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직 낮 기온은 덥지만 선선한 바람, 높고 푸른 하늘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데요. 9월 22일은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추분(秋分)’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 추분의 뜻과 의미를 소개합니다.
밤이 길어지는 날, 추분은 어떤 절기?
양력 2016년 9월 22일인 ‘추분(秋分)’은 24절기 중의 한 절기로 해가 ‘추분점(秋分點)’에 이르게 되는 날입니다. 추분점은 해가 북쪽에서 남쪽을 가로지르는 중간 지점을 말합니다. 해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넘어가면서 북반구는 해가 짧아지며 상반부에 위치한 나라는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고 남반구는 해가 길어지며 하반부에 위치한 나라는 더운 계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호주의 크리스마스가 여름인 이유가 해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사’를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재미있고 쉽겠죠?
추분은 가을의 여섯 절기인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 상강(霜降)중 네 번째 절기이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데요. 추분 이후에는 밤이 낮보다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을 지나 본격적으로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됩니다. 추분은 봄을 알리는 절기인 춘분(春分)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따뜻합니다. 아직까지 여름의 온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춘분보다 온도가 약 10도 가량 높습니다.
낮과 밤을 기준 삼아 4개의 절기가 존재하죠. 바로 춘분(春分), 추분(秋分) 그리고 하지(夏至), 동지(冬至)가 바로 그것인데요. 춘분과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절기이며 하지와 동지는 해가 가장 긴 날 그리고 짧은 날입니다.
‘추분을 지나면 우렛소리가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라는 속담에서 날이 추워짐을 표현하는 ‘벌레가 숨는다’라는 표현이 있죠. 환절기(換節期)인 추분은 밤낮의 기온차가 커져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간단히 걸칠 카디건 같은 웃옷 하나 정도는 준비해 다니는 것이 좋겠네요.
추분을 대표하는 풍속
추분에는 노인성제(老人星祭)와 가을걷이가 대표 풍속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인성제(老人星祭는)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겨지는 별인 노인성(老人星)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입니다. 노인성은 장수를 의미하는 별인 까닭에 모든 이에게 신앙적 존재이기도 한 동시에 국가차원에서는 세상이 평안해지고 왕이 장수하는 별이라고 믿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고려와 조선에서 추분이 되면 국가의 번영을 위해 노인성제를 지냈습니다. 중국에서는 노인성이 추분에 나타났다 춘분에 사라진다 하여 전통적으로 추분에 제를 올렸습니다. 노인성이 나타나면 길조지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군주가 위태롭고 전쟁이 일어난다고 믿었기 때문에 노인성이 나타나면 군주에게 축하를 올렸습니다.
가을걷이를 다른 말로 하면 추수(秋收)입니다. 노인성제는 생소한 풍습이지만 가을걷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죠. 추분을 대표하는 풍습이라고 할 수 있는 추수는 한 해 동안 공들여 기른 농작물을 수확하는 결실의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작물을 수확하고 고추를 따서 말리는 등 농사철 중 가장 바쁜 한 때입니다.
추분은 태풍이 오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추수를 하는 절기인 만큼 일기예보를 잘 체크해 농작물 피해 감소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추분에 먹으면 좋은 음식
추분 무렵이 제철인 음식은 ‘버섯’입니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좋기로 유명한 버섯은 철분, 아연,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특히 식이섬유가 40%나 들어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건강하지 못한 혈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의 질병을 예방하며,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버섯은 면역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질병의 감염과 암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내 몸을 깨끗하게 해주는 ‘청소부’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죠.
전 세계적으로 2만여 종의 버섯이 존재하는데 약 1800여 종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자주 먹는 버섯은 팽이버섯, 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양송이버섯, 표고버섯이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버섯은 몸을 차게 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굽거나 끓이는 등 열을 가하여 먹어야 합니다. 버섯마다 특유의 맛과 식감이 다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버섯으로 맛있는 가을식단을 차려보기 바랍니다.
추분 무렵이 되면 더위가 가시고 시원한 날씨가 찾아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에는 연인, 가족과 나들이에 나서기 제격이죠. 추분이 있는 이번 주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이 많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소중한 이와 함께 기분 좋은 나들이를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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