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Jane & Louise Wilson, Safe Light, Divided Ballroom 

C-type print on aluminum in perspex, 180 X 180 X 2cm, 2003 

(우) Verne Dawson, Turtle Oil on linen, 172.7 x 106.7 cm, 1986-2008 


※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 초대 없는 내부 전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2D & 3D 전문기업 신도리코가 내년 3월 26일까지 서울 성수동 본사 ‘신도문화공간’에서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신도리코가 준비한 2020년 마지막 기획전으로 일본부터 미국, 유럽, 그리고 중동 미술까지 다양한 해외 미술 작품을 다루고 있는데요. 파하드 모시리(Farhad Moshiri), 로버트 인디아나(Robert Indiana), 아담 스콧(Adam Scott)를 비롯한 해외작가 총 8명의 대표작품 13점이 선보입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힘든 만큼 다양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작품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란의 전통과 팝아트의 만남, 파하드 모시리(Farhad Moshiri) (b.1963)


중동미술 대표작가인 파하드 모시리는 197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칼아츠(CalArts, 캘리포니아 예술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현재는 12년간의 미국생활을 뒤로한 채 이란 테헤란에 거주하며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파하드 모시리는 2000년대 초반 페르시안 토기에 매료돼 캔버스 위에 의도적으로 토기를 그리고 그 위에 서예로 고대 아랍어를 표현하는 등 두 이미지를 중첩한 유화시리즈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테헤란 현대사회의 반짝이는 요소들에 영감 받아 금박, 비즈, 크리스탈을 이용한 캔버스 작품과 일상 오브제, 칼을 사용한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죠. 


파하드 모시리는 팝 아트에도 영감을 받아 이란의 전통적인 예술 기법과 키치한 팝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작품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성격을 지닌 구슬을 이용한 자수작업으로 서구 문화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죠. 이란의 공예술과 서구의 팝 문화는 이런 식으로 서로 어우러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면서 이란 전역에 팽배한 서구문화의 어색함을 표현합니다. 이는 이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 혼란에 대한 작가의 아이러니한 해석으로도 볼 수 있죠. 


▲Farhad Moshiri, Hammam 1&2 

 Hand embroidered beads on canvas, 60x60cm each (40 panels), 2011 


추상적인 매체로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로버트 인디아나(Robert Indiana) 


▲Robert Indiana, KvF I From The Hartly Elegies: The Berlin Series 

Five serigraphs in colors on White saunders watercolor 410g paper, 203.2 X 141cm, 1990 


미국의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아나는 1961년부터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간결한 문자로 문학적인 상징성을 내포하면서도 서민적인 소탈함을 담고 있다는 점이 관람 포인트인데요. 예를 들어 'EAT', 'DIE' 와 같은 단어를 간결한 프레임에 추가해 '먹는다', '죽는다' 라는 단어 본연의 의미가 일으키는 연상을 추구하는 것이죠. 


작가의 대표작 《Love》(1966)는 추상적인 매체인 문자를 활용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따뜻한 붉은색과 차가운 색채가 서로 대비돼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데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간판·표지·상표 등 상업디자인이 지배하는 현대문화를 인정하고 현대의 그래픽디자인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강력한 것인지 보여주는 상징물을 만들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담다, 한스 크리스티안 슁크(Hans-Christian Schink)  


1961년 독일에서 태어난 한스 크리스티안 슁크는 천혜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담는 사진작가입니다. 결국 경계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탐색하는데요.


▲Hans-Christian Schink, Cumbe Mayo(1) 

C-print / diasec, framed, 121 X 143cm, 2004 


한스 크리스티안 슁크는 독일 하이덴하임 쿤스트뮤지엄(Kunstmuseum Heidenheim), ACE Gallery (LA, 미국), 콜롬비아 보고타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áneo, Salta, AR) 등에서 개인전을 진행했습니다. 


‘부재의 현존’을 다룬 제인&루이스 윌슨 (Jane & Louise Wilson) 


쌍둥이 자매 제인과 루이스 윌슨은 1989년부터 사진, 영상, 조각을 이용한 연극 설치작품을 함께 제작해왔습니다. 이들은 주로 ‘부재의 현존’을 다루며 다양한 장소의 경계와 정체성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평소에 보지 못했던 도시의 지리를 표현하고 또 한편으로는 특정 장소와 건축 요소들 간 유동적인 관계를 탐구하기도 합니다. 


▲Jane & Louise Wilson, Safe Light, Ballroom 

C-type print on aluminum in perspex, 180 X 180 X 2cm, 2003 


포스트모더니즘의 귀환, 마르커스 뤼페르츠(Markus Lüpertz) 


마르커스 뤼페르츠는 포스트모더니즘 회화의 귀환을 알린 독일 신표현주의 1세대 작가로 추상화와 표현주의가 융합된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1960년대 명성을 얻은 뒤 22년간 독일에서 가장 인정받는 예술학교인 뒤셀도르프 미술학교의 교장으로 역임하기도 한 마르커스 뤼페르츠는 대중문화, 신화의 주인공, 나치 시대의 역사를 결합한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Markus Lüpertz, Enthauptung 

Oil on canvas, 200 x 162cm, 1984 


문명의 아이러니를 다룬 ‘치바 마사야 (Masaya Chiba)’ 작가 


치바 마사야는 주로 일상의 정물과 풍경이 독특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다루는 작가입니다. 치바 마사야는 그림을 그리기 전 나무나 종이 등을 사용한 조각을 만들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직접 만든 것을 더해 회화로 표현하는데요. 이 요소들을 한 군데 모은 오묘한 조합은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작품 초기에는 지점토와 목재로 입체 모형을 만들고 기존의 투명 사진을 배경으로 배치해 다소 이질적 장면을 연출했는데요. 특히 배경에 깔리는 장대한 풍경과 대비되는 소박한 정물은 묘한 아이러니관계를 형성합니다. 작가는 이를 두고 "일본 대지진 이후 ‘문명의 이기’는 쾌적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무한히 편안한 생활방식은 절대 없다. 항상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Masaya Chiba, Peaceful village 

Oil on canvas, 141.5 x 240cm, 2008 


20세기 거장이 떠오르는 독특한 화법, 쿠와쿠보 토루(Toru Kuwakubo) 


▲Toru Kuwakubo, Composition 0919 

Oil on canvas, 162 x 194cm, 2009 


쿠와쿠보 토루의 작품은 고흐처럼 두텁게 표현하는 ‘마티에르의 유화’ 기법이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마치 모네와 같은 20세기 거장의 화풍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쿠와쿠보는 지난 2004년 2월 일본 갤러리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에서 개인전 첫날 모든 작품을 판매해 주목받았으며 일본 유명 미술잡지 ‘미술수첩’의 스카우트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존재의 영속성을 다룬 작가, 베른 도슨(Verne Dawson) 


▲Verne Dawson, Turtle 

Oil on linen, 172.7 x 106.7 cm, 1986-2008 


베른 도슨은 영성, 불멸, 우주 속 존재 등 인간에 대한 주제를 주로 다룹니다. 환상적인 풍경과 우주를 아름답게 표현한 그의 작품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방대한 역사를 현재와 엮으며 인간의 본성과 문화의 연속성, 전통의 지속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지금까지 꾸준히 대중문화를 탐구하면서 점성술이나 천문학적 기호들이 가지는 상징성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신도리코는 1999년부터 꾸준히 기획전을 주최하며 임직원의 문화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있는데요. 마음껏 해외를 나가지 못하는 시기인만큼 미술 작품으로나마 다양한 나라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할 것 같습니다. 미술 문화 발전에 힘쓰는 신도리코에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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