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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영화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 속 ‘빈둥지 증후군’

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처음 둥지를 떠나는 새처럼 집을 떠나 독립하게 될 때, 자녀들은 설렘과 함께 불안감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막연한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낍니다.  자신의 품 안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외로운 마음은 심한 경우 ‘빈둥지 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영화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 속 아들 바보 ‘재키’를 통해 빈둥지 증후군과 극복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출처: 티캐스트



자녀 의존도가 높을수록 증상도 심해져


빈둥지 증후군(공소 증후군)은 자녀가 진학•취직•결혼 등의 이유로 가정으로부터 독립한 후 부모가 겪게 되는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적으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양육자로서의 비중이 조금 더 큰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상황과 성향에 따라 남성에게도 나타납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 간의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좁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녀의 독립 역시 늦은 편이기 때문에 빈둥지 증후군이 다른 나라보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특히 자식 양육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부모라면 빈둥지 증후군을 보다 심각하게 겪을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자아를 구성하는 조각 중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부분이 크다면 자녀가 떠났을 때 본인의 자아가 무너져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워킹맘보다 전업주부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자녀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에도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증상이 오래 나타날 수 있으며 악화되어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들의 독립을 인정할 수 없는재키


뉴욕에서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는 재키(헬렌 헌트)의 아들 사랑은 유별납니다. 바쁜 업무 탓에 잠잘 시간도 부족하지만 작가를 꿈꾸는 아들 안젤로(루크 윌슨)의 작품에 일일이 빨간줄을 쳐가며 교정을 잡는가 하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간섭하지만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아들 바보’입니다. 




▲ 출처: 티캐스트



엄마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만 충실하게 착한 아들 노릇을 하던 안젤로는 재키가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억지로 지원하자 몰래 학교를 자퇴하고 LA로 떠납니다.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단숨에 LA로 날아간 재키는 “실내 수영장에서만 수영을 해본 엄마는 서핑 같은 도전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아들의 말에 자극을 받아 난생 처음 서핑에 도전하고, 부딪쳐 오는 파도에 맞서며 새로운 인생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 출처: 티캐스트



머리가 젖을까 수영장에서 고개를 들고 헤엄을 치던 재키는 서핑을 하며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홀딱 빠지고 발까지 다칩니다. 하지만 그녀는 서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우며 일에만 빠져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아들로 자신의 보상심리를 채우려던 지난날을 떠올립니다. 빈둥지 증후군을 극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의 삶을 찾는 것이라는 진리를 재키는 서핑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자녀에 대한 관심을 내 삶에 대한 관심으로


빈둥지 증후군으로 인한 심리적 상실감과 공허함을 극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관심사를 자녀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된 후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던 여성들은 자녀의 부재를 대신할 관심을 잘못 설정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빈둥지 증후군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의 노력이 함께 요구됩니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거나, 일부러라도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역할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도록 집안일의 양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직 독립하지 않은 자녀가 있는 경우 분산되어 있던 관심이 집중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다가올 독립을 인정하고 거리를 조정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 출처: 티캐스트



예전에 비해 전업주부의 수는 줄었지만 핵가족화로 자녀의 수가 줄면서 빈둥지 증후군은 발생 수와 정도 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중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과 동반할 경우 신체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관심이 낳은 빈둥지 증후군을 이기기 위해서는 받은 관심을 돌려주려는 자녀의 노력도 꼭 동반되어야 합니다.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


감독: 헬렌 헌트

출연: 헬렌 헌트(재키), 루크 윌슨(이안), 브렌튼 스웨이츠(앤젤로)


줄거리

일밖에 모르는 뉴요커 ‘재키’는 아들 ‘앤젤로’가 자신 몰래 학교를 자퇴한 사실을 알고 아들이 있는 LA로 찾아간다. 자유로운 라이프를 꿈꾸는 ‘앤젤로’는 지나치게 자신의 삶을 간섭하는 엄마에게 ‘편안한 수영장에서만 수영해본 엄마는 절대 거친 자연의 파도를 탈 수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한다. 이에 자극 받은 ‘재키’는 무작정 서프보드를 챙겨 바다로 향하는데…


*출처: 네이버 영화




‘백세 시대’라고 할 만큼 삶의 길이는 예전보다 길어졌습니다. 둥지를 떠나는 자녀의 빈자리를 새로운 제2의 인생에 대한 기대와 목표로 채워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