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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글로벌 에티켓] 중남미의 유럽, 아르헨티나와 친해지기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 문화가 주를 이루지만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생활양식도 섞여 있어 중남미 속의 유럽이라 불립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영향도 크게 받아 그야말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합니다. 한국과 12시간 시차가 나는 아르헨티나는 거리뿐 아니라 생활, 문화까지 우리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달라서 더 매력적인 나라, 아르헨티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르헨티나 인사 운 베시토(un besito)’


남미는 우리나라와의 거리만큼이나 문화나 생활양식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업무 차 아르헨티나에 방문한 김한국씨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문화에 당황해 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김한국씨는 회사 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생소한 나라이니만큼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태도에 적지 않게 당황했습니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수 차례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김한국씨에게 눈을 떼지 않는가 하면, 누군가는 "한국의 인형 같다"는 등의 표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살짝 기분이 나빠진 김한국씨는 표정이 굳었지만 현지인의 설명을 듣고 이내 풀어졌습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누군가와 눈을 계속 맞추는 것을 호감의 표시로 여기며 상대의 외모에 대해 약간의 농담을 하는 것은 공격적 의미보다는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길에 지나가는 사람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면 당황하거나 자신에게 불만이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호감의 표시로 여겨집니다.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 시선을 피하면 상대방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아르헨티나 현지인은 남녀를 불문하고 친한 사이인 경우 가볍게 포옹하고 오른쪽 볼을 맞대는 ‘운 베시토(un besito)’ 인사법이 일반적입니다. 초면인 경우 악수를 하는 것이 무난하고 친해지면 ‘운 베시토’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 되려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초면에 선물을 교환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물을 하고 싶다면 한국적 이미지가 있는 열쇠 고리, 봉투, 한지 보석함 등 가벼운 선물이 좋습니다. 업무 관계라면 크리스마스, 생일 등에 카드를 보내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7월 20일, ‘친구의 날’에 아르헨티나 기업인에게 e-메일로 안부를 묻는다면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면담을 신청한 쪽이나 방문을 하는 쪽에서 예의상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선물로는 가죽, 와인 등 아르헨티나에서 흔한 물건이나 칼, 가위 등과 같은 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물건은 선택하지 마세요.


수입규제가 심한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는 한국적인 선물이 반응이 좋습니다. 수입 초콜릿이나 꽃도 적절하며 술에 대한 수입관세가 특히 높으므로 수입 술 한 병은 매우 좋은 선물이 됩니다. 선물은 받는 즉시 앞에서 열어보고 감사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식사할 때 이것만큼은!


아르헨티나의 주식은 쇠고기입니다. 금기시되는 음식은 없으나 매운 음식, 생선, 국물 있는 음식 등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식사에 초대할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음식이 무난합니다. 식사 시 포도주는 한국의 김치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초대는 보통 집에서보다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로 오후 8~10시에 저녁식사 약속을 잡고 주말에는 더욱 늦게 약속을 잡습니다.



모임에 초대되었을 때 마테차를 준다면?


모임에 초대됐다면 주최자가 자리를 지정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주최자가 먹으라고 권할 때까지 식사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최 측에서 현지 전통차인 마테차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전통 마테차는 쓴 맛이 강합니다. 미리 알고 마신다면 당황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인에게 마테차를 마시는 것은 하나의 관습이자 의식과 같습니다. 아르헨티나인들은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만 마테차를 권합니다. 따라서 마시기 힘들다면 너무 강한 거절을 하기 보다는 ‘노 그라시아스(No gracias)’라고 말하며 정중하게 사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친해지고 싶다면 축구 이야기


축구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입니다. 아르헨티나는 프로 축구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여러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 축구 강국입니다. 축구장에 가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전형적인 주말 여가활동입니다. 또한 TV 중계가 있는 주말은 온통 축구열기로 가득합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축구를 화제를 돌려보세요. 아르헨티나 축구팀의 실적이나 메시와 마라도나 같은 축구 영웅을 칭찬한다면 당신에 대한 호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꼼꼼 문화 에티켓 TIP


➊ 아르헨티나에서 색을 고를 때 파란색과 노란색, 빨간색과 흰색이 매칭되어 있는 경우 기피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최대 축구팀 2개 구단을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➋ 우리나라 사람들은 장례식을 생각하면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떠올리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관을 무덤으로 옮길 때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가톨릭을 믿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죽으면 하느님을 만난다고 여겨 축복해주는 것이다.


➌ 숫자는 7 과 10을 선호한다. 서양문화에서 7은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10은 마라도나와 메시를 상징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에 6은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로  좋아하지 않는다.








탱고의 발상지이자 관광자원으로도 유명한 아르헨티나는 여행객에게도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문화 에티켓을 미리 숙지한다면 아르헨티나에서의 시간은 더욱 유쾌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