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의 대표라고 하면 대부분 ‘김치’를 떠올립니다. 주식인 밥과도 잘 어울리고 영양도 풍부해 한국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입니다. 이런 김치를 떠올릴 때면 자연스레 ‘김장 문화’도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음식 풍습으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로 등록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상징적인 음식, 김치와 김장문화를 소개합니다.



김치, 오래 두고 먹기 위한 옛 지혜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데, 한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치입니다.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김치 종류는 200여 가지가 넘습니다. 재료와 방법, 지역에 따라 각 지방의 향토색이 짙은 김치가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김치는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요? 그 역사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 <위지동이전>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조에 “고구려인은 술 빚기, 장 담그기, 젓갈 등의 발효음식을 매우 잘 한다”라고 씌어 있어 이 시기에 저장 발효식품이 생활화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쓴 김치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 중엽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과, 말엽 이달충의 <산촌잡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 소금 절임에서 마늘, 파, 전초 등의 향신료가 가미되는 양념형 김치가 등장했다고 전해집니다. 고려시대부터 풍성해진 채소와 원료가 사용된 다양한 김치 형태가 이어져 조선시대에 그 형태가 더욱 발달하였습니다. 


특히 조선 중기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됩니다. 사람들은 고추가 김치의 부패를 방지하고 소금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조선 후기에는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김치가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김치에서 우리의 저장과 보존 방법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옛날에는 겨울이면 채소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저장하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핵심은 ‘염장(소금 절임)’입니다. 염장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채소에 소금을 뿌리면 채소가 숙성되면서 채소 속의 수분이 빠져나와 채소 자체에 침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김치의 첫 이름은 ‘침채(沈菜)’였습니다. 이후 팀채, 딤채, 짐채, 김채라고 이름이 변형되면서 오늘날의 김치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공동체 의식, 김장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김치’가 아니고 ‘김장 문화’라는 사실에 말입니다. 유네스코는 상업적으로 이용될 것을 염려해 어떠한 민족의 음식을 등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인 의식을 높이 평가해 김장문화를 등재했습니다.


한국의 김장 문화는 공동체 내에서 자발적으로 전승되었으며 일부의 전승자가 아니라 전 국민이 행하는 생활 속의 풍습입니다. 길게는 1년, 최소 3~4개월 이상 먹어야 하는 많은 양의 김치를 늦가을이나 초겨울의 추운 날씨에 한 번에 담급니다. 가족이나 친척, 마을 주민끼리 공동체를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해 품앗이로 작업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에 김치를 다 담그면 뒷마당 한적한 곳을 골라 땅을 깊이 파고 옹기 항아리에 김장김치를 가득 담아 묻습니다. 여름철까지 먹을 수 있는 김치를 저장까지 해야 김장이 마무리됩니다.


이처럼 김장은 월동 준비에 필수적인 부분으로 겨울에 채소를 먹기 위해 행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 만들고 나누는 공동체 성격의 김장 문화를 위해 함께 김치를 담급니다. 즉, 음식보다는 나눔의 정신을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지가 집에서 담가 주는 김치를 먹습니다. 이는 김장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가족 협력 및 결속을 강화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김장철이 되면 지역 사회·자원봉사 단체 등은 대규모의 김장 행사를 조직하고, 수천 명이 김치 담그는 데 참여합니다. 여기에서 담근 김치는 모두 필요한 이들에게 기증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규모 행사에서 담근 김치를 나누는 풍습을 통하여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갖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것인 김장 문화에 한국인의 소중한 정서와 공동체 정신이 담겨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앞으로도 계속될 김장 문화 덕분에 우리는 추운 날에도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치는 이제 음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김치를 담그며 공동체 안에서 온정을 나누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잊곤 했던 사람 사이의 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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