 여행 코스! 도심 속 휴식공간 사우스뱅크



호주 북동부에 위치한 퀸즐랜드(Queensland)주의 중심도시 브리즈번(Brisbane)에는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유명한 ‘사우스뱅크(South Bank)’가 있습니다. 사우스뱅크는 1893년 유례없던 대홍수로 오랜 경제 침체의 놓이지만, ‘88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 부지를 수변 문화 공간으로 창출하면서 도심 재활성화에도 성공합니다. 문화 공간을 통해 경제성장은 물론 도심재생에도 성공한 사우스뱅크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지역경제까지 침수시킨 대홍수


사우스뱅크는 1800년대 초기까지 야생 열대우림 지대로 원주민들의 거주 지역이었습니다. 1840년대 초부터 초기 유럽 이주민들이 사우스뱅크에 정착하면서 주거지역이 형성되었고, 얼마 뒤 브리즈번이 자유 정착지로 개방되면서 사우스뱅크는 브리즈번의 문화와 교역활동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893년,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지역은 경제적 위기를 겪게 됩니다. 지역 항구가 북쪽의 강 상류 지역으로 이전되고 대부분의 상업 활동도 상류로 옮겨집니다. 이는 사우스뱅크가 가진 입지적 우위와 교역에 의한 상업 기능의 약화를 가져와 지역 경제는 큰 쇠퇴를 맞게 됩니다.



1989년 시작된 사우스뱅크의 도심재생은 오늘날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침체 되었던 사우스뱅크는 20세기에 들어서 다시 항구가 형성돼 수상교통의 거점으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1950년대, 항구가 브리즈번 강(Brisbane River) 하류의 모턴 만(Moreton Bay) 강어귀로 이동하면서 다시금 경제 위기에 처합니다. 


업무시설은 물론 극장 등의 건물들도 문을 닫거나 창고 등 경공업용도의 제조시설로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사우스뱅크의 모습은 브리즈번 강 건너에 새롭게 성장하는 현대적인 도심의 중심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와는 상반된 것이었습니다.



브리즈번 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브리즈번 강과 사우스뱅크의 모습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주 정부 및 지방정부는 사우스뱅크의 재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과 사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이 노력은 실질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미진한 활동에 그칩니다. 그러던 중 1984년 사우스뱅크가 88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지역은 도시재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사우스뱅크, 엑스포로 큰 도약을 하다


1988년 엑스포를 개최하기 전까지 사우스뱅크는 미개발된 강변 공원과 노후한 상업•업무 시설, 저가의 임대주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엑스포 부지 선정 이후 퀸즐랜드 주 정부는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는 물론 그 후의 도심 재활성화까지 고려해 ‘엑스포공사’를 설립하고 총괄적인 사업을 추진합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선언으로 공식 개막한 88 엑스포는 6개월 동안 총 36개 국가가 참여하며 성대하게 치러집니다.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엑스포는 대성공이었습니다. 1,800만 명이 브리즈번에 방문하였고, 지역사회에 큰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도시 이미지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브리즈번 시가 호주의 주요 도시로, 더 나아가 세계적인 수준의 활력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우스뱅크 도시재생에 촉진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엑스포 개최 이후, 퀸즐랜드 주 정부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엑스포 부지를 매각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엑스포의 의미가 남달랐던 브리즈번 시와 시민들은 매각 정책에 반대하며, 사우스뱅크가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되기를 적극 요구하였습니다. 엑스포 부지가 시민을 위한 장소로 남기를 바란 것입니다. 


지방정부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으로 주 정부는 매각 결정을 철회하고 엑스포 부지 개발 방향 설정과 관련한 활동을 위해 임시위원회를 결성합니다. 그리고 주 정부는 임시위원회의 활동을 바탕으로 엑스포 부지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 및 관리하기 위해 관련법과 전문 기구까지 설립합니다. 그리고 이 기구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사우스뱅크의 첫 번째 도시설계 ‘마스터플랜’을 수립합니다.



수변 문화 공간, 도시재생의 밑받침이 되다


초기 마스터플랜은 브리즈번 강변부터 도심 쪽으로 브리즈번 강과 강변 구역인 아버(The Arbour), 시가지인 그레이 스트리트(Grey Street)까지 3개의 골격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뉜 구역을 기초로 강변부터 도심 방향으로 재생사업을 시행하였습니다.



사우스뱅크의 도시재생은 도심의 새로운 수변 문화 공간을 창출하였다



먼저 강변 구역인 아버에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공 공간인 파크랜드(Parkland)를 조성하였습니다. 강변과 가까이 조성된 공원은 도심의 빌딩 숲 조망을 가진 인공해변 스트리트 비치(Street Beach)를 품으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수변 문화 공간’을 선사하였습니다. 공원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이후에 재생사업의 정당성까지 확보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계획에 따라 진행된 순차적인 재생사업에도 변수들은 나타났습니다.



에너젝스 브리즈번 아버의 모습



이에 1998년 주 정부는 기존 마스터플랜을 보완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수립합니다. 앞선 사업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수습하고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였습니다. 새로운 플랜을 바탕으로 사우스뱅크 중심부에 꽃과 기둥으로 장식한 보행로인 *‘에너젝스 브리즈번 아버(ENERGEX Brisbane Arbour)’를 조성하고, 아이맥스 극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건설하였습니다. 이후 그레이 스트리트를 정비하며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의 ‘굿윌 브리지(Goodwill Bridge)’와 퀸즐랜드 주 정부 수립 150주년을 기념하는 높이 60m의 ‘브리즈번 관람차’도 세웠습니다.


* 부겐빌레아 꽃들로 장식한 여러 개의 철근 기둥을 좌, 우에서 구부려 연결해 만든 보도



주 정부 수립 150주년을 기념해 만든 높이 60m의 브리즈번 관람차



사우스뱅크의 재생사업은 시민을 위한, 공공을 위한 사업이었음에도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999년 당시 한 해 방문객 수만 500만 명 이상일 정도였습니다. 브리즈번 시는 기존의 낙후하고 노후했던 도시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질 높은 도시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여가 공간과 문화 공간 조성이 바로 사우스뱅크 재활성화의 키(Key)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