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문화와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여행 사진가 장세현, 파워블로거 울트라 오렌지(UltraOrange)입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가을은 사진가들에게는 가장 바쁜 계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짧은 가을은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들을 풍성하게 담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인데요. 하늘은 높고 푸르며 호수와 강에는 물안개가 피어나 신비로운 풍경들이 많아집니다.
또한 전국 곳곳의 산하가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아름다운 가을 풍경 중 단풍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찍는 팁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019년 단풍 절정 시기와 단풍 명소
▲ 2019년 단풍 예상과 절정시기 (출처: 웨더아이 홈페이지)
아름다운 단풍 사진을 찍으려면 단풍이 가장 절정일 때 담아야겠죠? 매년 단풍이 물드는 시기는 조금씩 다른데 그 해의 단풍 절정 시기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기상청이나 웨더아이 같은 사이트를 통해 올해의 단풍 예상시기를 미리 파악하면 가을 나들이 계획에 도움이 됩니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가을이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곳곳에서도 단풍을 볼 수 있지만 이왕이면 단풍으로 유명한 명소들을 찾아 더욱 특별한 사진을 남겨보면 어떨까요?
단풍이 물들기 전 찍을 수 있는 가을 사진
▲ 상암동 하늘공원
단풍 사진을 알려드리기에 앞서 뜨거운 여름을 지나 단풍이 물들기 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의 자연 경관부터 담아볼까요? 지역마다 다르지만 단풍이 본격적으로 붉게 물드는 시기는 보통 10월 말에서 11월초인데 그 전 초가을에도 촬영할 주제들도 다양합니다.
특히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가을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죠. 9월의 하늘공원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는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적당합니다. 가을 특유의 높고 푸른 하늘과 푸릇푸릇 높다랗게 솟아오른 억새가 잘 어우러져 근사한 연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촬영한 사진처럼 억새밭을 중심으로 인물을 둔 채 파란 하늘과 억새가 프레임에 모두 담기도록 촬영하면 초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초록 억새를 배경으로 한 인생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하늘 풍경이 잘 담기게 하려면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있는 정오 근처 시간대보다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 시간대를 추천합니다.
▒ 촬영 포인트
- 초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초록 억새를 활용하기!
- 억새밭을 중심으로 인물을 두고 한 프레임에 하늘과 억새가 모두 담기도록 촬영
- 가을 하늘의 컬러를 잘 담아내려면 정오 시간대를 피해 방문할 것
▲ 시흥 갯골 생태공원
9월 중순이 지나면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가 곳곳에 만발하기 시작하는데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꽃무릇도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코스모스는 가을에 피는 대표적인 꽃인 만큼 손쉽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꽃인데요. 코스모스만 잘 담아도 가을 느낌을 풍부하게 낼 수 있습니다.
코스모스의 특징을 잘 잡아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코스모스는 꽃잎이 매우 얇고 반투명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게 잎이 얇은 꽃은 그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꽃과 눈높이를 맞추어 클로즈업하여 촬영하고 뒷배경은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하면 청초한 코스모스의 느낌을 잘 담아낼 수 있습니다.
▒ 촬영 포인트
- 얇고 반투명한 코스모스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할 것!
- 꽃과 눈높이를 맞추어 클로즈업하여 촬영하고 코스모스 군락은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하기
빛의 변화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단풍 사진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도 불리죠. 어떤 빛으로 사진을 촬영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피사체도 각기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단풍은 빛을 잘 활용하여 찍으면 더욱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는데요. 순광, 사광, 역광의 빛 촬영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공주 마곡사
▲ 공주 마곡사
순광을 이용한 촬영
순광은 말 그대로 빛이 단풍의 정면을 향하는 것으로 단풍 고유의 색감을 살리며 정직한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는 촬영 방법입니다. 하지만 순광으로 사진을 담게 되면 단조로운 사진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변 장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을 꼽자면 대비되는 색상의 장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단풍 주변에 색이 대비가 되는 배경을 활용하는 것인데요. 부러진 나무 토막도 좋고, 은행과 단풍을 함께 배치하는 것도 좋습니다. 주변의 풍경을 최대한 활용해 보세요.
▒ 촬영 포인트
- 단풍 고유의 색감을 잘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추천!
