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도리코의 신대리입니다.


문화경영을 지향하는 신도리코의 기업 블로그 <신도리안>에서는 2015년부터 ‘뮤지엄 건축학개론’이라는 주제로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의 건축과 소장품을 소개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입니다.


방치되었던 기차역이 파리 근대 역사와 미술사를 함께 품은 공간으로 재탄생 한 오르세 미술관. 그 곳곳에 드러나는 20세기의 흔적을 좇아 과거로의 건축 여행을 떠나봅시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오르세 미술관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오르세 미술관은 본래 회계 감사원과 프랑스 최고 행정 재판소였습니다. 하지만 1871년에 큰 화재가 있은 후, 그 기능을 상실하며 도심 속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1900년에 이르러 건축학과 교수였던 빅토르 랄루(Victor Laloux)의 손에 의해 오르세 기차역과 호텔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 프랑스 남서부로 향하는 기차역 가운데 하나였던 과거 오르세 역의 모습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 오르세 역은 도심의 네트워크이자 여행객들의 파티•행사 장소로 다양하게 이용됐습니다. 그러나 그 영화(榮華)는 반세기를 채 가지 못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기차는 점차 몸집이 커졌고 운행 시스템도 진보하면서 작은 오르세 역에서는 더 이상 장거리용 기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오르세 역은 영화 촬영장소 등으로 이용되다가 20세기 들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미술관으로 다시 한번 변신을 거듭합니다.



기차역의 공간을 담은 미술관


‘기차역’이라는 공간은 정해진 시간 속에 사람들이 모임과 흩어짐을 반복하는 곳입니다. 반면 ‘미술관’은 느리고 정적인 공간입니다. 따라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두 곳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건축그룹 ACT와 건축가 ‘가에 아울렌티’는 기차역을 설계했던 랄루의 건축물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미술관으로서의 기능과 현대적 기술을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자연 채광과 인공조명을 조화롭게 매치하고, 벽과 바닥에 균등한 소재의 돌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방대한 기차역의 실내는 침착하면서도 아늑한 미술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공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은 기차역의 상징인 큰 시계가 달려 있는 5층 레스토랑입니다. 시계 바늘 사이로 몽마르트 언덕의 사크레 쾨르 성당을 볼 수 있어 미술관의 베스트 포토존이기도 합니다.




▲ 미술관의 상징인 대형 시계 너머로 보이는 몽마르트 언덕과 사트레 쾨르 성당



이외에도 오르세 미술관 동선은 기차역의 대합실인 광장을 살리기 위해 ‘메인 홀’을 중심으로 각 전시실이 퍼져나가는 형태를 띱니다. 중간층의 테라스에 오르면 각 전시실이 1층 중앙 네이브의 양 옆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존 무쇠 기둥과 스투코 장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홀에서 각종 조각상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이곳이 미술관인지, 기차역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사실 관람을 하기에는 ‘친절’하지 않은 동선입니다. 하지만 수십, 수백 년 전 세월과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 밀레와 마네의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 1층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와 함께 파리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오르세 미술관은 인상파 회화를 비롯한 19세기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인상주의 미술관’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현대 미술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이기 전에, 한 세기 넘도록 파리를 지켜온 역사적인 건축물, 세계 역사와 발맞춰 걸어온 산 증인으로서 오르세 미술관은 오늘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들


1F - 신고전주의(사실주의)

1층에는 1800년대 후반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고전주의와 근대미술의 접점을 넘나드는 에드가르 드가와 19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대표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이 주를 이룹니다.




▲ 밀레 <만종> _캔버스에 유채




▲ 에두아르 마네 <피리부는 소년> _캔버스에 유채



2F - 근대 조각상

2층에는 다양한 조각상들이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앙투안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와 프랑수아 오귀스트 르네 로댕의 '지옥의 문' 등 핏줄까지 정교하게 조각된 섬세한 작품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 오귀스트 로댕 <지옥의 문> _조각




▲ 에밀 앙투안 부르델 <스팀팔 호수의 새들을 죽인 헤라클레스 2판본> _조각



3F - 인상파ㆍ후기 인상파주의 

클로드 모네, 드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세잔은 물론 한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미술가로 손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까지 생생한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 폴 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_캔버스에 유채




▲ 빈센트 반 고흐 <고흐의 방, 세 번째> _캔버스에 유채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해 건물 자체가 역사가 된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 국민의 자랑 중 하나입니다. 2015년 새롭게 시작하는 연재 기획 ‘뮤지엄 건축학개론’을 통해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의 건축 이야기와 소장 작품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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