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 기기가 발달하고, 텍스트를 음성으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과 인공지능 시장이 성장하면서 거센 회오리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AI가 책을 읽어주는 상상이 현실이 되고, 그것을 듣는 것이 독서 트렌드가 된 요즘, ‘오디오북’의 현주소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청서 원해요? 지금은 책 '듣는' 시대 


‘오디오북(Audio book)’은 종이에 텍스트를 인쇄한 것이 아닌, 녹음 작업을 거쳐 음성을 넣어 만든 책입니다. ‘귀로 듣는 책’, ‘소리책’이라고도 하죠. 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하면서 편안하고 쉽게 듣는 ‘청서(聽書)’가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한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어폰만 꽂으면 책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귀’만 사용해 ‘눈’과 ‘손’이 자유롭고,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죠. 한번에 두 세가지 활동을 즐기는 현대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때문에 책 읽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시각장애인과 실버 세대에게만 집중됐던 시장이, 짧은 시간 편리하게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확대됐고, 이제 책은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이 됐습니다. 참고로 현재 오디오북은 ‘20대’, ‘여성’, ‘자기계발 서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람부터 기계까지! 책 읽어주는 형태 


오디오북은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자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단순한 ‘1인 낭독’, 효과음 연출이 더해진 ‘다인 낭독극’, 단시간 내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책 내용을 요약한 ‘축약본’이 대표적입니다. 긴 호흡의 콘텐츠가 힘든 독자를 위해 책의 중요한 부분을 발췌 및 해석해 읽어주는 것이죠.


‘음성’에 특별함을 더하기도 하는데요. 이미 해외에서는 톰 히들스턴,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인기 배우들이 시집과 소설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민식, 강부자 등 유명 연극배우 100명이 한국 근현대 중단편 소설 100편을 낭독하는 프로젝트인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가 출시된 바 있죠.





기계가 책을 읽어주기도 합니다.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 ‘문자·음성자동변환(TTS; Text-to-Speech/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 기능이 이를 돕는데, 누군가 직접 읽어주는 사람의 음성처럼 매끄럽지는 않지만, 현재 기술의 발전으로 문장 처리 등의 기능이 탄탄해져 전자책 이용자들이 즐겨 활용합니다. 실례로 ‘교보문고 e북’ 애플리케이션 내 TTS 방식의 책 읽어주기 서비스의 사용자 수가 총 5만 4624명으로, 매월 전월 대비 10%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죠.





AI붐 타고 온 '스마트한' 오디오북 


사실 오디오북과 같은 음성 기반 오디오 콘텐츠는 오래 전부터 제공됐습니다. 전자책, 팟캐스트, 뉴스가 대표적인 플랫폼이자 콘텐츠인데요. 그런데 이것이 왜, 최근 들어 다시 관심을 받는 것일까요? 포털 업체들이 ‘오디오’를 ‘인공지능(AI)’의 킬러 콘텐츠로 꼽고, 음성으로 검색하고 오디오로 답변을 듣는, 기존 플랫폼의 이용 패턴을 분석하면서 물꼬가 터졌습니다. 한마디로, 오디오 콘텐츠가 인공지능의 붐을 타고 조금 더 스마트하게 돌아온 것이죠.



▲ YGX네이버랩스 <오디오북 기부 캠페인> 유인나 채널(출처: 홈페이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음성합성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우의 목소리가 아닌, 어색한 기계음도 아닌, 사람이 말하는 것과 비슷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인데요. 텍스트만 있으면 각각의 업체들이 제공하는 음성합성 기술을 이용해 훨씬 쉽게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죠.


지난 2016년 8월, 네이버랩스(NAVER LABS)는 배우 유인나의 음성을 합성한 오디오북을 제작했습니다. 책의 앞부분은 유인나의 목소리로 녹음하고, 나머지는 텍스트(내용)를 분석하고 적절한 운율을 찾아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자동으로 재현해내는 음성합성기술을 적용한 것인데요. 바로 이것이 오디오북과 인공지능이 만난 스마트한 결과입니다.



▲ 네이버 오디오클립(출처: 홈페이지)



오디오 콘텐츠와 플랫폼의 성장 


스마트한 오디오북은 다채로운 오디오 콘텐츠가 담긴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카카오, 구글과 같은 포털 업체들의 도전이 각광 받는데, 그들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요?


네이버는 ‘오디오클립(audio clip)’을 시작으로 오디오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여러 음성기술과 함께 오디오 콘텐츠를 보다 쉽게 창작하고 공유하는데요. 채널만도 300여개, 주제는 크게 어학과 외국어, 건강·육아, 인문·책·문화로 나눠져 있고, 오디오 크리에이터의 목소리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교양을 청취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팟캐스트 회사인 ‘팟빵’과 제휴를 맺고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팟캐스트(Podcast)’는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로, MP3 디지털 포맷을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라디오 방송 형식의 프로그램입니다. 현재까지 1만2000개의 방송이 서비스되고, 듣는 드라마 등 직접 제작한 콘텐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을 통해서도 음악뿐만 아니라 교육, 종교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죠.



▲ 구글 플레이북(출처: 구글플레이)



구글도 지난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45개국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플레이북’ 앱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책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책 서비스로, 오디오북 제작·유통 기업인 오디언소리와 함께, 전 세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약 1만권을 서비스합니다. 정기구독이 아닌 각각의 책을 구입해야 하고, 한국어 등 9개 언어가 지원되며, 안드로이드, iOS, 웹이나 구글홈, 구글 어시스턴트가 포함된 기기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AI스피커' 입은 오디오북 


앞서 소개했듯이, 오디오 콘텐츠는 인공지능과 찰떡궁합입니다. 그렇다면 그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AI스피커’입니다. 이것은 모바일 이후 새롭게 부상한 플랫폼으로 주목 받는 기기이고, ‘음성’을 매개체로 작동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집니다. 


SK텔레콤의 ‘누구(NUGU)’, KT의 ‘기가지니(GiGA Genie)’, 네이버의 ‘웨이브(WAVE)’, 카카오의 ‘카카오미니(Kakao mini)’, 그리고 아마존의 ‘에코(Echo)’와 구글의 ‘구글홈(Google Home)’이 대표적인 AI스피커이고, 이것이 오디오 콘텐츠의 주 무대가 될 예정입니다.


구글홈에서는 “오케이 구글, 내 책 읽어줘(Ok Google, read my book)”라고 말하면 오디오북 콘텐츠를 귀로 들을 수 있고, 네이버 웨이브(AI 플랫폼 클로바 탑재)에서는 콘텐츠 검색, 소비, 소감까지 모든 단계를 음성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콘텐츠는 아침에 눈을 뜨고 잠이 들 때까지 쉼 없이 움직이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킬러 콘텐츠입니다. 특히 듣는 책은 일 때문에 책을 접하기 어려워 1년에 1권도 채 읽지 않는 이 들에게 신세계를 선물하죠. 단순히 텍스트를 읽어주는 것이 아닌, 뛰어난 기술과 재창조가 더해졌습니다. 여러분도 요즘 뜨는 책 한 권 스마트하게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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