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대리입니다.


백색의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 1934~)를 아시나요? 리차는 마이어는 로버트 벤츄리, 케빈 로쉬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제3세대 건축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건축물을 백색으로 짓는 일관성 있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백색의 건축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리차드 마이어는 “백색은 빛에 의해 전달되고 변화하는 순결의 상징이며 절대성을 보유한 색이다.”라며 작품 초기부터 지금까지 백색 건축을 고집해왔습니다. 마이어는 백색이 가진 고유한 순수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과거 건축 양식을 백색 건축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늘날의 건축이 과거와 단절된 것이 아닌, 연속된 맥락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김태윤 영남이공대학교 겸임교수님의 글을 통해 신념 있는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르 꼬르뷔지에를 멘토로 삼다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리차드 마이어가 건축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그는 방학을 이용해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축가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본격적인 건축 공부를 시작하며 당시 근대 건축을 이끌어가던 건축가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르 꼬르뷔지에의 순수주의 모더니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유기적 건축,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조형 개념 등이 리차드 마이어의 건축에 녹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리차드  마이어는 르 꼬르뷔지에의 건축 정신을 예찬합니다.


리차드 마이어는 백색 건축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을 때, 그는 “백색은 자연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색을 인지할 수 있도록 명암을 강화시켜 주는 색이다. 다른 색들이 진가를 발휘하는 어떤 환경에서, 백색은 그 자체로 절대성을 유지한다. (생략) 백색은 내 작품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로, 시각적 형태를 강조하고 건축적 개념을 명백히 하기 위해 사용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모던함에 동화되는, ‘울름 슈타트하우스’



필로티 형식의 백색 가벽과 개방된 유리면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울름 슈타트하우스



울름 슈타트하우스(Ulm Stadthaus)는 작은 도시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고딕양식으로 유명한 울름 뮌스터 대성당과 인접해 있으며 우측으로는 현대 건축물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슈타트하우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외벽입니다. 리차드 마이어는 건물의 백색 외피를 벽으로부터 분리시켜 간결한 진입부를 구성했습니다. 건물은 필로티(Pilotis. 건물 상층을 지탱하는 독립기둥. 벽이 없는 일층의 주열(柱列)) 형식을 따르는데, 1층의 백색 원형가벽은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연출합니다. 분리된 백색 가벽과 개방된 유리면은 일체감 있게 조합되어 시각적으로 긴밀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울름 슈타트하우스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고딕양식 성당인

울름 뮌스터 대성당과 사이좋게 서 있다



리차드 마이어는 울름 뮌스터 대성당의 역사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기존의 도시 경관과 주변 건축물들의 기하학적 구조로부터 도출된 ‘새로운 축의 질서’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그는 낭만적 건축을 표방한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의 ‘전통과 지역성에 근거한 건축 개념’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과 백()의 대비, ‘스미스 하우스’




공적 공간은 건물 앞쪽에 위치해 개방적인 반면 사적 공간은 뒤쪽에 오밀조밀 모여 있다



뉴욕 롱아일랜드의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완만한 지형 위에 위치한 스미스 하우스(Smith House)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백색의 목조 건축인 스미스 하우스는 4인 가족을 위해 디자인 된 주택입니다. 그는 장방형의 평면을 양분해 전면 공간은 공적 영역, 후면 공간은 사적 영역으로 구분했습니다. 거실이나 식당과 같은 공적 공간은 물가를 향해 앞쪽에 위치합니다. 커튼 월로 구분 된 거실은 자연을 향해 열려 있어 개방적인 모습입니다.


반면, 사적 공간인 침실은 후면에 위치하며 폐쇄적인 벽과 최소화된 개구부로 구성됩니다. 리차드 마이어는 내부를 최대한 비워 공간의 끊임없는 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며,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철저한 구분을 통해 실내 공간에 다양한 위계질서를 부여했습니다.



파란 대지와 희디흰 스미스 하우스가 대비를 이룬다



또한 간결한 조형미를 담은 스미스 하우스를 푸른 자연 환경 속에 세워 ‘자연의 일부’가 된 백색 건축을 강하게 부각시키려 했습니다.



하얀 캔버스 위에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전경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Barcelona - MACBA)은 바르셀로나 도심에서도 고딕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지구에 위치합니다. 원래는 중세 수도원으로 사용되던 장소에 건립된 것이기도 합니다. 건물은 기존 도시의 맥락을 적극 수용하기 위한 일환으로 ‘건축적 산책로’를 구현하려 했습니다. 외부 광장과 내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실내 경사로를 설치해 길을 만들어 기존 도로와 산책로를 최대한 배려했습니다.



통유리로 된 건물 덕분에 건물 내부에 햇살을 듬뿍 머금는다



미술관의 파사드(Facade,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이 어우러져 백색 벽면에 유동적인 조형 언어를 생성합니다. 자연광의 유입을 위해 개방적인 커튼 월을 만들고, 원통형 계단과 캔틸레버형(Cantilever. 모자의 채양과 같이 한쪽만 지지되고 한쪽 끝은 돌출한 구조물 형식) 전면 가벽은 시각적으로 긴장감 있는 진입 방향성을 유도합니다. 백색 건물을 ‘빛과 그림자’, ‘채움과 비움의 유희’, ‘순수성과 명확성’으로 채우려고 했던 리차드 마이어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리차드 마이어는 규격화된 백색 재료로 일관성 있는 백색건물을 만들어왔습니다. 동시에 그는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건축을 지향합니다. 그 결과 리차드 마이어의 작품들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눈을 사로잡는 백색 건축물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건축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상, 신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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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리는 캐롤라인 2013.08.09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

    바르셀로나 미술관도 리차드 마이어 작품이군요! 멋지다!

  2. 2013.09.09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신도리안 2013.09.10 1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바오밥님^^ 신대리입니다. 본 글은 김태윤 교수님이 신도리코에 외부필진 자격으로 직접 써주신 글입니다. 논문형태가 아니라서 참고문헌은 따로 정리해 주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자료출처는 조금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