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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Review SINAP] SINAP 제7회 선정작가, 김실비/양정욱/이혜인

제7회 SINAP 선정작가 인증식

 

 

안녕하세요신도리코의 [Review SINAP] 코너입니다. 오늘은 SINAP(SIindoh Artist Support Program) 7회를 리뷰해보는 시간입니다.  제6회 SINAP의 선정 작가 및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7회 SINAP 선정작가, 김실비 · 양정욱 · 이혜인 

 

 

아트디렉터 옌스 호프만과 도형태 대표의 심사모습

 

 

SINAP 7회에는 6회와 동일하게 옌스 호프만(Jens Hoffmann) 아트 디렉터와  도형태 대표가 심사를 맡아주었습니다엄정한 심사끝에 선정된 제7 SINAP 작가는 김실비 작가, 양정욱 작가, 이혜인 작가로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예술가 입니다

 

 

SINAP 7회 시상 작가 소개

 

Sylbee KIM 김실비

 

금융-신용-영성 삼신도 Trinity: Finance-Credo-Spirituality 2019,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Photo by Lee Hyunmoo, Courtesy of the artist

 

회한의 사당 Shrine of Regrets 2018, Commissioned by Naver Cultural Foundation Corp. Photo by Sangtae Kim, Courtesy of the artist

 

 

김실비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과 조형예술을 전공한 후,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치, 문화, 과학기술과 연관된 주요 이슈들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에 걸쳐 표현합니다.

 

 

회한의 동산 Garden of Regrets 2018, Installation view at Sindoh Art Space, Seoul Photo by Gim Ik Hyun, Courtesy of the artist

 

붉은 액과 나르키소스 The Red Liquid and Narcissus 2017, Installation view at Nevan Contempo, Prague Photo by Peter Fabo, Courtesy of the artist

 

 

한국과 독일, 그리고 여타의 세계를 잇는 가상의 연결점들을 선보이며, 제도의 틈새에서 발생하는 자발적인 이미지 생산자, 사용자, 유통자들에 주목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성과 이미지,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작가 특유의 상상적 시점을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동시대의 문화 산업과 여흥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현상들을 재구성하며, 현대성과 이미지,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작가 특유의 상상적 시점을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회비판의 새로운 시점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습니다. 

 

 


<김실비 작가의 작가 노트>


타자를 보는 시선은 늘 오염을 거친다. 피아를 구분하면서 우리 사이에 힘은 불균등하게 실린다. 너의 정치적, 사회적, 사적 삶은 나와 다르다는 인식에서 너를 무시하고, 탄압하고, 추행하는 내가 결과한다. 이렇게 편향으로 점철된 우리의 존재는 빅데이터로 영구 귀속된다. 가상계에서도 힘은 쉽게 왜곡된다. 초국적 기업은 국가를 대체할 것인가? 이에 전적으로 흡수되지 않으면서 지구에 닿아 사는 여타의 존재와 공생하는 데에 미술은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을까? 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발달하는 기술이 첨예해질수록 우리는 다시 몸으로 돌아온다.

생사에 얽혀 무엇에든 의지하며 믿고 싶어하는 마음은 우리가 여전히 인간이라는 증명이다. 신은 부, 권력, 영원을 약속하는 무언가로 옮겨다닌다. 타자의 죽음으로 배를 불리는 자본의 체제에서 사랑은 소비를 기다리는 상품이 되다가도 여전히 모든 일의 시작이다. 이를 알고 하나의 믿음으로 삼는다면, 미술은 신상품의 순환에 부역할 것이 아니라 생사의 세계에 변화를 불어넣는 물결이 되어야 한다. 미술은 고도의 한정판으로 선점되기보다 공공이 가리키는 무작위를 향해야 한다.

서로 맞닿을 수 없는 역병의 현세 이전, 좋았던 모든 것이 공공에 있었다면 미술과 그 주변은 여러 차원으로 움직일 수 있다. 흙에서 다른 빛깔을 구별해내고 다음의 순조로운 생존을 빌며 동굴 벽화를 그렸던 사람처럼, 우리는 여전히 공동의 제의를 갈구한다. 우리는 하나 하나가 취약하고 미미하기때문에,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서로가 필요하다. 여기저기에 불거져나오는 미술은 무엇으로든 술렁임을 더욱 크고, 명징하고, 색다르게 만들 것이다. 우리를 지배하는 가짜 신에 거역하고, 서로를 일깨우며, 공통의 생태에 맴도는 목소리일 것이다.



