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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부드러운 반죽의 달콤한 변신, ‘케이크’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이집트와 유럽을 거쳐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역사를 가진 케이크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가장 대중적인 디저트 중 하나입니다. 층층이 쌓인 반죽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케이크의 역사와 함께 기념일 마다 케이크를 챙기게 된 이유까지, 알고 먹으면 더 달콤한 케이크의 역사에 빠져볼까요?






신전에 바쳐진 음식, 케이크


케이크의 기원은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초의 케이크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푹신한 시트 위에 과일이 올라가 있는 형태와는 매우 달랐습니다. 신석기인들이 만든 케이크는 밀가루에 꿀을 첨가해 단맛을 낸 빵에 가까운 음식으로, 우묵한 석기에 밀가루와 우유 등을 넣고 섞은 뒤 그대로 굳혀 만들었습니다. 때로는 견과류나 말린 과일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틀을 이용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지금의 케이크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후 케이크는 이집트에서 빵 굽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원전 2000년경 이집트인들은 이미 이스트를 사용해 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당시 주변 국가에서는 이집트인을 두고 ‘빵을 먹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제빵 기술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제빵 문화는 바다를 건너 그리스 로마로 전해졌는데, 그들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었던 밀을 이용해 만든 케이크를 신전에 제물로 바치며 건강과 풍요를 기원했습니다. 생일날 케이크를 먹는 풍습도 이때 시작된 것으로, 산파와 아이의 수호신인 아르테미스에게 아이가 태어난 날 무병장수를 비는 케이크를 만들어 바친 것이 그 유래입니다. 케이크를 둥글게 만드는 것 역시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상징하는 달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선택 받은 자들의 특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디저트로


3세기에 들어 로마에서는 케이크의 종류가 100여 종에 달했으며, 빵 만드는 사람과 케이크를 만드는 사람이 구분되어 각각의 전문점과 직업조합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 후 13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천 년 동안은 귀족으로 대표되는 계급사회에서 종교적 의미와 사치품으로서의 케이크가 득세한 시기였습니다. 당시에는 교회, 왕후, 귀족들만 오븐을 가질 수 있었으며 평민들이 사용할 경우에는 사용료를 물게 하는 특권제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빵은 물론 갖가지 재료들을 사용하는 케이크 역시 특권층의 음식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케이크’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13세기경입니다. 케이크는 고대 노르웨이어인 ‘Kaka’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작은 케이크라는 뜻의 ‘Cookie’에서 왔다는 설로 나뉘지만 케이크가 고유명사로 불린 것은 이 무렵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둥글고 윗부분이 크림으로 아이싱된 케이크는 17세기 중반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는 오븐을 비롯한 주방기구의 발전과 정제된 설탕 등 재료 수급이 원활해진 덕분이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증기 기관을 갖춘 공장에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면서 대량생산에도 성공하게 됩니다.






19세기 이전까지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스트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이후 베이킹파우더와 하얀 밀가루가 발명되면서 케이크는 만드는 방법과 맛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후 반죽 방법과 부재료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케이크의 종류도 세분화됐습니다.


생크림 케이크처럼 일반적인 케이크를 만들 때 주로 쓰이는 스펀지케이크는 주로 동그란 틀에 반죽을 부어 만드는데, 밀가루, 달걀, 설탕 등으로 만든 반죽에 향미료를 간단히 첨가하기도 합니다. 이때 첨가하는 향미료에 따라 아몬드케이크, 초콜릿케이크와 같이 세분화된다. 식감이 푹신푹신할 뿐만 아니라 구웠을 때 반죽이 스펀지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의미에서 스펀지케이크라 불리며 이탈리아의 제노바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져 ‘제누아즈’라고도 불립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 비단 같아 비단을 뜻하는 프랑스어 ‘시퐁’에서 이름을 딴 시폰게이크는 스펀지케이크보다 부드럽고 쉽게 딱딱해지지 않습니다.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있는 독특한 모양이 특징이며 1920년대 미국의 제빵업자에 의해 만들어져 1940년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치즈케이크, 티라미수, 무스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들이 세계인의 미각을 달콤하게 사로잡고 있습니다.



TIP. 오븐 없이 만드는 궁극의 달콤함 ‘티라미수’


최근 베이킹 클래스와 각종 믹스 제품이 등장하면서, 전문가의 영역처럼 느껴졌던 케이크를 집에서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븐이 없거나, 손이 많이 가는 조리 과정 때문에 홈메이드 케이크를 포기한 사람들도 많은데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티라미수 케이크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재료와 조리과정이 간단하고 오븐에 굽는 대신 재료를 굳히는 레어 과정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초보자도 근사한 디저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 재 료

에스프레소 한 잔(혹은 인스턴트 커피로 대체), 물, 마스카포네 치즈 200g,

생크림 150g, 연유 6큰술, 카스텔라 1~2개, 코코아 파우더 약간


▶ 만드는 법

➊ 에스프레소 혹은 끓는 물에 녹인 인스턴트 커피를 넓은 그릇에 붓고 물과 섞는다.

➋ 생크림을 휘핑한 다음 마스카포네 치즈, 연유를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섞는다.

➌ 카스텔라를 원하는 그릇 크기에 맞춰 도톰하게 자른 다음 ➊ 에 적신다.

➍ 그릇에 카스텔라-크림-카스텔라-크림으로 층층이 쌓고 코코아 파우더를 뿌린다






생일, 승진, 기념일 등 축하 자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케이크! 때론 달콤한 맛이 그리워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사먹는 디저트입니다. 오늘은 직장 동료들과 커피와 함께하는 케이크 한 조각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