- 단조로운 느낌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비되는 색상의 주변 장치를 활용할 것
▲ 괴산 문광저수지
▲ 홍천 은행나무숲
사광을 이용한 촬영
사광은 피사체의 측면으로 비추는 빛을 말하는 것인데요. 피사체에 그림자를 만들어 보다 풍부하고 입체감 있는 사진을 만들어 줍니다. 자연에서 사광을 이용해 단풍사진을 촬영하려면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빛이 비스듬히 비출 때를 이용하여 멋진 사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 촬영 포인트
- 풍부하고 입체감 있는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추천!
-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빛이 비스듬히 비출 때를 활용해볼 것
▲ 청수사
▲ 공주 마곡사
▲ 아산 공세리성당
역광을 이용한 촬영
마지막으로 역광 촬영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진 촬영을 할 때 역광은 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분들이 많지만 역광을 잘 활용하면 훌륭한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역광은 피사체의 뒤에서 빛이 비추는 구도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실루엣을 담을 때 사용하는 기법인데요. 단풍은 투명한 질감을 갖고 있어 역광으로 담을 때 더욱 영롱하고 특별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단풍을 역광으로 담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단풍이 시커멓게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요. 스팟 측광으로 세팅한 뒤 노출을 밝게 조절하고 촬영을 해야 보다 느낌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 촬영 포인트
- 투명한 질감의 단풍을 영롱하고 특별하게 담고 싶을 때 활용하면 좋은 촬영법
- 단풍이 시커멓게 나오지 않도록 스팟 측광으로 세팅한 뒤 노출을 밝게 조절하고 촬영하기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단풍 사진
▲ 영동 송호국민관광단지
▲ 가평 남이섬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장소에 가면 그 자체로도 느낌 있는 사진을 담아낼 수 있지만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면 사진은 더욱 생동감이 넘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생성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이면 가장 좋겠지만 때로는 모르는 사람의 뒷모습이라도 인물이 들어가면 훨씬 매력적인 사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을 명소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을 활용하여 가을 정취가 물씬 나는 인생샷을 남겨 보세요!
▒ 촬영 포인트
- 단풍, 은행 등을 인물을 함께 배치하여 찍어볼 것!
- 곧게 뻗은 나무들 사이에 인물을 배치하면 배경과 인물의 느낌을 한층 살릴 수 있음
장노출과 반영을 활용한 단풍 사진
▲ 인제 방태산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냥 셔터만 누르고 찍는다면 다른 사람과 차별이 되는 사진을 찍을 수 없겠죠? 조금만 신경을 쓰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촬영 방법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노출과 반영인데요. 이는 단풍 사진을 찍을 때 무척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계곡에서 단풍 사진을 촬영할 때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ND 필터(Neutral Density Filter)*로 셔터 속도를 낮춰 장노출을 담게 되면 물이 흐르는 느낌을 그대로 사진 한 장으로 담아내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ND 필터(Neutral Density Filter, 중성 농도 필터): 필터를 통과하는 색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투과량만 감소시키는 필터를 말하며, 한낮에도 느린 셔터 속도를 활용한 촬영이 가능함
▲ 장성 백양사 쌍계루
또한 호수나 바닥에 고인물에 카메라를 수면 가까이 하여 그 위에 비치는 하늘과 건물 그리고 단풍들을 담으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특별한 사진이 완성됩니다. 이러한 사진을 반영사진이라고 하는데요. 우연히 지나가던 바닥에 고인 물에 어떤 반영들이 비춰지는지 수시로 확인한다면 같은 장소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개성 있는 사진들을 얻을 수 있겠죠?
▒ 촬영 포인트
- 물가에 핀 단풍을 남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찍고 싶다면 ND필터를 활용해볼 것
- 카메라를 수면 가까이 하여 물가에 비친 풍경을 담은 반영사진을 남길 수 있음
▲ 장성 백양사 쌍계루
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해 사진 농사는 가을에 다 찍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은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날씨가 좋은 만큼 축제도 많고 울긋불긋 단풍과 황금빛 들녘, 그리고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시기죠. 이제 제법 선선해진 날씨에 즐거운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오늘 알려드린 가을 사진 촬영 방법을 참고하여 멋진 가을 사진을 많이 담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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