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홀로 즐긴다고 해서 모두가 다 같은 나홀로족이 아닌데요. 철저히 혼자서 무언가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군중 속에서 혼자를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을 ‘라운징족’이라고 칭합니다. 모두가 함께 있는 세상에서 ‘나홀로’를 외치는 이들을 소개합니다.





고립과 함께 사이


라운징(Lounging)족이란 ‘편히 쉰다’는 의미인 ‘라운징(Lounging)’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극장이나 카페 등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여유 시간이 생겼을 때 혼자 카페, 영화관, 서점에 방문해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습니다. 대형 서점의 테이블에 앉아 홀로 독서를 하거나, 영화관의 싱글석이나 일반석에 혼자 앉아 ‘*혼영’을 즐깁니다.

*혼자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





집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서점이나 영화관 등 대형 서점에서 ‘나홀로 힐링’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는 혼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고립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때문입니다. 완벽한 자신만의 공간에서 철저히 고립되어 혼자 힐링을 즐기는 집돌이, 집순이와 차이를 보입니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지는 않고 싶은 마음


라운징족이 추구하는 것은 ‘혼자 있지만 혼자 있는 것 같지 않게’, ‘이 세상에 나만 혼자인 것이 아니라는 위안’입니다.





이들은 “집에 있는 것보다 영화관으로 나와 나처럼 ‘혼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는다”, “회사 내부에서는 점심 먹고 잠시 쉰다고 해도 눈치를 봐야 하는데 서점에 오면 조금 편하게 쉴 수 있다”, “집에만 있으면 외롭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서점에 나와 여러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안정감이 들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 편하다”라고 말합니다.


이들이 혼자 무언가를 즐기는 이유는 관계의 홍수 속에서 절대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고립감이 주는 불안감은 피하고 싶은 이중적인 심리가 맞물려 있습니다. 혼자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외롭지는 않고 싶은 심리에서 ‘적당히 독립적인 활동’이 가능한 공공시설이 최적의 장소로 선택된 것이죠.





관계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법


한편, 라운징족의 증가는 ‘개인주의 확산’과 ‘소통단절’이라는 지적을 낳기도 합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성향에 따른 라운징족의 탄생이 개인주의 확산과 공동체의 유대감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인데요. 개인주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공동체 문화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운징족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지, ‘세상의 모든 관계와 단절한 사람’이 아닙니다. 또, 서점, 영화관, 카페가 꼭 누군가와 함께 가야 하는 곳도 아닙니다. 현대인들은 더불어 가야 하는 조직에서 개인주의만 추구하다 보면 함께 살아가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개인주의 확산과 소통 단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지나친 걱정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가 낳은 신인류 ‘라운징족’.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서점에 가고, 카페에 홀로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은 관계의 숙명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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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혜숙 2018.12.13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

    혼자 있고 싶다. 그렇지만 외로운 것도 싫다.
    식구들과 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혼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