 

회한의 소굴 Cradle of Regrets 2018, Installation view at Hapjungjigu, Seoul Photo by Cheolki Hong, Courtesy of the artist

 

 

<김실비 작가 이력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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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국립 베를린 예술대학교 미디어아트 마이스터슐러(마리아 페더, 히토 슈타이얼 사사), 베를린, 독일
2007 쿠퍼 유니언 니카 교환 프로그램, 뉴욕, 미국
2005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미술이론, 조형예술), 서울, 한국


주요 개인전
2020 사랑의 카타콤, 멜랑주, 쾰른, 독일
2018 회한의 소굴, 합정지구, 서울
         회한의 동산, 신도문화공간, 서울
2017 붉은 액과 나르키소스, 네반 콘템포, 프라하, 체코
2015 엇갈린 신(들), 인사미술공간, 서울
2012 홀리데이 러브,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주요 단체전
2021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광주 비엔날레, 광주, 한국
2020 더블 비전,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9 Neither Black/Red/Yellow Nor Woman, 타임즈아트센터, 베를린
         For Better or Worse, 괴팅엔 쿤스트페어라인, 괴팅엔, 독일
         불온한 데이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8 헬로!아티스트 광주비엔날레 특별전–가공할 헛소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광주
2016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4 SeMA Blue: 오작동 라이브러리,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Give Us the Future, 신 베를린 쿤스트페어라인(NBK), 베를린
2013 신진작가전: 라운드업,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2 플레이타임, 문화역 서울284, 서울
         리얼 DMZ, 월정리역, 철원, 한국


수상
2020 예술 새출발 지원금, 연방문화기금재단, 독일
2017 제 7회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SINAP), 가헌신도재단, 서울
2015 차세대예술인력 육성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2013 시각예술 프로젝트 지원, 베를린 시의회, 베를린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국제문화예술교류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2009 릴리상, 국립 베를린 예술대학교, 베를린

 

레지던시
2018 가스웍스, 런던, 영국
2017 미트팩토리, 프라하, 체코
2011 익스페리멘타, 홍콩, 중국

 

작가론
2019 이진실, 계시와 믿음 사이: 믿음의 알레고리로 테크노크라시를 해부하기, SeMA-하나 평론상, 대상, 서울시립미술관-하나은행, 서울

 

 

육십진법에 따른 연애편지, 작고 따뜻한 죽음, 계시의 나날과 자매 A Sexagesimal Love Letter, A Little Warm Death and Sisters in the Plutocratic Universe 2016, Installation view at SeMA Biennale Mediacity Seoul Courtesy of Seoul Museum of Art

 

 

Junguk YANG 양정욱

 

 

아는 사람의 모르는 밭에서 In the Unknown Fields of Someone I Know 2017, Wood, motor, mixed media, 330(h)&times;1800&times;700cm, Courtesy of the artist

 

 양정욱 작가는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 이야기들을 작가의 생각 속에서 가공하면서 관계와 소통의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을 담은 작업을 조각과 설치라는 매체로 풀어냅니다. 야간경비원, 주차안내원, 아버지, 친구들과 같이 한 개인에 대한 관심은 작가의 감성을 통과하면서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이야기로 변화하고, 이는 작가의 생각 속에서 증축되고 그 안에서 동적인 리듬을 얻어 공감각적 언어로 구현됩니다.

 

 

이제는 만나지 않는 친구들 #2 Friends Who No Longer Meet No.2 2017, Mixed media, 46(h)&times;66&times;27cm, Courtesy of the artist

 

 

나무와 실, 모터 등을 이용한 아날로그적인 유기적 구조물의 움직임 속으로 이야기들이 투영되고, 하나의 움직임과 다른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고 반복되면서 전체를 형상화하고 서로 다른 주기의 움직임들은 구조적인 불완전성으로 인해 완전히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고 매번 조금씩 다른 움직임과 소리를 만들어 낸다. 움직임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인 나무와 모터 외에 외형의 모든 것들이 배제된 듯한 작품의 모습은 수많은 비어있는 공간을 보여주는데, 반복적이지만 완벽하지 않은 움직임과 비어있는 공간이 쌓여진 층 사이사이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깊숙이 담겨 우리에게 일상의 작은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양정욱 작가의 작가 노트>


