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 연휴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설은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데요, 각자의 삶에 충실 하느라 바쁜 현대인에게는 소중한 명절입니다. 오늘은 설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 그리고 올바르게 세배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매 번 헷갈리는 명절 차례상 차리는 방법, 올바르게 알아보기
어동육서(魚東肉西), 좌포우혜(左脯右醯),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등 어려운 규칙 때문에 매 번 차리는 차례상은 헷갈리기만 합니다. 차례상은 신위(조상의 이름이 적힌 명패)에서 가장 가까운 첫 번째 열부터 가장 먼 다섯 번 째 열까지, 총 5개의 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마다 올라가는 음식을 살펴보면 보다 규칙을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습니다. 아래 설명을 참고해 차례상을 올바르게 차리는 방법을 알아가기 바랍니다.
<설 차례상 차리는 방법>
<첫 번째 열>
시접(수저와 젓가락), 잔반(술잔과 받침대) 그리고 떡국이 올라가는 위치입니다. 절편이나 국수도 첫 번째 열에 올라갑니다.
<두 번째 열>
생선과 고기가 자리하는 열입니다. 고기전, 산적, 조기, 어전 등이 여기에 올라가죠. 생선은 동쪽, 고기류는 서쪽에 놓습니다. 이를 ‘어동육서(魚東肉西)’라고 지칭하죠. 이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꼬리는 서쪽을 향해야 합니다.
<세 번째 열>
생선•두부•고기탕 등의 탕 종류가 위치합니다.
<네 번째 열>
어포, 나물 류, 간장, 식혜, 침채(김치 류)가 올라갑니다. 좌측 끝에는 포, 우측 끝에는 식혜가 올라간다고 하여 ‘좌포우혜(左脯右醯)’라고 합니다.
<다섯 번째 열>
마지막 열에는 과일류를 놓습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대추, 밤, 배, 감(곶감) 순으로 놓으며 이를 ‘조율이시(棗栗梨枾)’라고 부릅니다. 또는 동쪽에는 붉은 과일, 서쪽에는 백색 과일을 놓는다 하여 ‘홍동백서(紅東白西)’라고 부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던 과일이 유통의 발달로 인해 유입되면서 차례상에 올라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 과일들은 기타과일로 분류해 감의 오른쪽에 놓으면 됩니다.
*차례상 차릴 때 참고할 점
1. 모든 음식을 홀수로 올립니다.
2. 귀신을 쫓는 음식으로 여겨지는 복숭아는 올리지 않습니다.
3. 고춧가루나 마늘 양념은 쓰지 않습니다.
4. 붉은 팥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흰 고물을 사용합니다.
5. 삼치, 갈치 등 ‘치’자가 들어간 생선은 천한 음식으로 여겨져 올리지 않습니다.
세배하는 법 알아보기
아침에 차례를 지낸 후 온 가족이 모여 있을 때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인사를 하는 우리의 전통적 인사 방식이 바로 ‘세배’입니다. 세배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고유한 우리의 풍습입니다. 세배를 받은 사람은 세배를 한 아랫사람에게 덕담 한마디씩 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세배의 관례입니다. 이전에는 돈 대신 명절음식을 싸주는 것이 유행했지만, 현대에 들어서 중국 풍습의 영향을 받아 세뱃돈을 한 푼씩 쥐어주기도 합니다.
명절에만 하는 전통인사인 세배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원래는 집안의 가장 웃어른부터 차례대로 가족이 세배를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가장 웃어른이 앉으면 가족 모두가 세배를 드리고, 그 다음부터는 집안 어른의 순서에 맞게 차례대로 세배를 합니다.
세배하는 방법에는 남녀의 차이도 있습니다. 첫 번째, 절하기 전의 기본자세인 ‘공수(拱手)’는 배꼽 위치에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개어 올려놓는 동작입니다. 남자의 경우 오른손이 왼손의 아래로, 여자의 경우 왼손이 오른손의 아래로 위치해야 합니다. 절의 시작과 끝은 공수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절은 큰절과 평절 그리고 반절로 그 종류가 나누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명절에는 큰 절을 하는 것이 올바른 인사방법입니다.
