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우먼>, <미녀와 야수>, <덕혜옹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여성 주인공’의 작품들입니다. 바로 이것이 최근 영화시장의 새 바람인데요. 다가오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오늘은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 같이 여권신장에 기여한 인기영화를 만나보겠습니다.





세계여성의 날 


110년 전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 5천 여명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Bread for All, and Roses, Too”를 외쳤습니다. 우리에게 생존권(빵)과 권리(장미)를 달라는 울부짖음이었죠. 당시 이들은 하루 12~14시간씩 일을 했고, 그럼에도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등의 자유가 없음은 물론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 받았습니다. 이에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고, 그렇게 ‘세계여성의 날’이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1910년 ‘의류노동자연합’ 조직이 탄생했고, 1911년부터 세계곳곳에서는 여성의 날을 위한 각종 기념행사가 펼쳐졌으며, 1975년 UN은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영화계 여성운동 


여성운동은 그야말로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여성들의 지위향상과 남녀차별 철폐, 여성빈곤 타파 등 여권신장을 위한 움직임은 그 어떤 분야도 가리지 않았는데요. 영화계도 그 중심에 서 있었죠.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남성위주의 영화를 검열하기 위한 특별 테스트 고안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영화 <퍼시픽 림> 스틸컷 / (오)마코 모리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Alison Bechdel)이 남성중심 영화의 수치를 파악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 ‘벡델 테스트’가 그 시작입니다. 이것을 통과하려면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와야 하고, 이들이 서로 대화를 해야 하며, 대화 내용에 남자 외 다른 내용이 포함돼야 합니다. 국내 대표 통과 작품으로는 영화 <암살>, <도둑들>, <광해>, <해운대>, <괴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코 모리 테스트’도 있습니다. 이것은 영화 <퍼시픽 림> 속 캐릭터 ‘마코 모리’에서부터 고안된 것으로, 영화 내 성평등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데요. 적어도 한 명의 여성 캐릭터가 있을 것,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있을 것, 그 이야기가 남성 캐릭터를 뒷받침 하는 것이 아닐 것이란 기준이 적용됩니다. 앞서 소개한 벡델 테스트가 여성 캐릭터의 양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마코 모리 테스트는 질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화 추천! 여성 캐릭터 그레잇 


이 같은 운동에 따라, 오로지 여성만의 이야기로 꾸며진 영화도 이제는 흥행영화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는데요. 커리어우먼으로, 때론 어머니로, 세계를 지키는 판타지 속 영웅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며 영향력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여성영화’하면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떠오르나요? 인기 여성영화 6편을 소개합니다.





‘여성영화’하면 영화계 대표 페미니즘 스타로 알려진 ‘메릴 스트립’의 주연작,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6년 국내 개봉한 이 영화는, 사회부 기자를 꿈꿨던 앤드리아(앤 해서웨이)가 뉴욕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악마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로 취직하면서 겪는 고군분투를 그린 오피스 코미디극인데요. 스토리부터 대사, 배우, 패션 등 모든 것이 여성에 맞춰진 특별한 작품으로, 당시 ‘구직에 나선 젊은 여성의 모습’, ‘일하는 여성의 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기록했습니다.


액션 장르에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힘으로 지배되는 남성중심의 액션 영화에서 여성의 캐릭터가 심층적으로 다뤄진 것은 이례적이라 볼 수 있는데요. 작품 속 6명의 여성들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계에서 구원을 찾아 대모들이 살고 있는 ‘녹색 땅’으로 향하는데, 그 여정에서 여성이 추구하는 강인하지만 따뜻한 세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도 있습니다. 영화 <와일드>는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으로 세상과 등진 딸(리즈 위더스푼)이 지난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선택한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멕시코 접경~캐나다 접경을 종단하는 4285km 구간)를 걷는 여정을 담았는데요. 그녀는 94일간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분노, 상처와 대면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모녀의 삶과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볼 필요성을 깨닫죠.


‘세계여성의 날’과 똑 닮은 영화 <서프러제트>도 추천합니다. 영화는 영국의 세탁공장 여성 노동자인 모드와츠(캐리 멀리건)가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무너져버린 정의와 인권 유린의 세태에 분노해 부당함에 맞서고자 거리로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당당하고 아름답게 맞서라”, 이 세상 모든 여인들에게 보내는 가슴 뜨거운 찬가가 숨어있는 작품이죠. 참고로, 서프러제트(suffragette)는 참정권을 뜻하는 서프리지(suffrage)에 여성의 접미사 ‘-ette’를 붙인 말로, 20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여성 참정권 운동과 그 운동가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번에는 여성에게 유난히 가혹한 비즈니스 세계를 그린 영화를 소개합니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 <조이>는 이혼한 부모님과 전남편,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떠안고 간신히 살아가는 가난한 싱글맘 조이가 미국 최고의 여성 CEO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왕자 없는 신델레라 이야기’라는 문구에 걸맞게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기적을, 그녀가 만들어 더욱 큰 의미를 가집니다.


가장 최근 개봉한 영화 <히든피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1960년 미소냉전 시대에는 성차별은 물론 인종차별까지 격했던 때인데, 이때 천부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진 흑인여성 3명이 나사(NASA)의 최초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되면서 세상이 정한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데요.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고, 영화는 말합니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하죠.





올해의 ‘세계여성의 날’은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의 영화 감상도 좋고, 작은 움직임도 좋습니다. 110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함께 응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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