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연재

사내연애 성공사례에서 배우는 연애의 기술

입사를 하려면 지원을 해야 하고, 점심을 먹으려면 주문을 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내에 호감 가는 이성을 둔 솔로부대원들 중엔, 상대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거나, 상대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창구도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시점에 '고백할 타이밍'만을 노리는 대원들이 있습니다.

 

한 대원은

 

"사내 첫 스터디 모임 때, 확실히 다른 부서 남자들까지도 그녀와 같은 조가 되고 싶어서 애쓰던 게 보이더군요. 저는 남들처럼 그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묵묵히 있었습니다. 끝나고 다함께 저녁 먹으러 갔을 때도, 남들처럼 일부러 그녀와 같은 테이블에 앉으려 하거나 말을 걸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될 인연이라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던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진행이 낭만적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뭔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냥 아무 일 없이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게 '차별화 작전'이라고 해도, '할 줄 알지만 안 한 것'과 '몰라서 못한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법이고 말입니다.

 

이렇듯 혼자 애만 태우고 있거나 뭘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그저 마음으로만 바라고 있는 대원들을 위해, 오늘은 사내연애 시작에 성공한 선배대원들의 사례를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그들은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웠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상대와 가까워졌는지 등을 보며 자신의 사례와 비교해보시길 권합니다. 출발하겠습니다.


 

 

 

1. 첫 단추 끼우기의 8할은 인사

 

인사도 안 하는 사이였는데 어쩌다보니 사내연애를 하게 되었다는 사례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사내연애에 대한 희망을 품은 채 호감을 짝사랑으로만 키워가는 보통의 대원들과 달리, 사내연애를 시작한 거의 모든 커플부대원들은 '인사'를 통해 첫 단추를 끼웠다는 걸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전 그 사람이랑 통성명도 한 적 없는데, 인사하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친하지 않은 사이인데 인사 한다는 게 뜬금없을 수 있잖아요?"
"인사하면 제가 관심 있다는 게 너무 티날 것 같은데요."

 

등의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바로 그 지점이 '인사의 효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쪽의 인사가 상대로 하여금

 

'누구지? 저 사람이 왜 인사를 하지?'
'얼굴만 몇 번 봤는데 인사를 하네, 왜지? 나한테 관심 있나?'
'인사를 할 만큼 친하지 않은데 왜 인사를 한 거지?'

라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상대가 모르고 있던 이쪽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며, 나아가 상대에게 '궁금함'을 심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사를 통해 안면을 터놓아야, 이후 말이라도 한 마디 더 걸 수 있는 것이고 말입니다.

 

아직 인사도 못 건넨 채 혼자 마음만 키워가는 건, 그저 상대를 구경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의 팬클럽 회원이 되거나, 퇴사를 앞 둔 순간에서야 고백하겠다고 들이댔다가 거절을 당하는 사례로 이어지곤 하니, 상대에게 이쪽이란 사람의 존재를 알린다는 생각으로 인사부터 하시길 권합니다.

 

 

2. 책 제목으로도 쓰인 '칭찬'의 효능

 

친구와 친구의 이성친구들까지 함께 모여 노래방에 갔을 때, 그 중 한 이성이

 

"이 노래랑 목소리랑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 노래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거 많이 들어봤는데, 제일 잘 부르시는 것 같아요. 이거 말고 그 가수의 다른 노래도 하나 또 불러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며, 상대를 위한 콘서트라도 열 기세로 열심히 부르게 되지 않겠습니까? 다음번에 상대와 또 만날 약속이 생기면, 상대에게 들려줄 다른 노래들까지 연습하게 될 수 있고 말입니다.


 

 


앞서 말한 '인사'가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방법이라면, '칭찬'은 상대의 마음에 초인종을 누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내커플이 된 대원들의 8할 이상이 전부 이 '칭찬'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뭔가 바뀌었는데…. 머리 잘랐죠?"
"오늘 약속 있지? 완전 예쁘게 입고 왔네."
"A신발이 나아, B신발이 나아? 센스 있는 희진씨가 좀 봐줘."

 

등의 이야기로, 상대를 문워크 하게 만들며 마음에 초인종을 눌렀던 것입니다. 제게 도착

하는 사연 중엔 '사내 연하남'에 관련된 사연이 많은데, 그 사연들 속 연하남은 사실 사귈 마음이 없으면서도

 

"(눈을 한참 들여다 본 후) 팀장님은 속눈썹이 진짜 긴 것 같아요."
"안경 벗으니까 진짜 예쁘신데요. 저랑 사내연애 하셔야겠어요."
"데이트 있어서 예쁘게 하고 오신 거죠? 회사 끝나고 제가 미행할 거예요."

 

등의 멘트까지 하곤 합니다. 그저 립서비스나 장난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말들이지만, 놀랍게도 저 말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나에게 마음이 있나?'등의 생각을 하며 점점 신경 쓰는 여성대원들이 많습니다.

