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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직장인 필수 맞춤법, 헷갈리는 표준어 바로 알기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신도리코 공식 블로그 <신도리안>에서 직장인 공감 프로젝트로 ‘알쏭달쏭 헷갈리는 표준어 맞춤법’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직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막상 글로 써 놓고 보면 헷갈리는 단어들로 퀴즈를 구성했는데요. 2천 명이 넘는 직장인들이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퀴즈의 정답과 함께 맞춤법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맞춤법 퀴즈 정답 공개


이벤트 문제의 정답을 공개합니다. 이번 기회에 각 단어의 쓰임을 바로 알고 헷갈리지 않도록 숙지하면 더욱 완벽한 직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결재? 결제?


문제 1번, ‘팀장님께 오늘까지 보고서 (ㄱ. 결재 / ㄴ.결제) 받아야 해요’의 정답은 바로 ‘ㄱ. 결재’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98%가 정답을 맞춰주셨습니다. ‘결재’와 ‘결제’ 두 단어를 함께 보고 생각하면 쉽지만 막상 글로 쓰려면 모음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재(決裁)’는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을 뜻합니다. 반면 ‘결제(決濟)’는 ‘대금을 주고받아 거래 관계를 마치는 일’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보고서를 결재받다’ 처럼 허가나 승인을 뜻하는 말에는 ‘결재’를, ‘해당 비품은 결제까지 완료했다’ 처럼 금전 거래에 관련한 말에는 ‘결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연도? 년도?


문제 2번, ‘이 광고 제작 (ㄱ. 연도 / ㄴ. 년도) 한 번 알아볼래?’의 정답은 ‘ㄱ. 연도’입니다. 전체 참가자의 56%가 정답을 맞춰주셨습니다. 전체 문제 중에 정답자가 가장 적었습니다. 그 만큼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두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도’와 ‘년도’는 두음법칙에 따라 적용여부가 다릅니다. 우리말은 ‘ㄹ’계열과 ‘ㄴ’계열이 첫자음으로 오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어에 첫머리에 ‘ㄹ’이나 ‘ㄴ’이 올 때 규칙에 따라 ‘ㄴ’, ‘ㅇ’으로 변화하는데요. 이를 두음법칙이라 부릅니다.


‘연도’와 ‘년도’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문장에서의 쓰임을 파악하고 두음법칙의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연도’는 ‘사무나 회계 결산 따위의 처리를 하며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또한 ‘연도’는 독립명사로 단어의 첫 음절에 오거나 띄어쓰기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작 연도, 설립 연도, 해당 연도, 졸업 연도 등과 같이 사용합니다.


반면 ‘년도’는 의존명사로 ‘일정한 기간 단위로서의 그해’의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의존명사는 단어의 첫 음절이 올 수 없고 앞의 명사와 결합한 형태로만 쓰입니다. ‘년도’는 내년도, 전년도, 2014년도 등과 같이 사용합니다.


‘제작 연도’는 ‘제작’이란 명사와 ‘연도’라는 독립명사가 결합한 합성어이므로 2번의 정답은 ‘연도’가 맞습니다. 참고로 두 독립명사의 합성어는 붙여쓰기, 띄어쓰기가 모두 허용되는데요. 그래서 ‘제작연도’, ‘제작 연도’ 둘 다 맞는 표현입니다.






참고? 참조?


‘첨부한 파일을 (ㄱ. 참조 / ㄴ.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의 정답은 ‘ㄴ.참고’입니다. 참고, 참조는 평소에도 많이 사용하지만 특히 직장에서 메일을 작성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 문제는 전체 참여자의 95%가 정답을 맞춰주셨습니다.


‘참고(參考)’는 ‘살펴서 생각함’, ‘살펴서 도움이 될 만한 재료로 삼음’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참고 도서’, 참고 자료’ 등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반면 ‘참조(參照)’는 ‘참고로 비교하고 대조하여 봄’이란 뜻을 지녔습니다. ‘관계 기사 참조’, ‘사진 참조’ 등 ‘보고 대조한다’는 의미를 지닌 말에는 ‘참조’가 사용됩니다.


한자를 봤을 때 ‘참고(參考)’는 ‘살펴서 생각한다’는 의미를, ‘참조(參照)’는 ‘살펴서 견주어본다’는 의미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업계 이야기 좀 해 주세요. 보고서 작성에 참고가 될 것입니다’는 문장에서는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은 ‘참고’가 더 정확합니다.


