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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성수동 로드투어] 보태니컬 디자인 브랜드 그룹 ‘틸테이블’



‘서울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은 공장 부지나 오래된 건물이 많은 지역입니다. 성수동의 매력은 신도시처럼 모든 것이 새롭고 정비된 지역이 아닌, 옛 모습을 간직한 골목 사이사이에서 트렌드 한 소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스트리얼 분위기를 가득 지닌 성수동을 거닐다 보면 뜻밖에 싱그럽고 따뜻한 색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로 나가면 위치한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 쇼룸이자 사무실인 ‘틸테이블’을 마주할 것입니다. 식물 인테리어&가드닝 전문 브랜드답게 입구부터 초록색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합니다.






‘틸테이블’은 식물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식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모든 방향을 고민하는 플렌테리어 기업입니다. 오주원 ‘틸테이블’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공간이 주는 의미와 매력을 알아봤습니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 틸테이블 대표 디자이너 오주원입니다. 저는 미술을 전공하고 공간 인테리어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요. 공간 디스플레이에 식물을 더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 틸테이블을 설립하였습니다. 초창기에는 가드닝과 공간 디스플레이어를 전문적으로 담당했지만 지금은 식물 인테리어뿐 아니라 화분 디자인, 가드닝 아카데미 등 식물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틸테이블은 어떤 사업을 주로 진행하시는지?


보태니컬이 식물의 라는 뜻이고요.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이라고 하면 쉽게 말해 식물 인테리어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하지만 틸테이블은 식물 인테리어 그 이상을 넘어 식물을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부터 지속적인 관리, 그리고 미적인 영역까지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식물을 주제로 하는 직업의 경우 크게 ‘원예’와 ‘인테리어’ 두 축으로 나눠지는데요. 틸테이블은 초창기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식물을 활용했어요. 그렇다 보니 식물이 오래 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식물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종의 특성에 맞는 환경을 제안하고 그를 바탕으로 공간을 디자인합니다. 원예학의 지식을 기반으로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틸테이블은 식물 인테리어, 화분 디자인, 가드닝 아카데미를 메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설계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기 때문에 작은 가정집부터 브랜드 쇼룸이나 기업의 공간 전체를 컨설팅하고 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이와 더불어 화분 디자인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야외에 자라는 식물을 실내에서 기르기 위해서는 화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틸테이블은 국내 최초로 화분 디자인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전시회 등에 참가해 저희의 이름을 알리고 있죠.


이 밖에도 가드닝 아카데미와 대학교 강의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전문가 아카데미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초보자 코스를 진행 중입니다. 식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과 스킬을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원데이 클래스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 (위) 전문가 아카데미가 진행되는 강의실 

(아래) 화원을 연상케하는2층 별실에서는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



3. 쇼룸과 사무실을 성수동으로 통합해 이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틸테이블은 신사동, 자곡동 등에 갤러리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사무 공간부터 쇼룸까지 하나로 합치기 위해 이사를 고민하던 중 성수동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전 사무실이 위치한 신사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는 숍이 점차 사라지고 특유의 매력이 떨어지더라고요. 그에 비해 성수동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죠.


4. 식물을 위한 공간이라 그런지 통유리 외관과 높은 천장이 눈에 띱니다. 틸테이블 인테리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요?


인테리어 전문가니만큼 처음부터 모던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공간을 꾸미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식물을 빼면 검은색 철재와 유리만 남아 차가운 느낌이 강합니다. 기에 따뜻한 식물을 더해 중성적인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조화롭게 배치했습니다.






5. 틸테이블은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한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이니스프리 중국 플래그십스토어 매장 그린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니스프리와는 명동, 판교 등 국내 매장 식물을 관리하는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해외 업무는 기존 영역과 다른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어요.


꽃은 해외에 가져갈 수 있지만 흙은 해외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식물 인테리어 프로젝트는 국내와는 시작부터 스케일이 달랐습니다.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스토리에 맞게 제주도 느낌을 주는 수종을 찾아 현지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렇게 찾은 식물과 그에 맞는 공간 디자인을 제안하고 실제 배치하는 작업까지 틸테이블에서 담당했습니다. 상해, 청두 쇼핑몰 등 중국에만 3개 매장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공간에 식물을 넣는 것 만으로도 전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기업의 브랜드 콘셉트를 살리는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그곳을 찾는 고객들이 식물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만족을 느끼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중국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 그린 디스플레이 사례 (출처: 틸테이블 블로그)



6. 신도리코 채널을 방문하는 직장인을 위해 사무실에 함께하면 좋은 반려식물을 추천해주세요


사무실에 식물을 키운다면 보통 다육이나 선인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물들은 낮에는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갔다가 밤이면 영하까지 내려가는 혹독한 환경이 원산지인 아이들이라 해가 들지 않는 사무실은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다육이나 선인장은 크기나 모양이 잘 변하지 않아 겉보기는 멀쩡해도 사실은 겨우겨우 생존하며 조금씩 상하는 경우가 많아요. 키우고 있는 다육이 끝이 뾰족하게 변했다면 성장 환경이 좋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오히려 홍콩 야자, 산호수, 스파티 필룸 등 잎파리가 있는 식물을 추천합니다. 형광등 조도에서도 잘 클 수 있는 종류입니다. 물이 부족하거나 생육 환경이 좋지 않으면 잎이 처져서 식물의 상태를 쉽게 알아채고 조치를 취해줄 수 있죠. 또한 공기 정화 기능도 탁월해 사무실 공기도 쾌적하게 바꿔줄 거에요.



 (위의 왼쪽부터) (무늬)스킨답서스, 마꼬야마, 스파티필룸



7. 방문한 손님에게 틸테이블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나요?


공간 디자이너로서, 식물 전문가로서 틸테이블의 방향에 대해 많이 고민합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제 스스로 디자이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식물을 전문적으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보태니컬 디자인의 기반이 된다는 생각에 다다르니 어떻게 하면 두 분야를 통합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틸테이블은 식물을 기반으로 절제된 공간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수의 사람은 화려한 디자인을 먼저 선호해요. 식물 한 개가 더해져 드라마틱한 효과가 보이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식물은 오랜 기간 함께 공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있음이 유지가 안 된다면 처음 구입했을 때 본 화려함마저 잃어버리게 되요. 식물이 주는 은은한 매력을 제일 적합한 공간에 배치해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게 제안하고 조언하는 것이 저희 틸테이블의 역할이자 나아갈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8. 앞으로 성수동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요?


성수동을 선택한 이유는 공장지대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1세대 옛날 공장 건물과 높은 층고의 건물, 창고로 쓰던 건물이 융합되어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한 느낌의 디자인, 공방 사무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저희가 느꼈던 매력을 더 오래, 더 많이 느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9. 마지막으로 2017년 목표와 다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보태니컬 디자인이 국내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사람이 식물을 가까이 두는 것은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둘 다 살아있는 유기체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왔기 때문이죠. 우주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중에 식물도 포함된다고 해요. 주변에 식물을 두지 않고 1년 이상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죠. 식물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면 공생하는 방법을 더 열심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에서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과 문화를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올해는 성수동을 넘어 지방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식물은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되죠. 그래서 우리는 공원이나 식물원을 일부로 찾아가고 반려식물을 구입하는 것이 아닐까요?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 틸테이블은 무채색 혹은 차가운 이미지로 표현되는 성수동 공장 지대를 조금씩,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성수동에 방문한다면 틸테이블에 들러 식물이 주는 좋은 기운도 느끼고 나와 함께할 수 있는 반려 식물도 한 번 찾아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