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겪는 만성질환 중 하나는 소화장애로,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증상입니다. 이럴 때 찾게 되는 소화제는 한 알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더부룩하고 답답하던 속이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과연 소화제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 것일까요? 옛 조상들이 천연 소화제로 사용했던 엿기름과, 엿기름 성분을 활용한 현대의 소화제 그리고 소화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를 소개합니다.





인고 끝에 탄생한 천연 소화제, 엿기름 


옛 조상들의 소화제, 식혜 


소화장애는 불규칙한 식사습관, 위의 운동 및 흡수 기능의 장애, 정신적,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소화장애는 존재했습니다. 영국 최초의 여성 지리학자 비숍 여사가 1898년 출간한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을 보면, 그 당시 우리 조상들이 상대적으로 밥을 많이 먹는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빨리, 많이 먹는 식습관 때문에 소화장애를 겪었고 이럴 때 식혜를 마셔 불편한 속을 달랬습니다. 





식혜의 주원료, 엿기름  


그렇다면, 식혜의 어떤 성분이 속을 편안하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바로 주재료가 되는 엿기름 덕분입니다. 엿기름은 밀, 보리 등에 싹을 틔어 만든 것으로 맥아(麥芽)라고 부르는 한약재입니다. ‘엿을 만들기 위해 기른 보리싹’이라는 의미로 엿기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지역마다 ‘엿질금’, ‘엿지름’ 등 다양한 이름이 존재합니다.


엿기름은 단독으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식혜나 조청, 엿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엿기름의 주재료인 보리는 소화에 좋은 대표적인 곡식으로 중국 명나라 때 만들어진 약학서 <본초강목>에도 ‘보리가 오장을 건강하게 하고, 기운을 내려주며, 체한 것을 다스리고,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엿기름 만드는 법과 그 효력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쭉정이 없이 알이 꽉 들어찬 겉보리를 골라 깨끗이 씻어서 하루 동안 물에 담가두고, 보리가 잘 불면 소쿠리에 건져 시루에 안칩니다. 보리가 싹이 틀 때까지 물에 씻어 시루에 안치는 과정을 약 일주일 동안 반복한 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면 엿기름이 됩니다.


충북 진천에서는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엿기름을 처방했습니다. 엿기름 가루를 식후에 한 숟갈씩 먹거나, 엿기름을 불린 물에 쑥과 쌀을 넣어 밥을 지어 먹였습니다. 또 아이가 젖을 먹고 체했을 때 엿기름 가루 한 줌에 물을 넣고 달인 것을 하루에 4~5회씩 처방하기도 했습니다.


보리를 발아시켜 만든 엿기름은 기존 보리보다 효능이 향상된 식품입니다. 보리가 발아하기 이전에 없던 영양소가 생겨나고, 기존의 영양소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주는 프로테아제, 자당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하는 인베르타아제 등 소화효소가 풍부해집니다. 소화효소 이외에도 엿당, 맥아당, 포도당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소화 효소를 직접 공급하는 약, 소화제 


현대의 소화제는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직접 공급하는 소화효소제와 위장의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위장 운동 촉진제로 나뉩니다. 이중 엿기름에 포함된 성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효소제입니다. 


소화효소제는 인위적으로 우리 몸에 소화효소를 넣어 소화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훼스탈, 베아제 등이 해당합니다. 위나 장내에서 작용하는 효소인 라파제, 프로테아제, 아밀라아제, 에스테라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소화불량으로 장내에 발생하는 가스를 제거하는 기능을 합니다.


과식이나 기타 원인으로 명치가 콕콕 찌르듯이 아프다면 위장 근육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소화효소제를 먹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증상이 있을 때마다 1~2정을 복용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장기 복용 시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분비하는 효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수개월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효소제의 대부분은 알약 형태입니다. 위산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장에서 녹아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코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약을 가루로 빻아서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어린 아이나 노인의 경우 과립 형태의 소화효소제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위와 장 건강에 좋은 식재료 및 음식 





소화장애가 반복되고, 피로가 겹친다면 체내에서 음식물을 소화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평소 잘 먹던 음식도 탈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소화제를 먹기 보다는 소화장애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위와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위와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와 음식을 소개합니다. 





매실 


매실은 유기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체의 내분비선을 자극해 효소나 소화액이 잘 분비되도록 도와줍니다. 체했을 때나 식후에 매실차를 마시는 것은 바로 이런 효과 때문입니다. 또 유기산은 장내 유해균을 살균하고, 피로회복을 돕는 역할도 합니다. 배탈이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 먹으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무  


무는 매우면서도 단맛을 내며 따뜻한 성질을 지닌 채소입니다. 예전부터 천연 소화제로 많이 사용됐는데, 녹말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많이 들어있어 쌀, 밀가루 등 탄수화물 소화에 도움을 줍니다. 아밀라아제는 무 껍질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무를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양배추  


양배추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의사들이 소화제로 처방한 기록이 있습니다. 식이섬유, 비타민 등이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 U는 위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손상된 위를 재생시킵니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 K는 궤양으로 인한 출혈을 막아줍니다. 평소 소화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다면 하루 2회, 생으로 양배추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박죽 


평소 식후 소화가 잘 안 된다면 호박죽을 추천합니다. 호박이 갖고 있는 천연 당분이 위를 보호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데다가 소화와 흡수 능력도 향상시킵니다. 호박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다양하지만 식사 대용으로 먹을 때는 죽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위장이 약해졌을 때 효과적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소화장애를 겪습니다. 소화제 한 알이면 금세 속이 편해지긴 하나 가장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위와 장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위와 장에 좋은 음식 섭취를 생활화하여 현대인의 만성질환 소화장애를 치유해 보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