일을 하면서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자문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관심사에 따라 이야기를 쓰고, 보여지는 재료나 규모 따위도 계속 변해왔기 때문에 명확하게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합니다. 다만 그 주변을 계속 서성거리는 느낌으로 일을 합니다. 서성이다는 말은 주위를 왔다 갔다 하는 것입니다. 그 중심이 어디인지,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일단은 냄새를 맡은 셈입니다

각자의 일상에는 독창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에서는 본인이 현실에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 있는 지의 여부가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없는 독창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이 바탕이 되거나, 반대가 되거나, 그 사이의 무수한 각자의 독창성이 있을 뿐입니다. 주변의 모습들은 제가 자리잡은 현실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가장 익숙한 바탕입니다.

10년 가까이 해온 작업들을 다시보면, 당시의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직업에 대해 고민하거나,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고민 해왔습니다. 해결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고민들이 소재가 되면서, 직업을 핑계로 원하는 만큼 고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일의 장점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정성에는 어떤 숙연함이 있습니다. 오랜 동안 몸이나 사물을 보존하거나, 수행에 가까운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것에는 정성이 있습니다. 저는 정성과 그 안에 담겨진 숙연한 기분을 좋아하고, 의식적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종종하는 말이지만 저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잘 하지도 못하며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거칠고, 무섭고, 고통스럽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가능하면 신중히 조금만 움직이려 합니다. 하지만 그 정성의 매력은 버리기는 어렵습니다.
작업에서의 이야기들은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들입니다. 예전에는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도 설명했는데, 저의 현실에는 작업에서처럼 따뜻하고 나쁘지 않은 결말이 좀처럼 되지 않아서 입니다. 그렇게 되고싶은 마음에 저는 서성거리고, 이야기들이 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용 속에는 제가 등장하거나, 경험의 일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의 실제 모습은 시작은 같지만 대부분이 속상한 상황들입니다. 받아 적은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때 그 일이, 혹은 지금의 이 일이 이렇게 되면 좋겠다”입니다. 저는 소심하고 비겁한, 독창적인 개인입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커다란 동물을 동굴에 그렸던, 어느 존재처럼, 저도 이야기를 적어 들고 소망합니다. 다음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대화의 풍경 Scenery of Dialogue T_9 2018, Wood, copper, motor and mixed media 34.5(h)&times;22.5&times;22.5cm, Courtesy of the artist

 

잠들지 않고 배달되는 것들 #10 Things that do not sleep and delivered every time No.10 2018, Mixed media 28(h)&times;17.8&times;34.4cm, Courtesy of the artist

 

 

<양정욱 작가 이력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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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학교 조소과 졸업, 성남


주요 개인전
2019 어제 찍은 사진을 우리는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다, 갤러리현대, 서울, 한국
2018 어제 쓰던 안경으로 오늘을 보아도, 신도문화공간, 서울
         우리는 바람이 부는 날에 작은 동물원과 그리고 더 작은 미술관을 갔다, 동탄아트스페이스, 화성, 한국
2017 홀롱, 나는 그것이 필요해요, 케르게넥미술관, 비냥, 프랑스
2015 말이 없는 사람, 두산갤러리, 뉴욕, 미국
         은퇴한 맹인 안마사 A씨는 이제 안마기기를 판다, OCI미술관, 서울
2013 인사만 하던 가게에서, 갤러리소소, 파주, 한국


주요 단체전
2020 리듬풍경, 오타와 미술관(OAG), 캐나다
2019 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도래하는 공동체, 부산현대미술관, 부산, 한국
2018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한국
2018 플랫폼 아티스트 & 오픈스튜디오,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한국
         한국을 만나다, 유타미술관, 시더시티, 미국
         철-인, F1963, 부산
         AT MUSEUM, 성남큐브미술관, 성남, 한국
         도시 인상, 63아트, 서울
         구조의 건축,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한국
2017 리듬풍경,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도쿄, 일본
2017 경기창작페스티벌, 경기창작센터, 안산, 한국
         빈 페이지, 금호미술관, 서울
         그 집, OCI 미술관, 서울
2016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갤러리현대, 서울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5 SOS, 경기창작센터, 안산, 한국
         리듬풍경, 경기도미술관, 안산
         아티스트 파일2015: 동행, 일본국립신미술관, 도쿄, 일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모든 것이 헛되다, 서울미술관, 서울
2015 랜덤 액세스, 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14 로우테크놀로지: 미래로 돌아가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더 브레인, 카이스트, 대전, 한국
         일상의 생각_’별과 사람’, 닻미술관, 광주
         누구나 사연은 있다, 경기도미술관, 안산
         숨을 참는 법, 두산갤러리, 서울
2013 제35회 중앙미술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공중시간, 성곡미술관, 서울
2012 사이의 변칙,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1 나는 미래다, 김종영미술관, 서울
         내일을 향해 쏴라! 4,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Class of 2011, 갤러리현대, 서울
         Boiling Point, 쿤스트독 갤러리, 서울
         九境•(구경), 갤러리 스페이스 DA, 베이징, 중국
2009 예술은 적당히, 대안공간 가화, 서울

