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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동경 벚꽃 이야기

안녕하세요, 신대리입니다.

 

4월이 되면 전국 방방곳곳에서 벚꽃잎이 흩날리며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벚꽃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죠. 동경지사의 남윤혁 지사장이 화사하고 탐스럽게 피어난 벚꽃 사진을 편지 한 통과 함께 보내왔는데, 한 번 살펴볼까요?

 

 

 

 

동경의 벚꽃 이야기

벚꽃의 만개와 함께 일본의 경기도 활짝 필 것인가?

 

매년 4월 초 벚꽃이 만개하면 일본은 꽃구경을 하려는 인파들로 전국이 북새통을 이룹니다. 2년 전 311,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가 몰려간 직후에는 추도의 의미로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였으나 이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어김없이 벚꽃행사가 열렸습니다.

 

 

 

 

 

동경은 통상적으로 4월 첫째 주에 벚꽃이 절정에 달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약 열흘 정도 앞선 3 23일에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덕분에 우에노공원 같은 벚꽃놀이의 명소는 도시락을 들고 나온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예년과는 다소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고요.

 

 

 

 

벚꽃 놀이 시즌이 되면 각 기업들은 단체로 꽃구경을 하며 팀워크를 다지곤 합니다. 때문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꽃구경 명당 자리 확보를 위해 전날부터 미리 돗자리를 깔아놓고 밤을 지새우는 열정을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신입사원들이 입사하기도 전에 벚꽃이 만개한 덕분에 멀쩡한 젊은이가 공원에서 노숙하는 모습은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더불어 신입사원들은 꽃구경 자리를 빌어 자신을 어필하고자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치고 때로는 가무를 동원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모습은 한국하고 별반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올해는 이 역시도 쉽게 구경할 수 없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한편 올해 꽃구경에는 요즘 일본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아베노믹스”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아베노믹스란 신임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 정책들을 통칭하는 말로,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그 핵심입니다. 이는 급격한 엔화 약세 및 주가 상승, 소비심리 회복 등의 가시적인 효과로 연결되어 국민들의 많은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회복 및 소비심리 개선은 꽃구경으로도 이어졌는데요. 벚꽃놀이 시즌을 맞은 백화점들은 특설 매장을 설치하고 예년보다 도시락의 가짓수를 크게 늘렸습니다. 그 중에는 개당 2000(한화 약24000) 정도의 고급 도시락이 큰 인기를 보이는 한편 전복 및 고급 해산물들로 장식한 1만엔(한화 약 12만원) 이상의 초 고급 도시락도 선보였다고 합니다.

 

 

 

 

리먼 쇼크 이후의 극심한 엔고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암흑의 터널을 통과한 일본. 벚꽃의 만개와 함께 찾아온 봄과 함께, 일본의 경제도 기나긴 침체를 끊고 활짝 피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일본의 꽃구경 소식을 들어보니 흩날리는 벚꽃들로 마음이 설레는 것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말에는 직접 도시락을 싸서 벚꽃이 유명한 곳으로 꽃구경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