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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식

[문화공간] 제2회 SINAP 선정작가 김재범 개인전 <Always already>

안녕하세요, Sindoh 신대리입니다.


Sindoh는 폭 넓은 분야의 미술 작품을 ‘Sindoh 문화공간’에 정기적으로 전시해 직원들의 문화적 감성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는 Sindoh 작가지원 프로그램(SINAP: Sindoh Artist Support Program)을 운영하면서 신진 아티스트들의 개인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제2회를 맞이한 Sindoh 작가지원프로그램 SINAP 에서는 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와 고동연 비평가의 심사 아래 3명의 작가를 선정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SINAP 선정 작가로는 국내외에서 일어났던 사건∙사고를 한 장의 사진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는 ‘폭력’에 주목하고 있는 김재범 작가입니다.






지난 15일 ‘Sindoh 문화공간’에서는 김재범 작가의 <Always already> 전시회를 오픈했습니다. 전시 첫 날은 김재범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품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세션이 열렸습니다. 많은 Sindoh 임직원이 참석해 발표를 듣고 참여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등 이번 전시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Always already, 언제나 이미>


김재범 작가는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분류할 수 있는 폭력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보여지는 폭력을 이야기하는 정도인데, 만약 앞에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삶이라는 단어가 폭력성을 띄고 있다는 점을 알아 차린다면 이는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폭력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폭력 속에는 우리가 어떤 현상을 폭력이라고 인식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윤리나 도덕, 법, 사회질서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김재범 작가는 폭력 그 자체보다는 가까운 주변이나 생활 속에 평범하게 내재되어 있는 물리적 폭력과의 연결고리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I am Jesus Christ 100x148 c-print_2008



김재범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 <I am Jesus Christ>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위 조각은 바티칸 교황청에 소장되어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입니다. 젊고 아름다운 마리아의 모습과 어머니의 무릎에서 잠든 것 같은 그리스도의 평온한 표정이 압권인 이 작품에 작가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폭력성’을 더합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1972년 한 헝가리 소년이 피에타상의 완벽함에 반해서 소유를 꿈꾸게 되고, 그 꿈이 좌절되자 망치를 휘둘러 작품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주목한 작가는 망치를 손에 쥐고 있는 오브제를 피에타 앞에 배치해 폭력이 일어나기 전의 긴장감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Ismael Ax 100x177 c-print_2008



다음 작품은 전 국민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버지니아텍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입니다. 김재범 작가는 한인학생의 무차별 총격으로 학생과 교수 등 32명이 숨진 이 사건을 최신 비디오게임에 나오는 한 장면을 갖고 재구성해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참혹한 사건들이 결국 단순히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라기 보다는 시간이 일어난 것과 상관없는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재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사진들은 비록 실제 연기하고 있는 장면에 관한 것이지만 독립적인 리얼리티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결국 이미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 즉 ‘Already (이미)’ 에 관한 코멘트라고 말합니다.



▲ They pretended they were God 120x134 c-print_2009



이번 작품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상륙해 대홍수가 났을 때의 사건을 조명한 사진입니다. 이 작품은 루이지애나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에서 시신 24구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병원 의료진들이 일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락사를 시행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김재범 작가는 물에 잠긴 메디컬 센터를 재현한 작품에서 보이지 않는 ‘폭력’에 대해 고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폭력 사건의 현장이 아니라 사건의 전후를 재구성하고 상상해가는 방식은 영국의 사진 비평가 데이비드 컴패니(David Campany)가 주창한 '늦은 사진(Late photography)'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작업은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작가의 신속성을 최우선으로 여겨온 사진미학에 반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사진이 담고 있는 이미지를 '진실'로만 받아들일 수 없게 된 우리 시대의 변화된 인식과 환경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 And then there were none 100x133 c-print_2008



작가는 "극단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폭력의 순간" 대신에 "특정한 시간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 폭력이 벌어지는 과정에 대한 보도자료들을 바탕으로 사진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고 전합니다. 동일한 사건이나 이미지가 시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폭력적인 장면 자체가 아니라 리얼리티를 특정한 시각에서 축약하거나 과장하는 과정 자체의 폭력성을 비판적 시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 No casualty 120x148 c-print_2008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한 Sindoh 직원들이 직접 작품의 의미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들도 작품을 보면서 김재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폭력성’을 작품을 통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Rise of Evil 120x148 c-print_2010




▲ Sakakibara 120x150 c-print_2009




▲ babyshower_c-print_120x165cm_2012




▲ marry me_c-print_150x120cm_2012



전시일정



제2회 SINAP 선정작가 김재범 개인전 <Always already>

장소: 신도 문화공간

일시: 2014년 4월 15일 (화) ~ 6월 16일 (월)

관람: 오전 10시 ~ 오후 5시, 주말/공휴일 휴관




전시개요



<Always already>는 2014년 신도 작가지원프로그램(SINAP)의 수여자 김재범의 개인전이다. 김재범은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그리고 각종 매체를 통하여 수시로 보도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어 왔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사건들은 대부분 파괴, 치정, 살인들과 같이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며 심지어 정신분열이 의심되는 인물들에 의하여 행해진 것들이다. 자연스럽게 사건이 참혹하면 참혹할수록 사건에 대한 대중과 매체의 관심은 증가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언어적, 시각적인 자료, 서술들이 범람하게 된다.


김재범의 “Always already”는 우리가 매체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참혹한 사건들이 결국 단순히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라기 보다는 시간이 일어난 것과 상관없는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재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신문에 매일같이 “새로운” 사실들이 보도되는 것과 유사하게 일반 대중들도 실제 사건의 진실여부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수많은 정황들에 대하여 끝없이 상상하게 된다. 과연 사건의 전말은 무엇인가? 사건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사건이 일어난 이후 연관된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작가는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일어나기 이후의 장면을 포착한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사건의 추이를 리서치 한 자료를 전시하고 이로부터 파생된 정황에 의거해서 작가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과 직후를 자신의 방식으로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 상상한 결과나 과정들을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서 배우들을 이용해서 재현해본다.


따라서 그의 사진들은 실제 연기하고 있는 장면에 관한 것이지만 독립적인 리얼리티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결국 이미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 즉 Already에 관한 코멘트이며, 동시에 과거를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과 같이(always) 재연해낸 연극적 상황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의 사진들이 사건에 대한 작가의 해석에 불과하듯이 사진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자신들만의 해석을 덧붙여야만 하는 ‘의무’를 지닌다. 왜냐면 작가는 사진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선보이기를 원한다기 보다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과 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현재진행형으로 바꾸어 상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