 

수상 및 레지던시
2018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7 제 7회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SINAP), 가헌신도재단, 서울
         케르게넥 미술관, 비냥, 프랑스
2016 경기창작센터 창작레지던시, 안산
2015 OCI 영 크리에이티브 선정, OCI미술관, 서울
2014 경기창작센터 창작레지던시, 안산
2013 제35회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주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경기도미술관, 안산
대림창고,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OCI미술관, 서울
유타미술관, 시더시티, 미국

 

 

대화의 풍경: 밤이 되면 말하는 것들 Scenery of Dialogue No.2 : Speaking of Something When the Sun Goes Down 2018, Mixed media, 193(h)&times;870&times;197cm, Courtesy of the artist

 

 

 

Hyein LEE 이혜인

 

 

구르는 별 A Rolling Star Empty Address_The Field in front of Neunggok Station project 2010, Oil on Wood panel. 22&times;27.4cm, Courtesy of the artist

 

Wagenplatz. Snowy. 23.12.12. 14:00~15:30 The second life_The small garden house area in Berlin project 2012, Oil on canvas, 24&times;30cm, Courtesy of the artist

 

이혜인 작가는 다양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정기적으로 관찰한 뒤 작가의 경험적 시점을 회화로 표현하는 관념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초기작업에서는 자전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잃어버린 장소와 시간에 대한 기억, 감각, 상상을 동원한 과거의 풍경을 보여주었고, 2010년부터 최근까지는 캔버스를 들고 서울 외곽지역, 베를린 등 작가가 머물던 다양한 장소로 나가 주변 풍경을 화폭에 담는 ‘야외사생’이라는 20세기 초 인상주의 회화의 전통적인 방법을 차용하며 물리적 시공간에서 수집할 수 있는 경험이나 제한적인 재료에서 발견되는 우연성을 작가의 시각과 결합하는 작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Sketch Book Exhibition view at K&uuml;nstlerhaus Bethanien, 2013, Courtesy of the artist

 

 

작업 시 작가가 통제하고자 하는 외부의 환경에 대한 제약 속에서 회화작업을 하며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보이지 않았던 사회의 단면들을 발견하면서 눈앞의 그림에 대한 시각적 강박을 덜 느끼게 되고, 시각적 결과물로서보다는 현장에 작가를 머물게 하는 하나의 계기로서의 그림의 역할을 더 중시하게 됩니다. 즉,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그림에 대한 질문 자체를 내용으로 하며 회화라는 매체에 국한되지 않는, 장르와 영역의 경계를 초월한 현대미술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러한 개념미술로의 발전은 회화뿐 아니라 설치, 조각작업도 병행하게끔 하여 그림이든 설치든 모두가 하나의 프로젝트로 수렴하여 연결되어있는 작업이 되게끔 만듭니다. 

 

알베르틴 Albertine 2017, Oil on canvas, 72.7&times;60.6cm each, Courtesy of the artist

 

알베르틴 Albertine. 2017/ Jun. 12. Mon. 20:00~23:00 2017, Oil on canvas, 72.7&times;60.6cm, Courtesy of the artist

 

 

