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면 거리 곳곳에서 연말 느낌이 물씬 납니다. 성수동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보는 ‘성수동 로드투어’도 어느덧 한 해를 꽉 채웠습니다. 12월 마지막 기획 콘텐츠로 소개할 곳은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피초코(P.Chokko)’입니다.
베네수엘라 교포, 존과 댄 형제는 ‘좋은 초콜릿은 좋은 카카오부터’라는 철학으로 프리미엄 초콜릿을 만들고 있습니다. 초콜릿의 새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존앤댄 형제를 만나 피초코의 탄생 배경과 운영 철학을 들어보았습니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존 킴, 댄 킴 형제입니다. 저희는 베네수엘라 교포이고 한국에 온지 2년 정도 됐습니다.
2. 베네수엘라 싱글 오리진 초콜릿 전문점 & 연구소인 '피초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를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개인 사업이 어렵습니다. 이에 베네수엘라와 한국을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럼주와 초콜릿이 유명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좋은 카카오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초콜릿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한국은 초콜릿을 하나의 정크푸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콜릿 맛을 커피나 와인처럼 세분화해서 즐기는 경우도 잘 없죠. 어떤 원료가 사용되었는지 판매자도 잘 알리지 않고 소비자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카카오를 사용하고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은 오히려 건강한 삶을 즐기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카카오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초콜릿은 와인처럼 원료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즐기는 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초콜릿도 건강하게, 원재료부터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피초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3. 베네수엘라산 카카오를 100% 사용한 '피초코' 초콜릿은 어떤 특장점이 있나요?
초콜릿은 카카오 재배부터 카카오빈(씨앗) 추출, 템퍼링 등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 피초코는 초콜릿을 만드는 모든 과정, 즉 ‘Bean to Bar’에 있어 전문 쇼콜라티에가 함께합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된 카카오종을 100% 사용한 싱글 오리진 초콜릿을 만들어 카카오 특유의 맛과 향을 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를 국가로 나누는 것을 넘어 세부 지역 산지 별로 나누어 만들고 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나는 카카오라도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확연히 다르거든요!
▲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Bean to Bar’ 8단계
피초코의 초콜릿은 원산지로 나누었을 때 크게 까르네로(Carenero), 리오 까리베(Rio Caribe), 수르데라고(Sur Del Lago) 원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원료로 만든 초콜릿은 고유의 맛과 향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중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인 ‘수르데라고’는 카카오와 과일맛 향(아로마)가 도드라지고 견과류 맛이 납니다. 또한 카카오함량이 70%인 다크 초콜릿인데 쓴 맛은 적고 부드럽죠. 수르데라고 카카오의 특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죠. 싱글 오리진(Origin)이기 때문에 카카오 특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초콜릿을 맛볼 수 있습니다.
초콜릿을 하나씩 맛보면 원료 별로 서로 다른 맛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저희 매장은 방문하신 분들이 맛을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시식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 프리미엄 라인인 ‘수르데라고’ 상세 정보.
초콜릿 제품 별로 원료, 맛, 아로마 등을 표기해 카카오 특유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4. 전문가가 만든 프리미엄 초콜릿을 대중화하기 위해 '피초코'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피초코는 프리미엄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과정인 ‘Bean to Bar’를 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초콜릿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프리미엄 초콜릿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과정을 밝히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원료, 만드는 과정에 따라 초콜릿 맛과 품질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떠한 고급 음식도 맛 없는 재료에서는 최상의 맛을 끌어낼 수 없습니다. 초콜릿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가 맛이 없으면 맛이 없는 거에요. 피초코 연구실은 어떻게 하면 카카오의 맛을 더 맛있게 끌어낼 수 있을지, 더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지 연구합니다. 카페쇼나 세미나 등을 통해 초콜릿 문화를 알리기도 하고요.
여기서 잠깐? 오감으로 초콜릿 맛 보는 법!
[시각] 표면에 공기방울이 없이 고르게 윤기가 나고 반짝이는지 확인하세요! 템퍼링이 잘 된 초콜릿은 고른 색상과 부드러운 질감을 자랑합니다.
[촉각] 손으로 만졌을 때 부드럽고 입에 넣었을 때 은은하고 고르게 녹는다면 잘 만든 초콜릿입니다.
[청각] 초콜릿을 반으로 부러뜨려보세요!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고 경쾌하게 탁! 소리를 내며 정확하게 두 조각으로 나눠지는지 확인하세요.
[후각] 초콜릿이 부러진 단면의 향을 맡아보세요. 초콜릿의 향을 맡으며 먹으면 카카오 특유의 아로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미각] 초콜릿을 입 천장에 붙여 천천히 혀로 녹여 음미해보세요. 맛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꽃, 과일, 견과류, 향신료 등의 아로마를 느껴보세요
5. 서울 내에서도 성수동에 '피초코' 매장을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무나 숲과 함께해야 일상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저희는 서울숲이 마음에 들어 성수동으로 왔습니다. 사실 부동산 트렌드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사실 이 공간은 피초코의 연구실이자 사무실로써의 의미가 더 큽니다. 연구실을 개방해 오가는 사람들과 초콜릿 문화를 공유하고 시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낮 12시부터 3시까지 매장 문을 열고 있습니다.
6. 현재 '피초코' 매장이 들어서기 전 이 부지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나요?
이 곳은 이전에 오토바이 매장으로 사용되었어요. 너무나 성수동스러운 공간이었죠.
7. '피초코'를 찾은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누구였나요?
피초코는 단골 손님이 많은 편이에요. 얼마 전에는 초콜릿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한 손님이 있었는데 매장에서 시식도 하고 초콜릿 문화에 대해 이야기도 나눈 뒤로는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방문하는 단골이 되었어요. 더불어 성수에 위치한 카페나 편집숍 등 주변 상점 사람들과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서로의 가게에서 밥이나 차를 즐기는 등 친목회를 열기도 합니다. 대기업 자본 상권이 적은 성수동 특유의 문화 덕분에 이러한 관계도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베네수엘라 싱글 오리진 초콜릿으로 만든 핫초코도 맛볼 수 있다
8. 앞으로 성수동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요?
성수동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도 느낍니다. 누군가 나가고 누군가는 새롭게 들어오겠지요. 특별한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상점들이 고유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발전해갈 수 있는 그런 마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9. 다가오는 2018년 한 해 목표와 다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 스스로 초콜릿 생산자(makers)가 되어 초콜릿 ‘Bean to Bar’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좀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Bean to Bar’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사람들에게도 잘 말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더욱 다양한 맛과 향의 초콜릿과 새로운 초콜릿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고민 또 고민할겁니다.
피초코는 초콜릿 메이커인 두 형제의 철학이 느껴지는 초콜릿 연구소이자 가게입니다. 재료부터 차별화된 초콜릿,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개성이 느껴지는 초콜릿을 먹어보고 싶다면 성수동에 위치한 피초코를 찾아보세요!
'기획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흥행보증수표 영화 미리보기 (0) | 2017.12.29 |
---|---|
[트렌드 파이오니어] 믿음으로 지갑을 열다 <구루 마케팅> (0) | 2017.12.28 |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외국인 친구에게 추천 관광명소 & 선물 (0) | 2017.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