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연재

영원한 소년을 향한 꿈 <19곰 테드> 속 ‘피터팬 증후군’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순수한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과 역할이 따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19곰 테드>의 주인공 존처럼 신체 나이를 거부한 채 어린 내면을 붙잡고 싶은 ‘어른이’들도 있습니다. 네버랜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피터팬들을 만나보겠습니다.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벗어나고 싶지 않은 아이의 세계


우리에게도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 피터팬은 잃어버린 아이들이 사는 도시 네버랜드에서 악당들과 싸우며 모험을 하는 소년입니다. 피터팬은 나이를 먹지 않아 영원히 소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어른 사회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양상을 ‘피터팬 증후군’이라 부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피터팬 증후군은 실제로 독립을 할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개인으로서 자립할 마음 없이 가족을 비롯한 타인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타인에게 모든 과정을 의지합니다.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가 닥쳤을 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타인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의존성이 강하고 많은 기대를 가지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등 사회진입장벽이 높아질수록 피터팬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부모의 지나친 기대를 받았던 유년시절을 보낸 경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책임한 어른이가 된


어릴 적 왕따를 당할 정도로 소심했던 존(마크 월버그)은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 곰인형 테드가 말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이 이뤄진 뒤 무려 27년의 세월 동안 테드와 형제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존은 뚜렷한 목표 없이 그저 시간만 축내는 렌트카 회사 직원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말하는 곰 인형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테드는 한물간 스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술, 담배, 약, 가벼운 말장난에 빠져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서의 생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시간이 흘러 능글맞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귀여운 곰인형의 외모를 하고 있는 테드처럼, 30대 중반이 되도록 책임감 없이 직장에서 시간을 때우고 헌신적인 여자친구와의 미래도 준비하지 않는 존은 어린 시절의 모습에 멈춰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의 여자친구 로리(밀라 쿠니스)는 책임감 없고 어른스럽지 못한 존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존은 사랑과 테드와의 우정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존에게 태어나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유년시절의 우정에 취해 내면의 성장을 멈춘 존은 일생일대의 선택 앞에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피터팬에게 기대감은 오히려 금물!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호언장담입니다. 객관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우기는 것입니다. 이들의 계획은 현실보다 이상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언제나 야심 차지만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룰 수 없거나 이루기 힘든 과제조차 할 수 있다고 약속하며 다른 사람의 기대 수준을 높입니다. 실행이 불가능한 말뿐이더라도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기 때문이죠.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일반적인 경우 어떠한 목표를 정할 때 과거의 경험을 반추해 현실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지만, 피터팬 증후군을 앓는 이들은 과거에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를 예견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어 능동적으로 주어진 일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은 높지만 책임 있게 실행하지 않기에 현실과 자주 불협화음을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쉽게 환상의 세계에 몰두합니다. 삭막하고 차가운 현실보다는 환상이 자신에게 더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아이처럼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향이 있어 단순하고 바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에 끌립니다. <19곰 테드>의 존과 테드처럼 음주와 유흥 등 즉각적인 흥분을 주는 취미 등이 그것입니다. 피터팬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른 사회의 일부로 들어가기 위한 취미 생활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의존의 대상이 되는 상대가 자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19곰 테드 (2012)


감독: 세스 맥팔레인

출연: 마크 월버그, 밀라 쿠니스, 세스 맥팔레인


줄거리

전세계를 홀린 진정한 짐승남이 온다! 애 같은 남자와 남자 같은 곰의 발칙한 우정!


어린 시절, 왕따에게도 왕따를 당하던 존(마크 월버그)의 소원을 통해 생명을 얻은 곰 인형 테드(세스 맥팔레인)! 말하고 걷는 곰 인형 테드는 전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러나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법. 대중에게 잊혀진 스타 테드는 취미 음주가무, 특기 여자 꼬시기인 백수 한량으로 전락한다. 곰 인형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음담패설과 욕설을 일삼는 발칙한 곰 테드와 27년째 그와 죽고 못사는 절친 존! 참다 못한 존의 여자친구 로리(밀라 쿠니스)는 남친의 미래를 위해 극약처방을 선택하는데…



곰 인형 테드와 함께 유년시절의 안정감에 사로잡혀 현실의 의무를 미루고 있는 주인공 존은 과연 피터팬 증후군을 벗어나 어엿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19곰 테드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1편을 먼저 보고 영화관에서 2편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