남자 큰절의 경우, 공수 상태의 양 손을 얼굴 높이까지 들었다 내리면서 허리를 굽혀 손으로 땅을 짚고 엉덩이가 들리지 않게 엎드린 자세를 취합니다. 이 때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로 무릎을 꿇고, 팔꿈치를 바닥에 붙여 몸을 숙이며 손등위치까지 이마를 내려 인사를 올립니다. 인사를 마치고 천천히 일어선 후 양 손을 얼굴 높이까지 들었다가 다시 공수 자세를 취하면 세배가 끝납니다.
여자 큰절의 경우 공수한 손을 어깨높이까지 올린 후 남자와 마찬가지로 왼쪽 오른쪽 순서로 무릎을 꿇습니다. 이 때 손의 위치는 유지하면서 시선은 손등을 향해 자연스럽게 고개가 살짝 숙여집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깊이 내려앉은 뒤 45도 각도로 몸을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 인사가 끝난 후 상체를 천천히 일으키고, 발을 가지런히 모아 일어서서 처음의 공수자세를 취합니다.
설날에 웃어른에게 인사를 올리게 된다면 소개한 ‘올바르게 세배하는 방법’을 참고해 예쁘게 큰 절을 올려보세요. 집안 어른들에게 한층 더 예절 바르고 공손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전통 예절, 차례상에 지방 쓰는 방법
과거 우리나라 모든 집에는 조상의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집에 사당의 존재가 보편화된 후 하위 계층에도 퍼졌는데요, 형편이 되지 않을 경우 집 안에 조그맣게나마 자리를 마련해 조상의 위패(位牌)를 모셨습니다.
우리가 매 차례와 제사 때마다 쓰는 ‘지방’은 임시 위패입니다. 현대에 들어 사당이나 위패가 모두 사라졌죠. 때문에 종이에 간이 붓 또는 펜으로 조상의 이름을 적어 차례상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방틀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지방은 가로 6센티미터, 세로 22센티미터의 깔끔한 백지에 먹으로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통 부모가 모두 돌아가셨을 경우 두 분의 이름을 모두 지방에 올립니다. 왼쪽에는 어머니의 신위, 오른쪽에는 아버지의 신위를 씁니다. 한 분만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한 분만 지방에 씁니다. 그리고 지방에 쓰이는 사람과 제주와의 관계, 고인의 직위, 고인의 이름을 적습니다.
<지방 쓰는 법! - 3 Steps>
첫 번째, 고인과 제주의 관계를 가장 앞에 적습니다. 아버지는 ‘고(考)’, 어머니는 ‘비(妣)’라고 쓰며, 차례로 조부모는 ‘조고(祖考)’와 ‘조비(祖妣)’, 증조부모는 ‘증조고(曾祖考)’, ‘증조비(曾祖妣) 라고 합니다. 현(顯)을 써서 가장 앞에는 ‘현고(顯考), 현비(顯妣)’와 같이 적습니다.
그 다음에는 고인의 직위를 적습니다. 과거 남자 조상이 벼슬에 올라 나랏일을 했다면 벼슬의 이름을 쓰고, 여자 조상은 남편의 직급에 따라 貞敬夫人(정경부인), 貞夫人(정부인), 淑夫人(숙부인) 등의 호칭을 적었습니다. 요즘은 일반적으로 벼슬을 하지 않은 남자 조상을 ‘學生(학생)’이라 쓰고, 그 부인은 ‘孺人(유인)’라고 적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고인의 이름을 적습니다. 남자 조상은 모두 ‘府君(부군)’이라고 쓰며, 여자 조상은 본관과 성씨를 씁니다.
부쩍 날이 추워졌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한파가 우리를 꽁꽁 싸매게 할 텐데요. 머지 않은 설 가족을 만나 한파로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명절을 보내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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