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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트렌드 파이오니어] 믿음으로 지갑을 열다 <구루 마케팅>



매해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용품과 관련한 논란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기업과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일명 ‘구루 마케팅(Guru Marekting)’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불신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구루 마케팅은 과연 어떻게 소비자를 매혹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철학과 종교, '구루(Guru)'와 마케팅의 만남 





구루 마케팅에서 ‘구루’의 사전적 의미는 산스크리트어로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인물인 브리하스파티(Brihaspati)로 힌두교나 불교 등의 종교에서 자아를 터득한 영적 지도자를 지칭합니다.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생님이나 지도자를 통칭하는 용어이며 서구 사회에서는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철학과 종교 지도자들을 광범위하게 지칭합니다. 


이렇게 ‘구루’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구루 마케팅’의 출발점은 인도입니다. 인도의 구루들은 영적 지도자로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아 인도인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루들이 사업 전선에 뛰어들고 자신의 기업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구루 마케팅이 시작된 것입니다.



인도 파탄잘리 아유르베다(Patanjali Ayurveda)의 구루 마케팅 





인도 소비자는 자연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합니다. 그런데 2015년 인도의 국민 라면인 네슬레 매기(Maggie)의 납 성분 검출 사건을 비롯해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인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업 중 하나가 바로 ‘파탄잘리 아유르베다(이하 파탄잘리)’입니다. 미네랄과 허브로 만든 생활 일용품을 주요 품목으로 판매하는 기업으로, 인도 일용소비재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파탄잘리가 성공한 배경에는 주요 경영자인 ‘바바 람데브(Baba Ramdev)’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명한 요가 구루로 자신의 요가 기술을 전파하면서 파탄잘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도 소비자들은 그의 이름과 얼굴을 내세우고 만드는 제품이라서 더욱 믿을 만하다고 말합니다. 구루를 향한 강력한 믿음으로 더 나은 경제 활동을 이어가게 한 파탄잘리는 구루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구루 마케팅, 인도를 넘어 세계를 사로잡다 





구루 마케팅은 인도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활용되어 기업과 소비자와의 신뢰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외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할리우드 스타 제시카 알바의 ‘어니스트 컴퍼니(Honest Company)’입니다. 그녀는 ‘마음 놓고 내 아이에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2011년 무독성 유아용품 브랜드를 설립했습니다. 


그녀는 브랜드의 모델로만 활동한 것이 아니라 원료 및 개발, 유통에 이르는 경영 전반에 참여했습니다. 제시카 알바는 자신의 진심을 홍보하였고 제시카 알바에게 믿음을 가지게 된 소비자의 성원에 힘입어 ‘어니스트 컴퍼니’는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꼭 구루가 기업의 대표가 되어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만이 구루 마케팅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평판이 좋고 명망이 있는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그들이 광고하는 제품이니 믿을 만하다.’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엄마 이미지의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 외식업자를 편의점 도시락 모델로 기용하여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등 다양한 구루 마케팅이 진행 중입니다. 



동영상과 사진으로도 가능한 구루 마케팅 





기업의 전문 경영인, 광고 모델을 통한 것만이 아니어도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도 구루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SNS를 통해서입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십만의 팬과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 셀럽이 직접 사용하고 남기는 인증샷, 후기 등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자연히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실제 사용하여 장점부터 단점까지 알려주는 SNS 스타들 즉, SNS 구루도 탄생했습니다. 삶 속에서 친근한 소통을 통해 얻은 신뢰감이 그들의 진정성에 힘을 실어줍니다. 





일례로 여름 수영장의 인기 아이템 중 하나가 된 성인용 대형 튜브는 유명 셀럽이 플라밍고와 조개 껍질 모양의 대형 튜브에서 노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26만 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품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유튜버나 인스타그래머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로 커져가고 있어 ‘인스타 경제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멀어져 버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의 구루를 향한 신뢰는 구루들이 선보이는 기업과 제품에 대한 선호로 직결됩니다. 





소비자와 신뢰를 형성하고 마음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신뢰 있는 인물을 활용한 구루 마케팅은 획기적인 방법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더욱 중요한 일은 구루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기 전에 소비자의 믿음을 얻기 위한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