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연재

[미술관 산책] 세상을 바꾸는 익명의 예술가 뱅크시 전시회

 

 

영국 출신 그래피티 작가, 얼굴 없는 유명인, 평화를 위한 아트 테러리스트 등으로 불리는 작가 뱅크시. 1990년 후반 미술계 등장이후 25년 동안 폭력과 차별이 있는 전세계의 현장을 고발하는 거리의 예술가인 뱅크시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뱅크시의 초기 작품부터 비폭력 주의, 예술의 자본화 등 사회 변혁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담은 전시회 《REAL BANKSY : Banksy is NOWHERE》를 소개합니다.

 


예술계의 뜨거운 감자,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Girl with Balloon (2004-2005)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이자 언제나 예술계의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되는 뱅크시. 일명 ‘얼굴 없는 화가’, ‘거리의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꾸준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성공과 명성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점이 오히려 그의 모든 행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 했죠. 스스로를 ‘아트 테러리스트’로 칭하며, 자신의 작품을 특권층의 소유물이 아닌 대중이 함께 누리는 공유물이 될 수 있도록 갤러리가 아닌 길거리를 무대로 삼은 그는 특유의 풍자와 사회적인 메시지로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뱅크시는 익명의 예술가이기에 그가 직접 기획한 전시회인 ‘CUT&RUN’을 제외하고 전 세계 어디에도 공식적으로 승인된 전시는 존재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뱅크시 전시는 ‘페스트 컨트롤(뱅크시가 직접 설립하여 본인의 작품을 판매하거나 진품 여부를 판정해주는 회사)’에서 공식 인증된 작품이 몇 점인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29점을 포함한 총 130여점의 작품(영상 포함)이 전시되며, 현재까지 뱅크시 전시 중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또한 뱅크시가 자신의 예술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폭력과 차별, 권위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심도 있게 살펴봄과 동시에 그가 예술계에 미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익명의 예술가 Fake Artist, 뱅크시가 전하는 진짜 메시지

 

Flying Copper (2003)

 

이번 전시는 다음 네 가지의 포인트에 주목해 살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비폭력과 반전을 선동하는 예술가의 면모입니다. 뱅크시의 벽화를 그대로 재현한 그래피티 공간을 통해 전 세계의 폭력과 차별의 현장을 포착하는 뱅크시의 행보를 따라가볼 수 있습니다. 그저 길거리의 저급한 예술 장르 정도로 폄하 받던 그래피티를 대중적이면서도 이상적인 공공예술 영역으로 끌어올린 그의 영향력을 짐작해볼 수 있죠.

 


두 번째 포인트에서는 뱅크시가 생각하는 예술에 대해 알 수 있어요. 거리예술가의 반달리즘으로부터 파생되어, 2019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낙찰 직후 액자 속에 감추어진 파쇄기가 작동한 퍼포먼스로 더욱 주목받게 된 뱅크시의 가장 인기있는 작품 <풍선을 든 소녀(Girl with Balloon)>. 이 작품을 통해 자본시장에 침식당하는 예술의 가치와 우리의 정신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술과 우리 삶의 자본화를 반대하며 현실을 냉철하게 재현하고 있는 뱅크시의 원작들을 만나볼 수 있죠. 

 


세 번째 포인트에선 ‘진짜로’ 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뱅크시는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지도자, 종교, 혹은 신용카드는 현실의 무력감을 위로하고 짧은 안식만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합니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규율과 지배 구조를 인식할 수 있도록 뱅크시는 갤러리나 박물관이 아닌 동시대의 현장 곳곳으로 나가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을 던져 놓았어요. 이 포인트에서 뱅크시가 전하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알아봅니다. 

 

 

Love is in the air (Flower Thrower) (2003)


 
네 번째 포인트에서는 예술가와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소개합니다. 뱅크시의 예술활동은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데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가 처한 지금의 이유 없는 차별과 폭력을 반대하고 국경이 아닌 생명을 지키는 일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래서 이 포인트에는 그라운드서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포토존과 뱅크시의 생각을 느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CROSS THE LINE’ 체험공간이 있는데요. 뱅크시가 예술계뿐 아니라 그 너머 우리의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를 찾고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14m에 달하는 거대한 벽에 드로잉으로 재현된 디지멀랜드, 뱅크시의 ATM기 퍼포먼스, 대표 작품인 《풍선을 든 소녀》의 대형 풍선과 다양한 포토 스팟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REAL BANKSY : Banksy is NOWHERE
위치  그라운드서울 기획전시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26 그라운드서울, 구. 아라아트센터)
전시기간 2024년 05월 10일 (금) - 2024년 10월 20일 (일)
관람시간 오전 10:00 - 오후 7:00 (입장마감 오후 6:00)
홈페이지 http://www.groundseoul.com

 


새로운 생각을 보여주는 전시, 문화, 교육 공간 그라운드 서울
 

그라운드서울 전경, 출처: 그라운드서울 홈페이지

 


그라운드서울은 2012년 9월에 서울 인사동에 개관한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한국 예술문화의 중심지인 서울 인사동에서 다양한 전시를 통해 대중예술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창의적인 전시를 선도하고자 태어난 공간인데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갤러리와 기획전시공간을 결합한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술을 애정하는 모든 문화인들을 위한 놀이터로서 함께 즐기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지하 4층, 지상 5층(총 9개층)의 대규모 문화공간으로 15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전시장의 평균 높이는 3.5m이며 최대 14m로 폭넓은 예술장르를 수용할 수 있고 특히 지하 4개층을 관통하는 자연채광의 아름다움은 전시되는 작품들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그라운드서울의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은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콘크리트의 검은색은 물을 상징하며 유리의 빛은 곧 아침 바다의 여명을 뜻합니다.

 

 

Monkey Queen (2003)



뱅크시의 변함없는 저항 정신과 자기 복제를 경계하는 활동 양상은 예술계와 우리의 일상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충격을 전합니다. 대중의 열렬한 지지와 그가 혐오한 예술 시장의 추종을 받지만 동시에 날 선 비판의 경계를 횡단하며 그는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 가고 있는데요. 더 이상 그의 본명과 국적을 묻는 질문보다는 예술가로서 우리의 삶을 변혁하고자 한 그의 메시지와 성취가 무엇인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살펴보길 바랍니다.

※ 제공 : 아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