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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평범한 두 남자의 좌충우돌 영화 제작기, <만두와 깔창>

안녕하세요, 신대리입니다.

 

5월 문화초대석에는 총무팀 노희준 선임이 연극 <만두와 깔창>을 관람했습니다. 서민의 힘든 현실을 웃음과 해학으로 녹여낸 풍자극이라고 합니다. 제목부터 벌써 궁금증을 자아내는 <만두와 깔창>의 관람 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만두집 사장 김만두와 신발가게 사장 유깔창은 시장골목에서 우정을 쌓아온 30년 지기 친구입니다. 만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으르렁거리며 티격태격 하는 둘의 모습은 특별한 오락거리가 없는 그들에게 유일한 취미이자 게임입니다.

 

유깔창은 어느 날 시장 번영회에서 한 장의 홍보전단을 발견합니다. 전통시장을 홍보하는 영상물 공모전을 하는데, 자그마치 상금이 천만 원이나 된다는 내용입니다. 신발가게 운영난으로 가뜩이나 심란하던 유깔창은 가게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촬영을 결심하고, 상금을 미끼로 친구 김만두를 참가시킵니다. 이후 영화촬영을 하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좌충우돌 영화 제작기를 통해 중년 가장들의 슬프면서도 웃음 가득한 사연이 펼쳐집니다.

 

 

즐거운 풍자극 <만두와 깔창>

 

 

 

 

풍자와 해학이라는 것은 비판하는 맛으로 즐기는 것일 테지만, 웃음이라는 형식이 없다면 그 목적을 잃어버릴 수 있어 때로는 위험합니다. 같이 웃을 수 없다면 공감할 수 없기에 차라리 시원하게 욕지거리 한번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연극 <만두와 깔창>은 욕하고 싶은 세상에 욕 대신 웃음을 던지는 작품이어서 공연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재래시장에서 펼쳐진 이야기

 

 

 

 

연극 <만두와 깔창>은 기업형 대형마트가 늘어나 재래시장이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서민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 사회 문제점을 평범한 시장 상인들의 입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각각 만두와 신발가게를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두 노인이, 함께 영화를 만들어간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서라든지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새로 운 도전이라든지계몽적의도가 아니라, 영화제의 상금이 필요해서 영화를 만든다는 솔직한 고백이 있어 오히려 마음이 편했고, 극 자체에 몰입하기도 좋았습니다. 무일푼에서 열심히 돈을 모아 작은 상점을 마련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작은 상점마저도 운영이 힘들어져 빚에 쪼들리게 된 소상인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가족처럼 가까운 친구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줄 수 있는 그 우정이 그들을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웁니다.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두 노인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대사마다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언급합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서민 경제의 어려움 등을 소재로 하여, 때로는 욕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점점 몰입 해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금은 무거운 소재들을 말할 때 연출자는, 관객들을 연극에 직접 참여시키거나 극중 극 형식을 통해 배우들의 끼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연극적인 장치를 마련하여 작품 내용까지 무겁게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공연을 시작한 첫날이라 그런지 배우간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관록과 여유를 보여주면서 찰떡 궁합으로 극을 이끌었고, 의상이 다 흠뻑 젖도록 땀을 흘렸던 두 배우의 연기 열정이 결국은 관객들의 큰 박수로 보답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관객인 제가 뿌듯할 정도였습니다.

 

 

연극 관람을 마치고 즐거운 시간

 

 

 

 

공연문화 시장 확대의 부작용 때문인지, 대학로의 높은 월세 때문에 조금씩 그 주변으로 이사하는 극장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만두와 깔창>을 올린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도 대학로에서는 조금 비켜난 혜화로터리 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공연 시간까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카페와 수제품을 판매하는 소박한 가게를 둘러볼 수 있어서, 연극관람과 더불어 색다른 주말 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연극 관람 후 주변을 거닐면서 즐거운 시간도 가질 수 있는 <만두와 깔창> 추천합니다!

 

 

기간 : 2013 4 26() - 7 21()

장소 :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

가격 : 전석 3만원

 

 

<만두와 깔창>재래시장 상인들의 영화 제작 도전기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들의 이목을 끔과 동시에 무거운 현실에 웃음을 적절히 녹여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 여름 연극 한 편 보시면서 시원하고 웃고 싶으시다면 <만두와 깔창>, 적극 추천합니다. ^^