 <이혜인 작가의 작가노트>
 

 2010년 <빈 주소_ 경의선 능곡역 앞 들녘>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하는 야외 장소에서의 작업은 다른 존재들을 몸을 통해 지각하고 그 과정을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바깥의 공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며 우연의 연속이었다. 이를 기록하기 위한 일지나 비디오 기록이 남겨지고, 몸의 보호와 작업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과정이 집 짓기나 작은 크기의 그림과 같은 매체의 형식을 결정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장소나 시간적 배경만을 제안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우연의 과정에 맡김으로써 나와 주변환경과의 관계에 의해 구체적인 그림의 소재가 생겨나고, 자연스러운 표현의 방식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지속적인 걷기와 주변을 바라보는 행위는 몸의 지각을 민감하게 하고, 이로써 외부의 다른 생명들과 교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난다. 시선으로 대상을 어루만지는 응시의 행위는 평면이라는 그림의 공간에 색과 붓질의 흔적으로 응축되어 남는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은 특정 공간에서의 대상과 마주한 대화의 기록이며,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 경험의 저장소가 된다. 그림의 과정이 거의 보이지 않는 밤의 시간대에 그리거나 비나 눈과 같은 날씨, 갑작스런 사건으로 장소로부터 추방당하는 일과 같은 특정 조건과 환경, 우연한 사건 등이 모두 그림의 형식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외부 조건들로 인해 특정 이미지를 재현하는 일에 실패함으로써, 그리기의 행위의 과정과 그림들 사이의 전후 관계에 더욱 주목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바깥을 떠돌며 그리는 작업은 특정 공간이나 대상, 특정 시간대와 같은 조건들을 변화시키며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페이스 타임과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타인과의 만남의 과정을 그림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 제시하는 다양한 환경적 조건 아래서 유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이용해 직접 보고 그리는 이유에 대해 급변하는 시지각의 환경속에서 우리가 지각하는 동시대의 리얼리티(reality)가 무엇인지 알아보기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여 주변의 대상을 지각할 때 자신의 좁은 범위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관계로 열릴 가능성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나-대상 사이에 만들어진 관계의 개별성이 그림이라면, 그림-관객 사이에도 개별적 관계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결국 그림은 나와 타인의 관계 사이에 놓여있다

 

 

XDXD (Collaborated with Lu Yi) 2018, Oil on canvas, wall painting, sound, Dimensions variable Exhibition view at Fulfill Art Space, Taipei, Courtesy of the artist

 

<이혜인 작가 이력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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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202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18 Sync, 신도문화공간. 서울, 한국
2016 Golden Tree Company, 갤러리 기체. 서울
2015 완벽한 날들, 두산갤러리 뉴욕, 뉴욕
2013 완벽한 날들, 대구미술관 프로젝트 룸, 대구, 한국
         Sketch Book,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베를린
2011 네 뺨에 석양, 브레인팩토리, 서울
2010 빈주소_ 경의선 능곡역 앞 들녘, UNC 갤러리, 서울
2008 비정한 세계, 표 갤러리, 서울

 

주요 그룹전
2020 당신 속의 마법_Y, Y+아티스트 프로젝트 2013-2018,대구미술관, 대구
2019 밤이 낮으로 변할 때, 아트선재센터, 서울
        Decade studio, 두산갤러리 뉴욕, 뉴욕
2018 Will you be there?, Project Fulfill Art Space. Taipei. Taiwan
        예술가의 정원, 닻 미술관, 경기 광주, 한국
2017 강정, 미래의 기록, 대구 강정보 디아크광장, 대구
        직관 2017, 학고재 갤러리, 서울
        빈 먼 곳_ 이강승, 이혜인, Paik Art Seoul, 서울
2016 장소와 각주, 금천예술공장 PS333, 서울
        삼키기 힘든, 두산 갤러리, 서울
        언더 마이 스킨, 하이트컬렉션, 서울
2015 아티스트 파일 2015: 동행,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과천, 한국
        아티스트 파일 2015: 동행, 도쿄 국립신미술관, 일본
        트라우마의 기록,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경기 고양, 한국
2014 마음의 기억, 단원 미술관, 경기 안산, 한국
        보이지 않는 도시, Our Monster, 서울
        생명연습_ 이혜인, 차승언 2인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마술 산 아래, Space MASS, 서울
        오늘의 살롱, COMMON CENTER, 서울
        구경꾼들, 두산 갤러리, 서울
2010 짓다_백우진, 이혜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08 젊은모색 2008_ I AM AN ARTIST, 국립현대미술관, 경기 과천

 

XDXD 2018, Oil on linen, 37.7 x 45.5cm, Courtesy of the artist

 

지금까지 제7회 SINAP를 리뷰하며 선정 작가인 김실비, 양정욱, 이혜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봤는데요한국의 현대미술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한번 더 관심 기울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그럼 다음 [Review SINAP] 시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