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제64회 신도문화공간 전시로 정지현 작가의 개인전, <1 to 380>가 개최됐습니다. 정지현 작가는 제3회 SINAP 선정작가 중 마지막으로 신도문화공간에 개인전을 선보였습니다.






정지현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조형예술학과를 졸업, 동 대학교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작가는 주로 자신이 경험한 개인과 사회의 관계, 또 외부의 풍경 등을 다양한 매체와 스케일의 장치 및 설치작업으로 다룹니다. 작가의 작품은 설치작업은 때때로 퍼포먼스적이며 연극적인 상황을 연출합니다.



<1 to 380>


<1 to 380>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더없이 강조하는 우리 시대에 다양한 사회적 그룹들이 과연 어떠한 계기로 형성되고 있으며, 그것이 지닌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조명했습니다.






이번 신도문화공간에 전시된 작품은 총 18점으로 스케치, 영상, 사진, 설치 등 작품을 표현하는 도구가 다양한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영국 테임즈강의 강변에서 출렁이는 강물의 표면을 한 자리에 앉아서 반복해서 재현한 정지현 작가의 드로잉 <테임즈> (2012)는 순수한 다수성을 포착하려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작가는 매일 테임즈강을 지나가며 일상의 풍경을 꾸준히 바라보게 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느껴 흘러가는 강물을 드로잉했습니다. 하루하루 강물이 지나가는 흐름을 보고 연필로 기록해 총 153장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 <Thames>_2012종이 위에 연필 (153장) 각 18 x 26 cm



강물을 드로잉하는 것은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매일매일의 날씨와 작가의 컨디션 등이 담겨 각각의 차별성을 지닙니다. 각각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어떤 날은 선이 잔잔하거나 거칠거나 하는 묘사의 차이를 볼 수 있고 비가 오는 날은 물방울이 번져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눈 여겨 볼 만한 작품으로 디지털 프린트 프로젝트인 <Silent Outcry>가 있습니다. 정지현 작가는 개인전과 연계해 한 장면을 380개의 화면으로 쪼개서 분할하고 이를 복사해서 다시금 조합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Silent Outcry> _2014, A4용지 분할 프린트 380장, 600 x 400cm



영국에서의 밤 풍경 사진과 규칙적인 드로잉 작업에서 볼 수 있듯, 작가는 ‘밤 풍경’이란 소재에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많은 것들이 드러나는 낮과 달리 밤의 풍경은 빛이 있는 그 근처의 것들만 보여집니다. 작가는 제한되어 있고 낮에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 드러나는 밤 풍경은 자신이 제시하고 싶은 것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창작자의 마음과 닮아있다고 말합니다.



▲ <Silent Outcry > _2013, C-Print(15점) 59 x 84cm



작품에 보이는 글씨들은 포토샵으로 편집하거나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 아닌 불빛으로 남긴 것입니다. 작가는 장시간 노출을 이용한 사진 연출 방법으로 빛의 잔상을 이용해 글씨를 만들었습니다. <Silent Outcry> 15점(2013)은 움직이는 의자인 휠체어에 불빛을 달아 순간적으로 그 텍스트만의 잔상을 남기고 사라지는 퍼포먼스의 결과물입니다.


글씨에 나타난 내용은 뉴스가 시작하는 앞부분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텍스트는 모두 우리나라 고래잡이의 현황을 뉴스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래 포획은 불법이지만 유통은 합법인 모순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Silent>_2013, C-Print, 59 x 84cm



하지만 사람들은 고래 포획의 뉴스 속에서는 고래를 직접 보거나 만져볼 수 없습니다. 다만 뉴스가 전하는 말과 언어, 영상과 같은 사실적인 증거를 중심으로 사건을 짐작합니다. 밤 풍경 역시 밤 풍경도 바다를 보면서 찍지만, 바다 끝은 보여지지 않고, 그 위에서 객관적인 진술인 텍스트만이 보여지게 됩니다.


<1 to 380>는 11월 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신도문화공간에서 진행됩니다. 작가가 어떤 순간에 관심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재현하려 고민했는지를 유심히 본다면 이번 전시를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움직이는 오브제 설치작업) <무제>_2014, 모터, 나무, 조명 등 가변설치



전시일정



  제3회 SINAP 선정작가 정지현 개인전, <1 to 380>

  장소: 신도 문화공간

  일시: 2014년 11월 6일 (목) ~ 12월 15일 (월)

  관람: 오전 10시 ~ 오후 5시, 주말/공휴일 휴관




전시개요



제 3회 SINAP 선정작가 정지현 작가의 전시, <1 to 380>가 신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소설가 알랭 바디유는 저서 <숫자와 숫자들(Le nombre et les nombres)>(2000)에서 우리가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추상화된 숫자와 이들 숫자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대의 숫자들에 주목하여 왔다. 순수한 다수성(Pure Multiplicity)이라고 불리는 무한대의 수들은 결국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정지된 순간이나 숫자의 표기가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보여준다.


영국 테임즈강의 강변에서 출렁이는 강물의 표면을 한 자리에 앉아서 반복해서 재현한 정지현의 드로잉 <테임즈>(2012)또한 순수한 다수성을 포착하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물결의 흐름이 어느 한 순간 정지될 수 없듯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인식하는 수, 순간 또한 추상적인 지표에 불가하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서 정지현은 이전 설치작업인 <Silent OutCry>(2013)의 한 장면을 380개의 화면으로 쪼개서 분할하고 이를 복사해서 다시금 조합하는 행위/디지털 프린트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한편으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범주를 확장시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축약되지 않는 순수한 다수성, 다양한 순간들을 포착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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