 

곧 커플부대에 입대할 대원들이 저런 방법으로 가까워지는 동안, 짝사랑에 최적화 된 솔로부대원들은 상대를 관찰하기만 합니다. 그들도 상대에게 뭔가 변화가 있다는 것, 또는 상대의 장점이 무엇이라는 걸 알지만, 그저 속으로 생각하고 마는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그걸 꼭 입 밖으로 꺼내 상대에게 전하시길 권합니다. 속으로 백 번 생각하는 것보다 한 번 말하는 게 낫습니다.


 

3. 기회 만들기와 훅 들어가기

 

하늘이 도와 사내 심남이와 함께 출장을 가게 되었다는 사연이 두 개 있었습니다. 그 두 사연 속 여성대원들을 각각 A, B로 칭하겠습니다. A의 경우, 그 출장에 대해

 

"배고파질 시간이 되었는데도 (상대가)뭘 먹자는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회사로 들어왔다가 알아서 각자 퇴근하게 되었어요."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차 안에서 좀 어색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반면, B는 상대에게

 

"배고프지 않으세요? 회사 옆에 샌드위치 가게 있는데 샌드위치 하나 드실래요? 제가 살게요."

 

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둘이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야기를 더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 번 그렇게 길을 터놓으니 이후 같이 커피 한 잔 하는 건 쉬워져서, 그렇게 만나다 커플이 되었고 말입니다.


 

 


앞서 말한 칭찬의 경우도, 어느 남성대원은 평소 상대의 '옷 입는 센스'를 칭찬하다가 어느 날

 

"옷 고르기 너무 힘들어요. 파주에 아울렛 오픈했다는데, 팀장님이 같이 가서 옷 좀 골라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자연스레 둘만의 시간이 만들어졌고, 그 쇼핑 이후 두 사람은 더 친해져 사내 커플이 되었습니다.

 

서두에서 말한 '수동적인 기다림'이 낭만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거라면, 지금 말하고 있는 '능동적인 기회 만들기'는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다가감의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동적인 태도로 그저 상대에 대한 평가만 하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고, 먼저 제안하는 걸 겁내지 말아야 하며, 만들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닌데 먼저 제안하는 게 좀 이상하지 않겠냐고 묻는 대원들이 있는데,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자는 얘길 한다고 해서 따귀를 올려붙일 상대는 없으니, 둘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순간엔 훅 들어가야 합니다. 호감 가는 사람과 있으면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새하얗게 된 상태로만 상대를 대하면, 기회를 만들거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도 전부 사라진다는 걸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4. 보안유지와 혼자 돌파하기

 

사내연애를 시작하는 대원들과 시작을 어려워하는 대원들의 차이는, '보안유지'에서도 나타납니다. 전자의 대원들이 '비밀연애'로 관계를 시작할 정도로 보안유지에 힘쓰는 반면, 후자의 대원들은 '연애상담'을 구실로 일단 주변에 고민을 털어 놓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 놓고 도와주겠다는 말까지 들으면 마음이야 좀 더 편해지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경우 의도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와주겠다던 사람이 너무 나서서 설레발을 친 까닭에 상대가 부담감을 가질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이 '사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 까닭에 거부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뒷담화나 루머라는 게 '남 걱정'이란 먹이를 먹으며 자라나는 까닭에, '잘 될 것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다가도 주변의 참견이나 과한 간섭으로 사이가 멀어지게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남이 좋아한다고 하니 나도 좋아지는 심리'가 발동해 당황스러운 삼각관계가 만들어지거나, '나도 연애 못 하고 있으니 너도 연애 못 하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훼방을 놓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더불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대원들은, A라는 상대를 좋아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B라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A를 좋아할 때 남들에게 요청했던 도움이, 훗날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상대가 바뀔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소문을 내게 되면, 회사 네트워크에 '찝쩍이'로 소문이 날 수도 있고 말입니다.

 

매번 남에게 물어가며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하다 보면, 나중에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자신의 연애를 사람들에게 공개하며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이 옮겨 다니다 상대의 귀에 들어가게 될 수도 있고, 상대에겐 '나라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남들이 권해서 보여준 모습'만을 보여주다 이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일은 자신이 하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리하자면, 반드시 상대와 사귀겠다는 강한 의지는 내려놓고, 상대와 함께 회사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기쁨과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가가시면 됩니다. 연애도 대인관계의 한 부분인 까닭에 말을 해야 상대도 알 수 있으며, 오늘 한두 마디를 나눠야 내일 두세 마디를 나눌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기대와 기다림과 관찰과 평가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 발짝 더 다가가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 마음에 품고 계신 상대와 벚꽃놀이를 가게 될 확률은 더욱 높아질 테니 말입니다. 핑크빛 연애를 기원합니다.

 




 

필진 소개<무한의 노멀로그>

 

필력이 뛰어나고 내용을 맛깔스럽게 써서 연애 상담 블로그계에서 명실상부한 최고 블로그의 운영자입니다. 2013년 다음의 우수블로그였고, 연애 카테고리 월별 인기글 순위는 항상 상위권이지요. 단순히 연애에 관한 내용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관계에도 도움을 주는 내용을 많이 다룹니다.

 

해당 필진 콘텐츠는 신도리코 기업블로그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