또한 ‘참조’는 직장인들에게는 메일을 작성할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이메일을 보낼 때 ‘받는 사람’과 ‘참조’를 구분하는데요. 영어로 ‘CC(Carbon Copy)라고 표현하고 한국말로 ‘참조’라 표현하는 이 기능은 메일을 회신 받는 당사자는 아니지만 해당 내용을 함께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낼 때 사용합니다.


따라서 각 단어는 ‘메일에 첨부한 파일을 참고해 주세요’, ‘부장님도 참조에 넣어서 메일 보내주세요’로 사용합니다.


경쟁율? 경쟁률?


앞서 세 문제에 나온 단어들은 모두 표준어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들입니다. 반면 마지막 문제는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가리는 문제였는데요. ‘이번 신입사원 (ㄱ. 경쟁율 / ㄴ. 경쟁률)이 역대 최고래’에서 정답은 ‘ㄴ.경쟁률’입니다. 이벤트 참가자의 99%가 정답을 맞춰 주셨습니다. 혹시 헷갈렸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알면 좋겠죠? ^^


앞서 ‘연도’와 ‘년도’를 설명하면서 두음법칙을 언급했습니다. 비율을 의미하는 율/률(率)은 앞에 오는 명사의 형태에 따라 다르게 적습니다. 앞에 오는 글자가 ‘ㄴ’ 받침이거나 받침이 없는 경우에는 ‘율’로 적고 그 외 받침이 있는 말 다음에는 ‘률’로 적습니다. 경쟁+율/률(率)에서는 ‘쟁’이 ‘ㅇ’ 받침이므로 ‘경쟁률’이 표준어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더 명확해 질 것입니다.


 받침이 없거나 ''받침

 

 실패율, 규율, 백분율 등

 그 외의 받침

 

 명중률, 합격률, 성공률 등



맞춤법에 얽힌 각양각색 사연들


<신도리안>에서는 맞춤법 퀴즈와 함께 맞춤법에 얽힌 사연을 받았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연부터 웃지 못할 사연까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맞춤법이 서툰 그 혹은 그녀


맞춤법 때문에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상대방 남성이 맞춤법을 틀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변했다는 여성분들이 꽤 있었는데요. 소개팅을 통해 만난 남성이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맞춤법 실수가 너무 많아서 마음이 식었다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제일 많이 언급된 맞춤법 실수는 ‘낫다’였습니다. 감기가 걸렸을 때 ‘감기가 빨리 낫기를 바란다’는 표현을 ‘빨리 낳아’로 잘못 표기하는 일이 종종 언급됐습니다. 남자친구가 이러한 오타를 보내오면 ‘낳긴 뭘 낳아?’하고 생각하는 여성분들이 많았습니다.


표준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것 역시 소개팅에서 성공하는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인 여러분! 문자나 채팅을 할 때 바른 말, 고은 말을 사용합니다. ^^


상사의 맞춤법 실수, 말해야 할까?


상사의 맞춤법 실수에 대해 이야기 한 직장인들도 있었습니다. 웃어른에게 맞춤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사가 보낸 메일에 맞춤법 실수가 있어 이야기했는데 도리어 고맙다고 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정 반대의 상황을 맞은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맞춤법이 틀렸다고 말씀 드렸더니 상사가 기분이 상했는지 며칠간 야근거리를 줬다고 합니다. 업무와 관계된 내용이라면 올바른 맞춤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한 말투와 행동도 중요하겠죠?






나보다 더 말 잘하는 조카 & 외국인


어린이들이나 외국인처럼 한국어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대상이 나보다 맞춤법을 더 잘 알 때 당혹스러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난 달 공중파 예능에서 한글날 특집으로 ‘맞춤법’을 주제로 퀴즈를 진행했습니다.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초등학생인 조카와 이 프로그램을 함께 봤다고 하는데요. 자신보다 문제를 더 잘 맞추는 조카 앞에서 한 없이 작아졌다는 사연을 보내왔습니다.


한편 외국인과 펜팔을 하던 중 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침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영어권에 사는 친구와 펜팔을 주고 받으며 서로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쳐줬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 외국인 친구가 자신의 오타나 맞춤법 실수를 알려줘서 당황했다고 하네요.


어린이나 외국인들이 일반 직장인들보다 표준어에 능숙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서 표준어 위주로 언어를 듣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직장인들도 평소에 언어 생활을 바르게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글날 기념 맞춤법 이벤트 결과와 사연을 나눠봤습니다. 바른 말, 고은 말을 사용하는 것은 직장생활에 꼭 필요한 덕목이자 개인의 인격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바른 말을 사용하는 직장인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